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속 아이템기행(1) - 서유럽을 탄생시킨 떡갈나무

늑대본능 작성일 11.05.16 20:0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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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시대 영화를 보면 참으로 숲속에서 치러지는 전쟁, 전투가 많습니다.
유명한 브레이브 하트, 그리고 우리나라에는 잘알려지지 않은 폭풍간지 흑태자 '에드워드' 왕자의 크레시 전투, 푸아티에 전투 등을 다룬 영화를 보면 숲속 전투는 필수 요소중 하나입니다.

(참조:창세기전의 그 흑태자님..아니십니다. 당연 필살기 아수라파천무  못합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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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영화에 있어 숲속의 전투는 필수처럼 여겨집니다. 물론 스페인의 전 성 기를 이끈 초극강 테크트리 ‘테르시오’ 활약기를 다룬 영화들로 넘어가면 대회전이 많아 숲속보다는 탁트인 개활지 전투가 많습니다만..역시 영화상에서는 숲속으로부터 진군해옵니다. 그리고 유럽의 숲속씬에 있어 절대 빠지지 않는,.. 아니 빠질수 없는 나무가 있습니다.
바로 오크, 우리말로  떡갈나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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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갈나무, 유럽의 숲과 빨간망토를 만들다

테마여행이란 다큐 방송에서 부르고뉴와 보로도의 시골마을을 소개한 적이 있었습니다.

동화책에서 튀어나온 듯한 예쁜 집들과 아름드리 늘어선 가로수들, 초록과 노랑으로 꾸며진 아름다운 마을들이었습니다. 그러나 사실 프랑스와 독일에서 볼 수 있는 아름다운 자연은 원래대로의 자연이 아니라 인간이 오랜 세월에 걸쳐 만들어낸 제2의 자연이랍니다.
포를라나 플라타나스등의 아름다운 가로수는 옛날에 살았던 누구누군가의 손으로 한그루씩 심어진 것입니다.

 

고대 서유럽 사람들의 생활은 숲과의 싸움이었습니다. 흔히 동화책에서 나오는 마녀, 빨간망토를 삼킨 늑대등등.. 이 모든 악당들이 살고 있던 곳이 바로 숲이었습니다.

숲에는 여러 가지 수목(樹木)이 자라고 있었는데, 그중 유럽사람들이 가장 좋아하고 가장 많은 도움을 받았던 나무가 바로 떡갈나무였습니다. 게임에서 흔히 등장하는 오크 나무가 떡갈나무입니다. 떡갈나무는 산림의 왕이라고 불리는데 높이가 40미터까지 자라기도 합니다. 수명이 2000년 이상으로 오래된 떡갈나무는 로마의 천재적 지도자였던 카이사르로부터 시작된 유럽의 역사를 지켜보았습니다.

이들은 집, 의자 나 침대 같은 가구를 만드는 것에서부터 선박, 추운 겨울을 버티게 해주었던 땔감 등 쓰이지 않는 곳이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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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사육에 있어 가장 중요했던 떡갈나무
그렇다면 떡갈나무는 어떻게 서유럽을 탄생시켰을까요?
이유는 바로 서양인들이 즐겨먹는 음식인 햄, 베이컨 그리고 밀에 있습니다. 햄과 베이컨은 돼지고기를 이용하여 만듭니다. 돼지사육에 있어 중요한 사료가 되는 것이 바로 떡갈나무입니다.

11월이 되면 농부들은 기르고 있는 돼지를 숲으로 몰고 가서 떡갈나무 열매로 배불리 먹여 살찌운 다음
12월이 되면 돼지를 도살하여 소금에 저려놓고 햄과 베이컨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떡갈나무 숲을 개간하면 풍부한 부식토가 나타난다는 점입니다.
떡갈나무와 너도밤나무 같은 활엽낙엽수가 있던 토양에는 소맥(小麥) 재배에 최적인 부식토가 오랜 세월에 걸쳐 형성되는 것입니다.

저 유명한 라인 江, 르와르 江 사이의 북부 프랑스, 서부 독일 지역에서 일찍 유럽문화가 꽃 피웠던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었던 것입니다.
게임에서 흔히 등장하는 켈트족 혹은 드루이드들이 떡갈나무를 신성시했다는 것을 기억했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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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운 숲은 'culture'의 기원

숲과 인간은 한편으로 땔감, 재료, 꿀, 열매, 돼지사육 같은 친밀한 관계를 이루기도 했으나 실상은 끊임없이 먹히느냐 먹느냐의 살벌한 관계를 이루고 있었습니다.
어둡고 습한 숲에서 늑대가 들끓고 죽음과 공포가 지배하는 어둠의 세계였기 때문입니다.
이런 공포가 영화에서 등장하는 빨강망토, 헨델과 그레텔에서 그려진 숲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거대한 죽음의 숲을 들어내어 나무를 베어내고 빛이 들게하며, 경작하고, 씨뿌리고 수확하며 돼지와 양을 기르고 인간이 살 수 있는 세계로 바꾸는 것, 그것이 자연을 정복하고 오늘의 유럽을 만든 힘이 되었습니다.
문화(文化) 즉 영어로 culture란 ‘경작한다’는 뜻이며 자연과 싸운다는 의미가 담겨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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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늑대본능

사  진:  불     

밑의 짤방은...본래 위에 것보다 이걸 넣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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