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도치 않게 실수로 구했는데 한번 보게된 영화입니다.
제가 구하려는 영화가 아니어서(더군다나 별로 좋아하지 않는 멜로) 지워버려라다가
도입부가 재미있어서 보게 됬네요.
배경은 1차대전 당시 독일을 상대한 프랑스입니다.
처음 도입부에선 1차대전에서 자해 혐의로 군법에 의해 처벌받는 5명의 병사를 소개로 시작되는데요.
이 중에 있던 약혼자를 찾아나서는 여주인공의 모습을 그린 영화입니다.
보고 난 후에 작품에 대한 평을 보니 '전쟁으로 인해 당사자들이 받게 된 고통'을 잘 표현했다고 하는데
이미 BOB나 퍼시픽으로 무뎌진 저로서는 별로 공감하진 못하겠습니다.
영화를 보면서 참 만족스러웠던 건 아름답게 표현한 색감이었습니다.
전쟁의 회상씬에서는 어둡고 칙칙한 회색빛으로 전쟁 당사자들의 피퍠함이 나타난다면,
고향에서의 주인공 마틸드가 사는 곳은 포근한 노란빛으로 평화로움,
그것을 넘어서 현실성이 결여된 동화같이 아름다운 곳으로 나타납니다.
강아지와 오리들이 노니는 농촌에 유머 넘치는 가족들과 가끔 찾아오는
위트 넘치는 자전거 배달부를 보면 그곳에 살아보고 싶단 생각이 들더군요.
주인공들의 배경 자체는 고전적인 동화같지만 그 역할은 질적으론 전혀 나르게 나아갑니다.
매우 아름답지만 다리가 불편하고 부모님이 돌아가셔서 친척에게 맡겨 길러진 여주인공과
전쟁에 떠나게 되는 잘생기고 용감한 등대지기의 아들인 약혼자.
하지만 용감했던 약혼자는 전쟁 통에 실종되고 이를 찾기 위해서 여주인공은
불편한 다리를 이끌고 동화속 자신의 궁전에서 나와 프랑스 이곳저곳을 뛰어다닙니다.
감독이 말하고자 했던 전쟁으로 뒤바뀌게 된 현실 중 하나가 아닐까 싶네요.
처음에는 생소한 프랑스 주인공들의 이름때문에 누가 누구인지 혼란스럽지만
주인공이 약혼자를 찾게 되는 과정은 추리소설에 가까울 정도로 흥미롭게 진행됩니다.
한명 한명 전장의 병사들과 당사자들을 찾아 새로운 이야기를 듣는 과정을 통해서 말이죠.
우연히 구하게 된 영화였지만 나름 만족스럽게 본 영화입니다.
연인간의 사랑 이야기를 담은 멜로를 좋아하시는 분,
아름다운 색으로 꾸며진 화면을 좋아하시는 분,
추리물, 전쟁물을 좋아하시는 분(비중이 크진 않지만),
이런 분들께 추천해 드리고 싶은 영화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