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리뷰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될수있습니다.
지난 늦겨울의 일이다. 이리저리 아르바이트에 치여 살던 내게 친구 한녀석이 신작영화 한편을 보러가자고 제안했다.
'워낭소리'라는 영화였는데 다큐독립영화라고했다. 평소 자극적인 소재를 즐겨찾던지라 그다지 흥미도 가지 않았고
일에 치이다보니 그럴짬도 낼수가 없었다.
그리고 얼마뒤 인터넷 검색에서 워낭소리가 200만이 넘었다는 소식을 접하게되었다.
얼마나 잘 만들어졌는지 궁금하여 마침 IPTV에 있던 것을 3500원을 내고 보게되었다.
본격적인 리뷰 시작하겠습니다.
개봉년월일: 2009년 1월 15일
주인공: 최노인, 최노인의 소
1.영화는 특별한 극적요소를 원하지 않는다.
사실 이 영화가 조금 지루하고 재미없게 느껴질수있는 부분이다. 이 영화는 다큐영화라는 형식에 알맞게
특별한 극적효과를 최노인이나 최노인의 소에게 강요하지 않는다.
오히려 할아버지와 소의 일상을 그대로 쫓아가는 형식을 통해 마음속으로 부터 더 잔잔한 감동을 이끌어낸다.
다만 영화 진행에 있어서 할머니의 푸념-생각해 보건데 할머니의 푸념소리가 상당히 많다.-소리를 빌려
영화를 해설하고 있다.
2.할아버지에게 있어서의 소의 존재.
할아버지에게 있어서 소는 인생의 반평생넘게 함께해온 동반자(Partner)이며
40년 가까이를 지내면서 그 소의 힘으로 자식들의 뒷바라지를 하였고 교육을 시키고
불편한 한쪽다리를 대신해준 그런 반려동물이다.
영화의 초반부 수의사로부터 소의 수명이 1년 남짓밖에 안남았다는 통보를 받게된다.
하지만 할아버지는 이를 애써 부정하고 외면하려는 눈치다.
이처럼 소는 이미 일꾼이나 동물이 아닌 할아버지의 반쪽이자 몸의 일부가 되어있던것이다.
3.소를 위하여~
영화를 대충 보았다면 잘 모르겠지만 소에대한 할아버지의 사랑이 각별하다는것을 느낄 수
있다. 요즘에는 다하는 농약살포조차도 소의 건강을 생각해 하지않는다.심지어 농사가 망쳐질
위기에 놓여있어도 말이다.
영화 중후반부에 자식들이 할아버지의 소를 팔아버리자고 합의를 한다.
할아버지는 아무말도 안하고계셨지만 그 근심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었다.
그리고 소를 데리고 우시장으로 향한다. 소는 무엇을 안건지 말 그대로 쇠똥만한 눈물을 연신
흘려댄다. 할아버지의 눈에도 역시나 눈물이 맺힌다.
그러나 우시장에서 소는 고물취급을 받게된다. 차로 따지면 20~30년정도의 중고인셈이다.
60만원 가치밖에 안된다는 말에 버럭화를 내시고 그나마도 다른 사람의 배려로 120만원에
팔라고 하지만 500만원 아래로는 절대 팔지 않겠다고 단호히 하신다.
결국 할아버지는 소를 팔지 못하고 그대로 집에 돌아오신다.
할아버지가 애초에 자식이나 할머니등에 떠밀려 우시장에 갔지만 정작 팔생각은 아니셨던것
같다. 아니 그 소는 할아버지에게 있어서 어떠한 가격으로도 매겨질수없는 그러한 것이었나
보다.
4.그외에~
다소 상관은 없지만 할아버지가 읍내에 소를 데리고 가면서(자가용 대용) 시장앞의 한 시위대를
만나게 된다. 시위대인즉 미국산 쇠고기 반대 투쟁집회였는데 미X소 물러가라라고 연신외쳐대는걸
그 소가 뚫어지게 쳐다본다. 연출된 것이었는지 아닌지는 모르겠으나 솔직히 실소를 금치 못했다.
어쩜 그렇게 상황과 잘 맞아 떨어지는지..
5.소의 죽음.
영화에서 미리 예고한대로 소는 결국 죽게된다. 할아버지는 끊임없이 소를 일으키려 하지만 기운이
다했는지 소는 더이상 자리에서 박차고 일어서지 못한다.
할아버지는 비통해하시고 상황을 애써 받아들이려 하지만 쉽지 않다.
결국 소의 마지막숨을 하늘이 거두어간다.
그리고 땅속에 고이 매장해준다.
소가 떠난 최노인의 빈자리는 웬지모를 쓸쓸함이 자리잡고 있다.
40년을 한결같이 옆에있어준 누군가가 떠나간다는 것이 그런 것일 것이다.
그리고 워낭소리가 짙게 울려퍼진다.
6.영화의 한계..아니 관객의 한계
영화를 본 사람중 낚였다, 인간의 이기심이 극에 달했다, 우정이 아니라 일방적으로 부려먹는것이
아니냐, 라고 반문하는 사람이 상당수있다.
사실 그도 그럴것이 영화내내 할아버지가 소를 부려먹는 장면이 많이 나오기 때문이다.
다음은 네이버 리뷰 '인간의 이기심의 총합'이라는 글에 달린 덧글이다.
이기심 밖에 못보신건가요?? 당신은 할머니의 넊두리를 이기심으로 밖에 보지 않으신겁니까??.. 몇년 후에 다시 보셨으면 합니다.
솔직히 요즘 10대,20대는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소 풀먹이며 자란 우리 어머니,아버지 나이대 분들은 이 영화보면서 '인간의 이기심'이 아닌 '소와 인간의 교감'을 봅니다.
이영화에 대해서 비판적인분들~~ 과연 농촌에서 소와함께 하루라도 지내보셨는지..... 도시의 애완동물이나 기르고 계시는 분들의 우정과 동물에 대한 사랑의 개념으로(그것도 과연 애정일지 의문이지만;;) 보시면 안된다라는걸 정말 모르시는게 답답합니다....
7.후기
영화보면서 잘 우는편은 아닌데......마지막 장면은 역시나 눈물을 감출수가 없더군요.
오랜만에 좋은 다큐영화 한편 본거 같습니다.
그럼 여기까지 읽어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사진출처-네이버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