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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살 남자 인생상담 좀 부탁드려요.

SPiNiN 작성일 12.03.24 19:39:35
댓글 1조회 2,182추천 1


안녕하세요. 지금 군복무 중인 24세 남자입니다.

제 인생이 너무 답답해서 어떻게 하면 괜찮을지 조언 좀 얻으려고 글을 적습니다.


일단 제 사정은...

경북대학교 이과에서 인풋 아웃풋 좋은 학과에 다니고 있습니다(자부심 이런 거 없습니다.. 오히려 제 과를 마음에 들어하지 않고 있어요)... 


나이는 24살이고요..

지금은 군복무중이며, 올해 말에 전역합니다.

건강 상태는 허리 디스크가 좀 심합니다. 군병원 가니까 계속 전역하든지 수술 하든지 둘 중에 하나 하라는데, 저는 뭐 복근 운동 이런 거 좀 해줘서 생활하는데 큰 지장은 없습니다.


같이 사는 가족은 현재 아버지랑 둘이 살고 있으며

아버지는 제가 고등학교 2학년 때 큰 교통사고를 당하셔서 장애 등급을 받으셔서 아마 5급 정도로 생활하고 계십니다. 사고에는 전혀 문제가 없으시며 허리가 좀 아프시다네요. 다리는 예전에 저셨는데 요즘은 절지 않으시구요. 그리고 교통사고의 여파로 기초생활수급대상자였다가 기준이 좀 상향 조정되면서 차생활? 뭐 여튼 그거 중입니다.


 직계 가족은 뭐 시골에 살고 계신 할머니 한 분이랑, 고모 2분, 작은 아버지 1분이 계시는데 작은 아버지는 대구에서 이름 대면 알만한 신문사에서 이사로 지내시다가 어디로 스카웃 받으셔서 지금 베트남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아버지가 교통사고 이후에, 치료 하시고 난 다음에... 주산 학원을 차려서 하기 시작했는데요.

6년 정도 동안.. 운영하시다가.. 잘 안되었습니다. 그 간 잘 안되었습니다. 제가 생각해도, 어디서 제 용돈이 나오고 어디서 아버지 술 사드시고 어디서 밥 사먹을 돈이 나오는지 모를 정도였으니까요. 여튼 잘 안되었습니다.

 그래서 오늘 전화 왔는데 이번 달까지만 하고 학원을 접으신다고 하네요.


사실 그 동안, 생보자 장학금 타면서, 제 생활비 대출 100만원씩 해서 아버지 학원에 드리고 했었는데.. 여튼 이번에는 확실하게 끝이 난 것 같네요.


 그래서 뭐 할꺼냐고 물어봤더니, 아버지는 막노동을 하신답니다.. -_-..

몸도 불편하신 분이 막노동... 


그거 듣고 이대로는 살면 안 되겠다 생각했습니다.

솔직히 심보가 못되먹어서, 싫어하는 애들 잘 되는 꼴 못 보고 뭐 스트레스 받고 그랬었는데 이젠 그런 거 할 여유도 없는 것 같습니다.. 


 이 정도가 저희 집안 사정입니다. 이 정도 가지고 징징 거리냐 그럴 지도 모르시겠는데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계속되는 가난에 너무 지쳤습니다.


 지금 이런 시대에도 고등학교 때 학비 못 가져온다고 선생님들한테 개 욕먹고 그랬고..

초등학교 때부터 계속 그런 생활.. 눈치 보는 것도 너무 지겹고 그러네요..


이제 어떻게 살면 좋을지 궁금합니다.

물론, 아버지 부담은 최소화 시켜드리고 싶습니다.

대학 졸업해서 번듯한 직장에도 취직하고 싶고요.

그런데 제가 2학년 1학기까지만 마친 지라


전역하고 13년도 2학기에 복학하고 하면

14년도 3학년

15년 4학년

16년에 취직인데..


그 때 까지 어떻게 지내야 할지 진짜 깜깜합니다

솔직히 아버지한테 경제적 지원 받는 거 이제 바라지도 않습니다. 제가 지원해드리면 했지..


어떻게 해야할까요.

군대에서는 영어만 공부해서 나가면 될까요? 

전역해서는 과외랑 알바 같은 거 몇 개월 병행하고 복학하려고 하는데..


아.. 진짜 이것 저것 자세히 말해서 자세히 좀 이야기를 듣고 싶은데

지금 너무 생각이 많고 그래서 어떻게 정리가 안됩니다.

혹시라도 이 글 보고 조금이라도 이해가 되신 형님들 있으면

조언이나 충고... 방향 제시 등등.. 도움이 될만한 것들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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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Wwww12.03.28 11:24:50 댓글
    0
    정말 답답하시겠네요... 그래도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그냥 제 생각 몇 가지 써볼께요.

    일단 제가 봤을 때 본인의 현 시점을 비관하는 것 보다 장기적인 관점으로 인생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생각해요. 결국 좋은 직장을 다니면서 아버지도 경제적으로 도와드리는 것이 최고 목표니깐요.

    그러기 위해서는 일단 대학을 조럽하셔야 하는데, 전장 받으면서 다니지 않는 이상 아버지를 도우면서 본인 생활하기는 어려울테니 과외나 알바 등은 필수라고 봅니다. 하지만 이왕 하는 거라면 미래를 보고 본인에게 유리한 쪽으로 계획을 세워서 해야 하겠죠. 비록 과가 마음에 안 든다고 했지만 전과나 편입을 하지 않고 그대로 졸업을 한다고 했을 때, 지금 나온 과로 갈 수 있는 가장 좋은 직장을 타겟으로 어떤 알바, 인턴, 경험 위주로 일을 하시는 것이 좋다고 봅니다. 그리고 장학금 재단 등 지원해서 손해 볼 곳 없는 곳들도 틈틈히 지원하면서 말이죠. 이렇게 하면 졸업은 언제 하냐 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어학연수 6개월, 토익 점수 900, in 서울 대학 졸업생 보다 착실히 경험을 쌓아온 지원자를 더 선호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결론은 당장 눈앞에 페이가 좋은 바텐더 보다 본인의 경력에 도움이 되는 경험 위주로 생활비를 버세요. 물론 경제적으로 힘들고 아끼고 살아야겠지만 지금 힘든 시간을 보내면 인생의 나머지는 지금보다 더 좋은 여건으로 살 수 있을 것이라고 봅니다.

    참고로, 제 주위에 님처럼 정말 어렵게 자란 동생이 있는데 (솔직히 님보다 더 어려운 환경인것 같아요) 그 친구의 경험을 바탕으로 쓴 글입니다. 끊임 없이 공부하고 돈 모아서 경력 쌓고 자격증 따고 등등 해서 작년에 취직해서 연봉 4천 살짝 넘게 시작하고 있는 것으로 압니다.

    희망을 가지세요!!! 그리고 비록 지금은 어렵지만 장기적인 안목으로 게획을 세우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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