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랜턴 - 파워가 부족한 히어로물.....

NEOKIDS 작성일 11.06.20 00:4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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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랜턴에 대해서는 솔직히 사전정보가 많지 않았습니다. 다만 저스티스 리그에 관한 걸 접하다 보면 옆에 항상 빠지지 않는 놈 정도로만 이해했죠. 필살기도 없어뵈고, 그냥저냥 하는 놈이구 했던 그런 느낌. 


그래도 나는 어벤져스 보다는 역시 저스티스 리그가 좋아!   이런 느낌입니다만. ㅎㅎㅎㅎ


히어로물은 역시 그 전형적인 라인이 정해져 있는 고로, 그런 라인을 충실히 따라가고자 하는 느낌들은 괜찮았습니다만, 개인적으로는 토르보다 한 수 아래라는 생각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더군요. 감독은 마틴 캠벨로, 007 카지노 로얄을 감독했던 그 감독입니다. 007 카지노 로얄이 기존 007 시리즈의 말쑥함을 벗어던지고 개굴러먹는 느낌을 강조했기에 성공했던 그런 사례로 추정해보면, 마틴 캠벨의 장기는 아무래도 기존 장르의 재가공에 더 무게가 실려있는 느낌입니다. 그것도 영화장르만. 필모그래피를 보면 알겠지만, 예전에 버티컬 리미트도 감독했었는데, 결과적으로는 클리프행어의 변주였죠. 


그래서였던지, 영화를 끌고 가는 힘이 많이 딸려보였습니다. 토르랑 아무래도 많이 비교를 하게 되는데, 토르가 워낙에 잘난 놈이었지만 여러모로 추락과 배신을 겪는 과정이 있고, 그래도 자신감에서 찬 저돌적인 인물의 면을 살리고 있어서, 토르의 시나리오는 그 과정에서 개그까지 집어넣을 정도로 여유만만하게 나가는 힘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린랜턴은 그렇게 추락을 시키는 과정이 영 떨떠름합니다. 이것은 동일감독의 버티컬 리미트와 비교를 해봐도 많이 중복되는 느낌입니다. 사단이 벌어지고, 주인공이 나아가는 과정이, 영 어설픈 느낌? 그렇게 초반부에서 추락을 제대로 못시키다 보니 개그를 써먹어도 와닿지가 않고, 여러모로 주인공에 대해 몰아주는 힘이 부족한 면이 있습니다. 


라이언 레이놀즈는 육체에서 나오는 깔끔하고 좋은 이미지는 보여줄 수 있을망정 갈등상황의 클로즈업만 나오면 품이 죽는데, 반면, 헥터 박사를 연기한 그리프 퍼스트나 시네스트로 역을 연기한 마크 스트롱 (킥애스에서 미사일 맞고 죽는 그 갱단두목 아저씨역!) 이 오히려 짧은 신들만 나오는데도 불구하고 존재감이나 박력이 더 큰 걸 보면, 이건 심각한 문제다 싶죠. 


하지만 더 큰 상황은 클라이막스로 치닫기까지 쌓아가는 과정도 영 부실하다는 겁니다. 특히 히어로가 등장할 때의 상황설정. 헬기추락-미녀위험 공식을 보는 순간 슈퍼맨이 떠오르며 실소까지 터지는데, 브라이언 싱어가 슈퍼맨 리턴스에서 이 공식을 변조해서 아예 보잉기를 떨어뜨리는 스케일을 보여주는 것과는 너무 대조적이다 싶을 정도로, 효과가 효율적이지 못합니다. 그렇게 해서 계속 주인공이 뭘 쌓아가는가의 문제도 파워가 약하구요. 그러다보니, 마지막에 붙는 클라이막스씬도 심드렁하기 그지 없습니다. 속으로는 그래 너 잘났다, 정도의 동질감밖에는......ㅠㅠ


어떻게 보면 같은 다른 외계인 그린랜턴들의 관계망을 활용해서 좀 더 친밀감을 주는, 쿵후팬더의 전략을 써도 괜찮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까지 남는 상황이었습니다. 


말이 나와서 이야긴데, 그리프 퍼스트라는 이 배우는 좀 특이합니다. 필모그래피가 전부 b급이나 듣도 보도 못한 것 밖에 없어요. 그나마 조금 알아볼만한게 짐캐리와 이완 맥그리거가 나왔던 필립모리스라는 코미디영화가 전부인데, 어디서 이런 공력의 배우를 발견했을까 싶을 정도죠. 마치 향수-어느 살인자의 이야기에서 벤 위쇼를 처음 본 그런 느낌이랄까. 그런 정도로 존재감이 대단합니다. 캐릭터 연기를 할 때 클로즈업을 하면 어떻게 연기를 해야 될 지를 아는 배우 같습니다. 이런 점의 확인 때문에 필립 모리스도 봐야 될 지경이군요. ㅎㅎㅎ


앞으로 나올 영화는 이제 빨간모자의 진실과 트랜스포머밖엔 없는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2편은 그나마 1편에 비해서 실망을 덜 시켰는데, 이번 3편은 어떨지 기대되는군요. 

더불어, 한국영화 퀵이나 7광구도 좀 기대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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