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링 타임용 오락 영화나 판타지. 로맨스. 코믹. 액션에 익숙해 있는 분들이 보기엔 이런 영화는 관람이 좀 힘들겁니다.
원래 작가주의 영화나 순수한 예술 영화들은 지독하게 재미가 없고, 복잡하고 극적 전개가 강한 경향이 있죠.
김기덕 감독 영화는 상업성이 전혀 없는 영화는 아니지만,
사회의 어두운 단면이나 개인의 혼란스런 정서를 주로 표출하다보니
일반 관객들에겐 불편한 심정을 갖게하는 것도 사실입니다.
이 영화는 연출과 시나리오 면에서 훨씬 진화한 김기덕의 장인 솜씨를 감상할 수 있는 영화입니다.
줄거리는 익히 아실 듯 합니다.
청계천에서 악명높은 사채업자 (수금 똘마니입니다) '강도' (이름이 강도입니다. 배역 이정진) 는
수금을 위해서라면 채무자의 신체를 훼손해서 보험금을 타는 짓거리도 서슴치 않는 냉혈한입니다.
그런 그에게 생전 처음보는 엄마 (배역 조민수)가 찾아와 어릴때 낳자마자 버렸던걸 사과하며 용서를 구합니다.
왠 미친년이냐며 냉대하고 의심하던 강도가 일련의 행위와 사건, 그리고 엄마가 살펴주는 보살핌을 받으며
점차 모성을 느끼게 됩니다. 강한 애착이 생기기 시작하죠.
고아로 자란 강도에게 엄마의 모성은 실로 따뜻하고, 처음으로 지키고 싶은 소중한 사람이 되버렸습니다.
그런데 어느날 엄마가 깜쪽같이 사라져 버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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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일러를 유출해도 충분한 영화지만 구성의 묘미가 있어 글로 축약하기엔 한계가 있습니다.
여하튼, 모든 상황과 장면들이 인과의 관계로 얽혀 있어 기막힌 반전과 비극적 결말로 치닫습니다.
관람을 마치고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때
형용할 수 없는 씁쓸함과 마음의 그늘을 느꼈습니다.
자주 느낄 수 없는 감성의 한 단면을 끄집어 낸 느낌입니다.
그리고 이런 영화를 볼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목 피에타가 자비를 뜻하는 바처럼,
복수와 화해, 용서와 구원의 파노라마가 펼쳐지는 영화입니다.
누구에게나 강추할 수 있지는 않지만 누군가에겐 크나큰 감명이 있는 영화가 될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