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20세가 되는 대학생입니다.
연기를 전공하고 있고요.
그런데 최근들어 제 머릿속을 너무 괴롭히는 고민거리가 생겼습니다.
연기를 계속 하느냐 마느냐.
제 인생에 있어 너무나도 중요한 고민거리 인데
물론 이런 고민을 대학교에 입학 하기 전부터 안한것은 아닙니다.
입학하기 전부터 수백번은 고민을 했고 정말 그만 둔다고 까지 말한적이 있지만
결국은 다시 한다고 마음을 잡고 끝내 대학이라는 문턱까지 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정말 연기라는 것에 대해 흥미가 떨어집니다.
예전에는 남들 앞에서 연기하고 무언가를 한다는게 그렇게 좋았었는데 정말 내가 할 일은 이것이다라고 생각했었는데
미래가 불확실 해도 내가 좋아하는 일이면 된다고, 남들의 관심과 시선을 받고 살아가야 된다고 생각했었는데..
이제는 그렇지가 않네요.. 무대 위라는 공간이 불편하고 다른 사람들의 집중된 시선이 불편하고 솔직히 말하면
미래에 대한 확신도 서지 않고 내가 즐길꺼 즐기면서 평범하게 살고싶다는 마음이 드네요..
대학에 들어가면서 대학생활에 대한 기대를 안하려고 했지만 새로운 배움에 대해서도 조금 기대가 된것도 사실이였고
대학이라면 좀 더 다른 정말 무언가 거대한것이라고 생각했었는데,
비싼 등록금을 내고 배우는 수업. 지금 뭘 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고 내가 진짜 원하는게 이런 것이였나 싶고
물론 연기를 가르치는 학교의 잘못도 아니고 주변 사람들의 잘못도 아닌 제가 착각하고 있었던 것이고
제가 환상을 품고 있었던 거지만 연기라는 것을 함으로써 포기해야 하는것들 다른 학교생활, 여가시간
저도 연기라는 것을 하면 제 시간을 포기 해야 한다는것을 익히 들었고 머릿속으론 알고 있었지만
사람의 마음이라는게 너무나도 간사해서 마음속에서는 자꾸 불평 불만이 생기네요..
점점 마음속에서 연기라는 부분은 시간이 지날수록 사라져 가는것 같습니다.
아니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이제 거의 남아 있지 않은것 같습니다.
이런 마음가짐으로 연기를 한다는것 자체가 말이 안되는것이지만..
이제 와서 연기를 그만 두고 싶다고 말하기가 가족들에게 너무나도 미안합니다.
사실 제가 손을 대본 일이 연기 뿐만이 아니라서 차마 입을 땔수가 없네요
저는 원래 중학교 때 까지만해도 그림쪽에 관심이 있어서 실업계였지만 그림쪽에 특성화 되어있는 학교에
진학을했었는데, 그 마음이 얼마 가지 못하고 그림을 그만 둔다고 말씀드리고 실용음악 학원에 다니면서
노래를 부르고 싶다고 말씀드렸었고 실용음악 학원도 몇개월 정도 다녔었습니다.
그러다가 실용음악 학원에 붙어있던 연기학원을 보게 되었고 그 학원을 통해 연기를 전공하게 됬죠
그렇게 제가 하고 싶다는거 다 해주시면서 물신양면으로 저를 뒤에서 받쳐주신 부모님이기 때문에
저는 차마 연기를 이제 그만두고 싶다라는 말을 할수가 없습니다.
너무나도 죄송하기 때문에 솔직히 정말 어쩌지도 저쩌지도 못하겠습니다.
이런 제가 저도 정말 바보 같고 한심하지만
이렇게 연기 전공을 해서 20대의 반을 날려버리고 죽도 밥도 아니게 졸업을 하는것이
훤씬 더 바보 같은 짓인걸 알기 때문에 지금이라도 다른 일을 찾아 보려고합니다.
하지만 과거의 경력이 있는지라 다른 일을 시작하기가 또 두렵네요.. 다른 일을 한다해도 흥미를 잃고 또 그만 두게 될까봐
또 얼마 못가고 때쳐 치울까봐 또 바보 같은 순환의 반복을 할까봐 숨이 턱턱 막히는것 같습니다.
스스로 자신이 너무나도 없습니다. 저는 아는것도 없고 딱히 잘하는것도 없습니다.
가진 자격증이라곤 고등학교 다닐때 따 놓은 포토샵 관련 자격증이 다 입니다. 이런 제가 다른 일을 시작할수 있을까요
그나마 제가 한때 관심을 가졌던 그림 쪽을 생각하고는 있는데 대학을 휴학이나 자퇴 한뒤에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이번엔 제가 모은 돈으로 일러스트나 포토샵, 웹디자인 을 배울수 있는 학원에 들어가서 프리랜서나 취업 준비를
하려고 하는데 말처럼 쉽지 않겠죠 그래서 확신도 서지 않고 자신도 없습니다.
그런데 이제 20살이라는 나이 벌써 이렇게 자책하고 포기하기엔 아직 너무 이르다는 생각이 듭니다.
짱공유 내에서도 현재 저쪽 분야에 일하시는 분들도 많이 계신걸로 압니다. 다른 분야도 상관없습니다.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 겁쟁이인 저에게 형님들, 인생 선배님들 진심어린 충고를 부탁드리겠습니다.
긴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