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한 감기 탓에 동네 병원을 들른 뒤
혼자 차를 타고 나가서 영화 ‘조커’를 봤습니다.
어둑한 도로를 달리는 내내 비가 주룩주룩 내렸는데, 오늘따라 몸 상태도 별로 안 좋고 기분도 우울한 탓이었는지,영화를 보는 내내 극중 주인공인 ‘아서’에게 몰입하게 되더군요.
아서가 극단적 선택을 했던 과정들이 모두 자연스레 납득이 되는 것만은 아니었지만,고담시 사람들의 이기적이고 부조리한 단면들과탈출구가 없는 막막함이 그다지 낯설지 않았기에, 미쳐가는 아서의 모습이 한없이 무겁게 다가왔습니다.
자신이 좋아했던 쇼에서 순수했던 '노력'들이 가벼운 웃음거리로 농락당하고, 마지막에 결국 자신의 ‘존재’마저 부정당하기까지.
영화 내내 이 모든 과정을 숨죽이며 바라보게 되는 데는잘 짜여진 각본 이외에도, 호아킨 피닉스의 ‘미친’ 연기가 큰 몫을 하는게 분명합니다.
그리고, 빨간색 정장을 잘 차려입은, 광대 분장의 조커가 과거에 구부정한 허리로 힘겹게 오르던 그 계단들을날듯이 춤추며 내려오는 장면은 정말이지...
다들 한번 관람하시기 바랍니다.
생애 단 1분도 행복하지 않았던,
그 자체로 비극이라 생각했던 자기 인생이 끔찍한 코메디로 전화해버린, 한 짱공인의 모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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