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도 하는지 모르지만 서울대의대 후배가 소개를 해주어 저와 다른 후배놈하고 임상테스트 알바를 2주간 서울대병원에서 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니까 5년전...
첫날, 간단히 신체검사를 받습니다. 몸이 건강해야 테스트 결과가 정확한거죠 몸이 안좋으면 다음날 불가라는 판정이 나옵니다.
합격연락을 받으면 언제오라는 약속을 하는데 그날 가면 테스트 방법과 목적 그리고 어떤 종류의 약인지 설명을 듣습니다. 제가 할때 두팀이 있었는데 한팀은 위궤양약이었고 저희팀은 혈압조절약이었습니다.
아직까지 얼마받는지는 모릅니다. 말을 안해주더군요 단지 생각보다 많을 거라는 힌트만 선생님이 해 줍니다.
일주일동안 이틀은 병원에서 날을 세야 하고 나머지는 출퇴근입니다. 단, 소변을 버리면 안되고 준비된 소변 주머님에 소변을 100% 다 받아야 합니다. 대학 기숙사에서 이것때문에 고생좀 했죠... 또 이걸들고 전철을 타고 병원에 갈땐 정말 한방울이라도 흘릴까봐 조심했습니다. 주변 사람들은 몰랐죠...ㅋㅋㅋ
병원에 오줌주머니를 들고 도착하면 냉장고에 자기 오줌 보관하는 통이 있습니다. 그곳으로 옮기고 안전하게 보관합니다. 그리고 의사주는 약을 눈앞에서 먹은 후 몇시간뒤 혈압과 심전도를 체크한후 다시 오줌통을 들고 귀가 합니다. 그것을 2주간 반복하고... 일주일에 두번 병원에서 날샐때는 정말 환상적인 시간을 갖게 됩니다. 일단 검사하는 시간외에는 자유시간이지만 밖에 나갈순 없습니다. 그래서 만화, 비디오등을 보게 되는데 이게 모두 공짜입니다. 전화주문하면 간호사 선생님이 돈을 내죠... 밥 모두 공짜입니다. 역시 주문입니다. 거기에 종합검진은 덤으로 해줍니다. 위궤양 팀은 코로 호스를 집어넣어 식도와 위속으로 위산을 체크하는 작은 센서를 넣고 병원에서 살았습니다. 1주일간... 정말 힘들겠더군요... 그 친구 말로는 다 참는데 숨이 안쉬어진다고 하긴 코구멍 하나는 호스가 연결되어 있으니... 쩝~ 그리고 그 친구는 일주일에 45만원 받았습니다. 저희는 2주후 통장에 입금된 금액이 각자 85만원... 짭잘하죠...
그런데 임상실험시 모든 대상자가 똑같은 약을 투약하는게 아니라고 마지막날 의사가 웃으며 말해 줍디다... 절반은 정말 약을 먹이지만 나머지 절반은 비타민이랍니다. 그런데 의사도 모른다고 합니다. 단지 제약연구소에서만 안다고 합니다. 그래야 부작용이 일어나도 그게 진짜원인인지 가짜 원인인지 안답니다. 1번 약을 먹은 사람이 가슴이 뛴다고 보고를 하면 2-3번 약을 먹은 사람도 그런거 같다고 그러는데... 만약 1번 약이 진짜인 상태에서 1번 약 먹은 사람만 가슴이 뛴다고 보고가 되면 부작용이라 판단하지만 2-3번 약 먹은 사람도 (비타민 먹었는데) 가슴이 뛴다고 하면 일단 부작용의 범위에서 제외시킨답니다.
그러니 제가 먹은 약이 85만원짜지 비타민인지 아무도 모르는 것이죠... 지금 생각해도 최고의 알바였습니다. 2주에 85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