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TV 하청업체 텔레마케터(TM) 알바 경험담..

오른발 작성일 07.08.12 04:2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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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딱 이틀하고 그만 둔 하나TV 하청업체 텔레마케터(TM)알바에 대해 적어보려 합니다. 주5일 근무에 국경일 모두 쉬고 점심시간 제외하고 하루 근무시간은 6시간에 기본급 100에 인센티브까지 있는데다가 여름이면 에어컨빵빵 겨울이면 히터빵빵한,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근무환경이었습니다만..고객을 농락하는 하청업체의 농간에 바로 그만 둬 버렸습니다.

 

 출근 첫날 오전엔 하나TV에 대해서 간단한 교육을 시키더군요. 그리고 스크립트와 고객 응대시의 멘트들이 쓰여진 프린트물(칭하는 용어가 있었는데 갑자기 생각나질 않습니다.)을 주고는 외울정도로 읽어보라고 합니다. 그리고 바로 그날 오후 고객들의 신상이 적혀 있는 DB를 주고는 업무를 진행시킵니다.

 

 TM은 처음이라 정말 떨리더군요. 생전 모르던 사람한테 전화를 해서 구구절절 설명을 하려니 말도 꼬이고, 그때그때 물어보는 질문에 대답하고 나면 제가 어디까지 얘기했는지 몰라서 버벅이기도 하고, 하지만 통화량이 워낙 많다보니 그것도 금새 익숙해집니다. 평소 나름은 괜찮은 말빨(?)을 가지고 있어 그런지 제법 할만하더군요. 고객중 열에 아홉은 짜증을 내지만 그것도 약간의 마인드 컨트롤만 한다면 어렵지 않습니다. 이때는 일만해도 정신이 없던터라 제가 하는일에 깊이 생각해보질 않았었습니다. 이틀째가 되니 일이 완전히 익숙해지더군요. 여유도 생기구요. 그때서야 전 제가 하는일이 고객들을 농락하는 일임을 알게됐습니다.

 

 짱공에서도 '하나로'나 '파워콤' 사용하시는분들이라면 한번쯤 하나TV 이용해보시라는 전화를 받으셨을겁니다. 저도 하나TV를 이번 TM을 하고나서야 알게됐는데(TV를 전혀 안보고 살아 이런게 있는지도 몰랐습니다.) 하나TV 하나만 본다면 정말 대단한 서비스입니다. 실시간 방송을 시청 못한다는 단점은 있지만 과거 종영됐던 드라마나 방영중인 드라마들, 끝도없는 영화와 애니메이션들, 그외에 인터넷에서 다운받아 봐야했던 강의프로그램들까지..그러한것들을 자기가 원하는 시간에 마음대로 볼 수 있다니..정말 탄성이 나오더군요. 뭐 걔중에는 약간의 돈을 지불해야 하는 유료컨텐츠도 있긴하지만 그것도 시간이 조금만 지나면 무료로 전환되니 단점이라고 보긴 어렵습니다. 더군다나 실시간 방송도 조만간 가능하게 만든다니 텔레비전이라는걸 200% 이상을 활용하게끔 만들어주는 서비스더군요. 하지만 문제는 이 하청업체들에 있습니다.

 

 고객들의 신상이 빼곡히 적혀있는 DB들은 도대체 어디서 빼온것인지 고객의 최근신상은 적용돼 있지도 않습니다. 그러한것들로 봤을때 필시 정상적인 루트로 빼내온것은 아닐거라 생각됩니다. 인터넷 통신사를 변경했음에도 불구하고 타 인터넷을 사용하는것으로 나오는 DB로 봤을땐 아마 해당통신사에서 넘겨준것일테지요. 또한 그 방대한 DB들은 초보 TM들에게 마구 나눠지고 있고 관리조차 안되고 있습니다.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퇴근할때 가방에 넣어갈 수 있습니다. 그런 DB들을 가지고 악용할 방법은 얼마든지 있지요.

 

 거기다가 비대해지는 하나TV만큼 하청업체도 늘어나는데 이러한 하청업체 모두가 같은 DB를 돌리고 또 돌립니다. 당연히 이미 사용했던 DB를 또 사용하게 되기 때문에 같은 고객한테 전국적으로 10번 이상의 전화가 가기도 합니다. 고객 입장에서는 분명히 안하겠다고 했는데 이런 전화가 시도때도 없이 온다면 쌍욕 안하면 다행입니다. 혹시나 이런전화를 수차례 받으셔서 항의하셨던 짱공인이 계신다면 소용없습니다. 아직도 그분의 신상은 돌고 있고 한TM에 의해서 또다시 전화가 갈겁니다. 심지어는 이미 하나TV를 이용중인 고객들조차 DB상에 존재해 전화가 갑니다.

 

 또한 처음에는 아무생각없이 읽어댔던 응대 멘트 프린트물도 정작 중요한것들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없습니다. 이러한 전화를 받아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일단 기본적으로 '하나TV 한달 무료 시청권'으로 시작합니다. 여기에 약간의 사은품이 더 붙고요. 여기까진 사실입니다. 한달이 지나 유료가 되기전에 지속적으로 사용할 의향이 있는지 다시한번 연락을 한다는것도 설명을 합니다. 여기까지도 사실입니다. 해지를 하게되면 부과되는 요금도 전혀 없고, 장비또한 철거해간다는 부분도 설명을 합니다. 여기까지도 사실입니다. 그럼 설명을 안하는 부분은 무엇이냐?

 

 하청업체는 고객의 의사도 묻지 않고 멋대로 하나TV 약정의 계약기간을 3년으로 잡아버립니다. 하나TV 무료사용에 만족한 고객이 유료로 전환하고 3년이 되기전에 해지를 하게 되면 위약금을 물게 되는겁니다. 이러한것에 대해 전혀 일언반구도 하지 않습니다. 거짓말을 한다는건 아닙니다. 하지만 설명을 안한다는겁니다. 고객입장에서는 어이가 없는거죠. 유용하게 서비스를 이용하다가 어떠한 사정이 생겨 하나TV를 더이상 이용할 수 없게 돼 해지신청을 했는데, 난데없이 계약기간이 3년이라 위약금을 물라면..이 무슨 어이없는 경우입니까?

 

 하청업체는 어차피 개통되는 수만큼 하나로텔레콤으로부터 보상을 받게 되니, 고객이 어떤 불편을 겪는지는 생각지도 않습니다. 죽어라고 욕만먹는 TM들도 알면서도 돈을 벌기위해 별 수 없이 시키는대로 합니다. 하나로텔레콤은 하청업체들의 이러한 실태를 아는지 모르는지 가입자수만 계속 늘리고 있습니다. 이런 삼류 서비스는 언젠간 독이되어 돌아올텐데 말이죠.

 

 이 글을 읽어주시는 분들께 당부의 말씀 드립니다. 하나TV는 정말 괜찮은 서비스이긴 합니다만 하청업체들의 농간에 넘어가지 마십시오. 사용을 하실때는 약정을 서류화 시키시거나 하청업체와 통화를 하시는게 아니라, 하나로텔레콤 본사에 직접 전화를 거셔서 약정에 대해 알아보시기 바랍니다.

 

 제가 이틀동안 했던 아르바이트는 엄연히 따지고 보면 사기더군요. 이틀동안 개통한 건수가 무려 10건인데..참 그분들한테 죄송하고 씁쓸할 따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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