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 대만애들 따라다니면서 사진찍어주는 알바

berk 작성일 06.05.08 09: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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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 가기전에 몇달정도 시간이 있었다
내가 부모님의 도움 받지않고 스페인을 가겠다는 의지하나로 일자리를 구하기 시작했다
인터넷 뒤져보니 마침 대만 관광객 사진찍어주는 알바가 눈에 띄었다 수동카메라도 있겠다 사진도 좀찍겠다
재밋겠다 해보자 하고 당장 시작했다

그런데 아뿔사
막상 시작해보니 사진사가 아니라 거의 가이드 시다바리였다
좋게말하면 가이드보조.
식당에서 일일히 고기구워줘야되고 반찬 채워주고
음식점 예약에 관광지에서 애들 챙겨야지
단체관람표끊고 인원체크하고 스키탈때 잡아줘야하고 설악산에서 넘어지면 잡아줘야하고
가이드가 해야하는 일을 하나부터 끝까지 내가 다 신경써야 했던것이다

난 사진만 잘찍고 관광객들 비위만 맞춰주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그건 나의 오산이었다
사진은 단지 그냥 내가 시다바리 한 것에 대한 대가를 받을수 있는 '수단'일 뿐이었다
저런 모든일을 하면서 사진을 찍기란 정말 힘들었다.
디지털 카메라가 있으니 내사진기론 잘 찍으려 하지도 않았다
그리고 그사람들에게 사진을 직접 팔아야한다는 부담감..
3,4일동안 친절하게 대해준게 마치 사진팔려는 때문인것 같아서 마음도 아팠다

계속되는 가이드의 갈굼, 어리다고 화풀이하는 기사양반
내잘못이 아닌것 그냥 넘어갈수 있는것 아무것도 아닌것에도 큰소리를 쳤다
ㅆㅂ 말통하는 사람이라곤 둘뿐인데 4일동안 양쪽의 압박
대화는 거의없었다 이것도 정말 괴로웠다
사람으로써 자존심이 너무 자주 상해서 울컥도 많이했다
중간에 설악산 같은곳에선 돈이고 뭐고
택시타고 그냥 서울 가버릴까 생각도 많이했다

심적으로 단단히 무장하고 해야하는 알바라고 생각된다
서빙같은것 하면서 당하는 갈굼정도는 정말 아무것도 아니다
그리고 거긴 대화할 사람이라도 있지.

젊고 자존심이 쎄지 않다면 그리고 수동카메라 다룰줄 안다면 경험삼아 해보길
이거 오래할 생각은 않는게 좋을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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