노상점포를 강제철거하는 이 두 장면이 있다.
화자인 여고생이 바라보는 그 풍경은
어떤 시간과 장소를 초월하여,
형언하기 힘든 표정을 짓고있는 저 두 남자마저 동일시 되는 듯 오버랩된다.
이 영화의 마지막 장면. 모든 이야기는 여기서 갈무리 지어진다.
어느 인터넷 블로그의 글처럼 현실적인, 너무나 현실적인 이야기.
한 시절을 풍미했던 '꽃보다 남자' 라는 드라마가 과장이 가미된 일부 상류사회의 생활행태와 그 안에서
벌어지는 연애담을 초현실적으로 표현한 '지극히 드라마적인' 주제라면,
이 영화는 일종의 다큐멘터리처럼 내 주변의 현실, 그리고 그 가슴의 통증을 고스란히 전이시킨다.
금방이라도 오락실 알바가 뒷켠에서,
"자, 9번 스릴러 상어에 이어지는 포쌈바센타~ 10만잭팟 가져가십니다!" 라고 외칠 것 같은 풍경.
혹은 사채 회수 간 동석식사중인 채무자의 깔깔이 패션.
각종 원색적인 욕설과 표현들.
영화는 주인공인 상호와 여고생의 어떤 우연스러운 만남에서 시작하여
시나브로 찾아오는 변화, 현재의 모습에 대한 인과들을 어떤 설명도 부재한 짤막한 영상으로 표현한다.
그리고 그 속의 잔인한 인간관계의 모식도.
핏줄의 서러움과 폭력의 순환이라는 것에 대해 지극히 현실적으로 보여준 작품.
영화를 보고난 기분이 마치 예전에 '오아시스'라는 영화를 보았을 때 마냥 어떤 답답함이 자리매김하지만,
한편으로는 마이너 영화의 높은 수준에 놀랐다.
한국 영화를 사랑하는 많은 분들이 이 작품을 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