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2월 한 달간 국내 총 2000여 개의 스크린에서 경쟁적으로 상영된 '7번방의 선물'과 '베를린'의 흥행이 시사하는 점은 각기 다르다.
영진위(영화진흥위원회)가 최근 발표한 2월 한국 영화산업 결산 리포트에 따르면 '7번방의 선물'(이환경 감독)은 총제작비 58억원 대비 총 매출액 772억원(2. 27일 기준)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써 투자 대비 수익률이 665%에 이르러, 328억원의 부가가치가 발생한 것으로 분석된다.
무엇보다도 극장을 소유하고 있지 않은 중소 배급사인 N.E.W.가 투자·배급을 담당하면서 기존 흥행 영화와는 달리 스크린 독과점 논란 없이 1,000만 관객 달성한 점을 주목할 만하다.
'7번방의 선물' 최대 스크린 수는 866개, 평균 스크린 수는 698개다. '도둑들'(2012)이 최대 스크린 수 1091개, 평균 스크린 수 778개, '광해, 왕이 된 남자'(2012)가 최대 스크린 수 1001개, 평균 스크린 수 781개, '아바타'(2010)가 최대 스크린 수 917개, 평균 스크린 수 642개(개봉 4주간 통계)를 나타난 것과 비교하면 차이가 분명하다.
아울러 '7번방의 선물'은 가족 중심의 폭 넓은 연령대와 전국적인 인기를 얻어 흥행에 성공했는데, 예매한 관객들을 분석해 보면, 40대 예매 비중이 최대임을 알 수 있었다(40대 40%, 30대 40%, 20대 18% /맥스무비). 또한 최근 1000만 명을 동원한 영화 중 서울 관객 비중이 가장 낮은 것(서울 관객 비중 23.5%, 지방 관객 비중 76.5&)도 한 특징이다.
'7번방의 선물' 순제작비 35억원은 전액 모태펀드 출자 투자조합을 통해 조달됐다. 영진위는 "2012년 한국영화 제작비 3532억원의 54.5%(1926억원)가 투자조합에서 조달된 바 있다. 이처럼 자금력이 부족한 중소 제작사 및 배급사의 육성을 위해 만들어진 모태펀드가 출자하는 투자조합을 지속적으로 확충해 나갈 필요가 있고, 아동·청소년·가족용 영화 활성화를 위한 안정적인 재원 조달 체계가 구축될 필요가 있을 것"이라며 "또한 스크린 독과점 없이 1000만 관객을 동원했다는 성공사례를 바탕으로 업계 자율의 스크린 상한제 도입 유도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라고 내다봤다.
씨제이이엔임에서 밝힌 '베를린'의 총 제작비는 130억원 , 마케팅비는 약 30억원 이하다. 2011년 영화산업결산 기준, 평균 총제작비가 46.8억원, 평균 마케팅비 16.4억원이었던 점을 감안했을 때, 총 제작비가 상당히 높은 블록버스터급 영화로 볼 수 있다.
'베를린'의 최대 스크린수는 894개로, 평균 스크린수 698개보다 28% 많으며, 개봉당일 스크린수와 상영횟수
는 흥행작인 '7번방의 선물'과 비교해 보아도 압도적이었다.
실재로 '베를린'의 스크린 수 독점에 대한 논란이 있었지만 첩보액션과 같은 장르영화나 현재 제작중인 특수효과가 장점이 되는 '미스터 고', '설국열차' 등의 대규모 프로젝트는 막대한 자본이 필요한 영화로써 자체배급을 통해 일정 수익에 대한 담보가 필요한 부분이 있다는 지적. 따라서 탄탄한 중소규모의 영화와 더불어 대기업의 적극적인 투자로 이루어진 대규모 프로젝트 역시 활성화 되어야만 편중되지 않는 영화제작이 이뤄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영진위는 "세계적으로 배급되는 헐리우드 영화와 경쟁을 위해 콘텐츠 뿐만 아니라 관객들의 눈높이를 충족시킬 수 있는 대기업의 적극적인 자본투자가 필요하다는 점도 고려해야 할 것이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