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새로운 게시판이 하나 생겼군요.
저는 올해 추운 겨울을 한번 더 맞이해야 집에가는 해군 상병입니다.
물론 군생활 아직 300여일은 더 남았지만...
정말이지 전역하고 어떻게 살 지 걱정이 됩니다.
어정쩡한 대학 복학해서 계속 다녀야 할 지,(전역하고 닥칠 현실)
아니면 대학 편입을 준비해야 할 지,(본인의 희망)
그냥 군대에 엥카를 박아야 할 지 모르겠어요.(어머니의 희망)
게다가 제 스스로가 지금까지 어머니의 그늘 아래서 인생 꿀빨며 큰 어려움 없이 살았는데요,
이제는 인생의 향방을 타의가 아닌 자의적으로 살고 싶습니다.
지금껏 너무 부모,형제의 강요에 못입어 학교도 결정하고 인생의 많은 부분을 의지하며 살았기 때문에
진정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이루어 본 적이 없어요.
이젠 그 그늘에서 벗어나 살아보고 싶은데,
허우대만 컸지 알바도 안해봐(금전↓), 외모는 어정쩡해(자신감↓), 끈기도 부족해(의지력↓),
도저히 그렇게 할 엄두가 나질 않고 그저 무섭습니다.
특히나 그 과정에서 어머니와 갈등이 생기기라도 한다면
가뜩이나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셔 지금까지도 힘들어하시는,
제가 의견을 내새울 때마다 항상 대립하고 상처 많이 받은,
어머니에게 또 눈물과 상처를 줄 것 같아서 역시 하고는 싶지만 엄두가 나질 않습니다.
그리고 남들은 군대가서 자신감과 끈기를 배우고 온다고 하지만
이제 육상에서 근무중인 저는,
상병달고 군기는 점점 빠지고,
부대가 빡신 훈련을 하는 것도 아니고,
그저 귀찮은 과업 속에서 어떡하면 쉽게할까, 시간이 빨리갈까 그런 생각만 하고,
주말에는 아무것도 안하고 내무실에서 TV보고, 맥심보고, 잠자고, 피엑스 가고를 반복..
그저 짜증과 귀찮니즘만 쌓여갈 뿐입니다.
게다가 생산적인 활동을 못하고 있는 마당에,
그나마 전공과목이자 잘 할 자신 있던 '영어'실력도
1년간 배에서 X뱅이 치다가 이제와서 공부하려니
기본적인 것 까먹고, 실력이 대폭 죽어있고.
으아앋ㄱ~~~~~~~
지금부터라도 이병 막내때의 초심을 찾고
현실을 열심히 살다보면 해결점을 찾을 수 있을까요.
막막한 미래보단 일단 현실에 충실하면 해결 가능할까요.
나중에 진짜 원하는 것을 하다가 실패를 하면,
실패했을지라도 속이 후련하고 다시 일어설 수 있을까요.
아, 그러고보니 제가 하고싶은것 이룬거 딱하나 있네요.
바로 해군 지원해서 입대한것...
여러분들도 군인시절에 저같은 생각 혹시 해보셨나요?
그리고 극복하셨다면 어떻게 하셨나요?
또 현실은 어땠나요?
짱공님들의 소싯적 이야기 한번 듣고 싶네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