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에 민감한 분은 읽지 마시길
개인적으로 전작 프로메테우스를 아주 감명깊게 봤고, 커버넌트에서 비슷한 수준 혹은 그 이상을 기대했으나.. 기대이하.
해외평이 좋다길래 기대 많이 했는데 개인적으로는 아쉬웠네요.
전작 프로메테우스는 굉장한 작품이었죠. 고어와 공포의 진부한 반복으로 B급 영화로 전락하는 시리즈에 새로운 숨결을 불어넣는 창조적 명작이었습니다. 프로메테우스는 에일리언 세계관을 재창조, 재해석한 디테일 요소가 정말 많았죠. 웨이랜드 회장과 딸의 등장, AI 데이빗, 행성 탐사, DNA를 개조하는 검은 물, 유전자 변이 크리쳐들, 새로운 타입의 에일리언, 거대 외계 우주선, 거인 외계인, 성경에 빗대어 전개되는 인류 기원에 대한 탐구, 인간의 창조력과 영생에 대한 고찰 등 대단히 다채롭고 창의적이고 철학적인 시나리오였습니다. 하지만 커버넌트는 프로메테우스의 후속작이라고 하기엔 매력적인 요소들이 거의 없다시피하네요. 많이 실망했습니다.
전작 프로메테우스 마지막 장면에서 분개한 주인공은 복수심과 탐구심에 가득차 이 악물고 외계인의 본진으로 향하며 팬들에게 기대감을 잔뜩 불어넣지만, 후속작인 커버넌트에서는 허무하게도 복수장면이나 외계문명에 대한 묘사가 별로 나오지 않네요. 예고편에 짧게 공개됐던 장면이 정말 전부임. 더욱이 우주선이 도착한 곳은 최첨단 거대 우주선을 제작하고 유전자 변형물질을 개발한 고도문명의 외계인 본진이 아니라 촌락에 가깝습니다. 아무래도 그들사회에서 작은 규모의 식민지거나 유배지 같아 보이는데, 쇼 박사와 데이빗은 번지수를 잘못 찾은 듯.
리들리 스콧 감독은 프로메테우스의 후속타를 때릴만큼 고도의 외계문명을 묘사할 자신이 없었나봅니다.
쇼 박사는 출연한 것도 아니고 출연 안한 것도 아니네요.
액션장면이 있긴 한데 다른 영화에 비해 두드러지는 수준은 아니고 에일리언 시리즈 특유의 공포요소도 그닥. 액션매니아와 공포매니아를 만족시킬 순 없을듯하네요.
에일리언 시리즈는 전통적으로 우주선 내 액션과 공포, 고어 장면이 주력이었습니다. 커버넌트도 그런 장면이 나오기야 하는데 다소 뻔함. 시리즈에서 늘 봤던 장면의 반복이라 좀 진부하고 에일리언 시리즈 팬들을 새롭게 만족시킬 만한 수준은 아님. 시리즈 전성기의 충격적이고 강렬한 임팩트를 기대하고 극장에 간다면 이게 다냐며 실망할것 같네요.
이번 작품은 그저 데이빗에 초점이 맞춰진 프로메테우스 외전격 영화로 평가하고 싶습니다. 제목은 "데이빗의 탐구생활"
프로메테우스가 블록버스터급 시나리오라면 커버넌트는 꽁트 수준.
명장의 범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