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년전 첫사랑을 다시 만났습니다...

김진성 작성일 12.03.27 18:5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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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올해 나이 36입니다. 만으로 35살...

저도 사랑얘기하려고 해요... 나이 쳐먹을 만큼 쳐먹은 제가요...

그런데 그녀는 마음을 열지 못하고 있네요... 나한테 폐가 될까, 짐이 될까봐요...

 

18년 전, 고2때 첫사랑을 만났습니다... 제나이 18살때 였죠...그녀는 17살...

같은 동네에 살았고 등교길에는 항상 같은 버스를 탔습니다... 그녀는 여고를 다녔고... 저는 일반 남여공학을 다녔죠.

첫눈에 반했었어요... 등교길 일부러 같이 타고 싶어서... 그런데 버스를 일찍타는지 늦게 타는지 모르기에 아침 일찍부터 기다리고 같이 타고 그리했죠...

그러다가 알게된 사실이 저희 같은 반 제 친구의 사촌 동생이라는 걸 알게되었고... 결국은 그 친구에게 소개를 시켜달라고 해서 만났고... 그렇게 2개월을 만났습니다...

너무 설레였고 그당시 막상 사귀자고 고백하고 만나는데 그리 행복한 적이 없었네요...

 

그런데 일이 꼬였죠... 저랑 친한 친구... 항상 같이 다니는 저를 포함 5명 중에 그래도 제일 잘생기고 공부도 잘하고 나름 저랑 무리중에서 친하다고 한  친구녀석이 느닷없이 저한테 말을 하네요...

"나 그 애가 좋다. 너무 좋다" "너희가 도와줬으면 좋겠다"

그녀는 그래도 나름 인기가 참 많았습니다. 남학생들에게... 그런데 우리는 그냥 조용하게  만났어요... 아무도 모르게...

엄연히 따지면 저,그녀, 그녀의 사촌오빠(제친구)죠... 고민이 되더라구요...

맨날 질질 짭니다. 술쳐마시고 맨날 보고 싶다고... 편지도 쓰고 그러더라구요... 그러다 솔직히 제가 사귄다는 말을 할

타이밍을 놓쳐버렸죠...

 

암튼 말이 길어지는데 제가 참 생각이 많아졌습니다. 어떻게 해야할지... 그리고 고민에 빠졌습니다... 친구를 택해야 할지... 그녀를 택해야할 지... 나중에 내가 사귄다는 사실을 알면 이 친구가 배신감을 갖을 것 같고... 그렇다고 그녀를 포기하려기엔 그것도 감당을 못하겠더라구요..

그러다가 일이 터졌습니다... 그 친구가 저를 소개시켜줬던 친구를 통해 사귄다는 걸 알게 되었죠... 아닌가 다를까? 니가 어떻게 그럴수가 있냐... 믿었던 니가 어떻게 그럴수 있냐... 그리고 나머지 친구들도 저와 거리를 두는게 느껴졌습니다...

괴로웠습니다... 그런데 아무말 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 상황에서 더이상 그녀를 만나는 것도 힘들 것 같았습니다...

그리곤 마음을 먹었죠...크리스마스이브 12월24일 저녁에 그녀와 만나기로 약속을 했는데 그 약속 장소에 나가지 않았습니다... 그냥 포기하고 의리를 찾는게 맞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죠..

전화도 하지 않고 받지도 않았습니다...

 

그리고 저는 제 친구와 만나자고 했습니다... 그리곤 말했습니다... 나 그애랑 사귄거 아니라고 그냥 내가 좋아서 쫒아다녔는데 미안하다고... 그러니까 오해하지말고 내가 포기할테니까 니가 잘해보라고...그리고 이 친구와도 연락을 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힘들더군요... 정말 괴롭더군요... 아팠습니다... 사랑을 배우자마자 포기하는 것도 배우게 되었습니다...

나중에 들은 얘기지만 사귄다는 이야기를 얼핏들었습니다... 씁쓸했습니다... 나만 의리를 찾은 건 아닌지...

그리곤 그 다음부턴 제가 삐뚤어지게 되었습니다... 까지꺼 그냥 여자 만나면 되지... 이여자 저여자 다 만나고 다니고 그냥 즐겼습니다... 사랑같은거 찾기도 싫고 그냥 좋으면 만나는거고 싫으면 안만나는 거지...그렇게 제 학창시절은 지나갔습니다...  하지만 그리웠습니다...

 

어떤 여자를 만나든 항상 기준은 그녀가 되었습니다... 5년정도 흘렀을까요? 대학때였죠... 다시 찾아서 용서를 빌까 생각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 나타나서 뭘 어쩌겠어... 욕이나 안하면 다행이지...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한편으로는 한번이라도 날 찾아주었으면 안됬을까?라는 생각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젠 현실을 받아들이기로 했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18년이라는 시간이 지났습니다...

 

저번달이죠... 친구 한녀석한테 전화가 왔습니다... " 너 옛날 친구 xx결혼한데... 동기들 다 올건데 알올거냐?...사실 친구들 결혼식 잘 안갑니다... 대학친구들 더 챙기지... 근데 친구들이 궁금하다 보고싶다... 얼굴한번 보자...성화에 못이겨 결국 참석했습니다... 그리곤 그 자리에서 그녀와 눈이 마주쳤습니다... 18년전 그녀와... 그것도 의리를 찾아 포기했던 그녀석의 결혼식에서... 그녀를... 주시하는 눈빛이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피했습니다... 못본척... 그리고 그 자리가 불편해 친구들한테는 일이 있어서 먼저가겠다고 하고 빠져 나왔습니다...

 

그리곤 얼마전 일이죠... 퇴근을 하려는데 카톡이 울렸습니다... "오빠! 제가 누군지 알겠어요?"

너무 놀랐습니다... 어떻게 해야할지 답을 해야할지... 고민끝에 답을 했습니다... '설마'... '아니겠지...?'

하지만 그녀가 맞다는 건 이미 알고 있죠... 이름이 뜨니까... 고마웠습니다... 그렇게 불러준게 찾아준게...

그리고 며칠동안 카톡을 하고 지나왔던 그 옛날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녀는 25살에 결혼을 했고... 아이가 벌써 10살이더군요... 사진을 보여주는데 귀엽더라구요...

그런데 이야기를 하다보니 뭔가 이상한 것 같아... 남편은 뭐해? 라고 물어보니 이혼을 했다고 하더군요... 5년이 넘었다고...

마음이 아팠습니다... 그렇게 이야기를 하다 결국 만나기로 약속을 정했습니다... 항상 그녀앞에선 떨고 말도 잘 못했던 기억에 혹시나 말을 못하면 그게 아쉬울까봐 죄다 편지에 적어 편지한통을 가지고 그녀를 만나러 갔습니다...

 

그리곤 그녀를 만났습니다... 레스토랑에서.. 기다리는 내네 떨리더군요... 그녀가 나타났습니다... 여전히 예쁘더군요...

떨리기 시작했습니다... 말도 안나오고... 시선은 어떻게 해야할지 몰랐습니다... 카톡으로 할때는 술술 나오던 말이 나오질 않더군요...

 

그때 물었습니다..."오빠 그때 왜 만나자고 하고 안나왔어요...?" "전화도 안받고 전화도 안하고...?"

그래서 이야기 했습니다. 몰랐냐구? 그때 사실 xx녀석이 너 많이 좋아했어... 내가 너랑 사귀는건 모르고 있었고...

근데 나이가 어려서 그랬는지 사랑보다는 우정을 택하는게 맞는거라 생각했어... 그래서 미안했어...

xx한테도 이야기했었고... 내가 너 많이 좋아했는데 포기할테니까 너가 잘해보라고...

 

처음 듣는 이야기라고 하더군요... xx이야기 안하든? 물어보니... 그때 혹시 오빠 무슨일 있냐고? 물어봤는데

모른다고 했답니다... 나쁜녀석... 미안해 하더군요... 난 오빠가 그런줄 몰랐다고...

그런데 말했습니다... 나 지금까지 용기가 없어서 널 찾지 못했는데... 아니 너무 미안해서 연락을 못했는데...

니가 이렇게 날 찾아줘서 고맙다고... 이젠 18년전 첫사랑에 대한 마침표를 기분좋게 찍을 수 있겠구나...라고

말했습니다... 그리곤 더이상 말을 할수가 없어서 편지를 꺼내 그녀에게 주며 말했습니다... 그동안 내 진심이 담겨있고...

옛날 너랑 만날때 그때 너한테 해주고 싶었던게 있었는데... 그 해주고 싶었던 게 편지랑 같이 있으니 내가 가면 열어보렴...

하지만 그 자리에서 바로 열어 보더군요... 그리곤 하나하나 읽고 저를 바라보더군요...

지금까지 바보같이 이렇게 자신을 생각하고 있는지 몰랐다고... 왜 그랬냐고 하더군요... 저도 모르겠다고 했습니다...

그 말에 저는 그 자리를 뜨지 못했습니다... 그렇게 다시 조금씩 대화를 나누고 이번주 토요일에 다시 만나기로 약속을 했습니다...

 

그 옛날 18년전 우리가 처음 만났던 그 장소에서... 다시 만나기로... 지금 저는 서울에 삽니다... 그녀는 청주에 살구요...

그리고 우리가 다시 만나기로 한것은 서로의 고향이기도 한 서해의 아주 작은 시골 바닷가 다리 위입니다...

첫사랑은 이룰 수 없다는데... 불가능하다는데... 다시 잘되길 바란다면 제 욕심일까요? 

약속을 정하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와서 이제는 조금은 편하게 이야기를 하는데 제가 물었습니다... 오빠가 결혼하자고 하면 해줄 수 있겠니?라고...

못하겠다고 하더군요... 오빠한테 짐이 되기 싫다고... 자기는 이혼녀고 아이도 있고(혼자 당당하게 살아가는 멋진 여자입니다) 오빠는 초혼인데 그렇게는 못하겠다고... 하지만 오빠와 연락이 다시 끊기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합니다...

 

만나기로 한 날이 다가옵니다... 또 떨립니다... 그녀가 나와줄지... 두서없이 글을 올려봅니다... 심란한 마음에 어디에 풀곳이 없어서...

엉망인 글 읽어주신분들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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