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11. 12일, 주말 지나서 출근하여 접속해 보니 정말 많은 분들이 글을 달아주셨군요..정말 감사드립니다. 지난 주에 회사 직원에게 들어보니 최근 2개월 동안 들어온 신입사원들은 근로계약서를 작성했다고 합니다. 아래 내용 중,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직원이 하나도 없다는 부분은 위의 내용으로 정정합니다. 답변 달아주신 모든분들께 다시한번 감사드립니다.--------------------------------------------------------------------------------------------------------쓰고 나니 스크롤의 압박이 조금 있을 듯 합니다.
안녕하세요, 서울에서 IT업종에 종사하고 있는 34살 직장인 남자 입니다. 제가 겪은 일이 과연 이치에 맞는 것인가 하는 의문때문에 글을 남겨 보는데요.. 저는 웹기획에 종사하고 있으며, 이 업종에서 일한지는 4년정도 됩니다. 30대 초반에 당시에는 개인회사였던 이 회사를 들어와서 지금껏 일하고 있는데요, 직장생활이 늘 그렇듯 스트레스가 없을 수가 없지요..참 많은 스트레스를 받아오며 참으며 직장생활 중이네요. 그동안 어찌어찌 참으며, 내가 힘든만큼 다른 사람들도 같은 혹은 그 이상 힘들거라고 생각하며 잘 참아왔었 는데요, 이번만큼은 이해가 안되는 경우여서요.
제가 11월 4일에 약혼겸 상견례를 했습니다. 저의 본가는 수도권에 있고, 여자친구 본가는 대전입니다. 8월경부터 11월 4일에 약혼을 한다고 회사에 알렸고, 네이트온 메신져 대화명에도 '11월 4일 약혼' 이라고 4개월여를 써 놓고 다녔었습니다. 그런데 약혼하기 2주전에 11월 3,4일로 회사 워크샵이 잡히더군요.. 약혼식 장소가 대전으로 잡힌 관계로 11월 3일에는 스케쥴이 참 많았습니다. 저는 어머님이 안계신 관계로 조부모님과 아버님이 경기도 양주에 거주하십니다. 하나 있는 여동생은 인천 송도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구요. 여자친구는 미리 대전에 이틀 전 내려가 있었고, 이미 한달여 전 부터 제 차로 조부모님과 아버님, 여동생을 제 차로 픽업해서 대전을 내려가기로 되어있었습니다. 워크샵 날짜가 결정된 순간 저는 이 사실을 회사에 알렸으며, 저는 당일만 참석하겠다..죄송하다는 마음도 표현을 정확하게 했었습니다. 11월 3일의 이동루트는, 오전 일찍 송도로 가서 여동생을 먼저 픽업하고, 종로로 가서 약혼반지를 찾은 후, 양주로 가서 팔순이 넘으신 조부모님과 환갑이 넘으신 아버님을 픽업하여 대전 호텔까지 모신 후, 예비장인어른을 뵙고 다음날 입을 옷을 맞추는 것이 일정이었습니다. 토요일인 점을 감안하면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 예상되는 스케쥴이었죠. 워크샵을 모두 참석하기엔 시간적인 여유가 너무 없었습니다. 문제는 워크샵 첫날 장소에 도착하고 터졌습니다. 회사 대표가 저에게 그러더군요. 제가 오늘 미리 간다는 얘기를 듣고 많이 화가 났다고. 그래서 위의 내용을 잘 설명드렸습니다. 일생에 한번 있는 약혼식 겸 상견례이며, 스케쥴이 이러이러 해서 이번 워크샵때는 당일만 참석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제 얘기를 들은 대표..이렇게 얘기하더군요. "여동생은 발이 없어? 너가 데리러 가게? 그리고 아버님 운전 하시잖아? 아버님이 조부모님 태우고 만남의 광장 같은 곳에서 만나서 너 차로 내려오면 되는거 아니야? 남자가 본인의 가족들 컨트롤 하는것도 그 남자의 능력이야. 회사에서 단체생활 하는데 너만 이렇게 쏙 빠지면 너의 위상에도 문제가 생기고, 단합도 안되고......" 머 대충 이런 내용이었습니다. 동생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 순간, 소위 빡치더군요. 이건 모욕인데..일단 눌렀습니다. 회사 워크샵 분위기 망치고 싶지 않았거든요. 저희 아버님 몸이 아주 건강하시진 않으십니다. 작년에는 수술도 받으셨고, 지속적인 어깨통증으로 거의 10여년째 병원을 다니고 계십니다. 아버님 건강때문에 회사에 몇번 휴가를 낸 적도 있었는데, 아버님이 차를 끌고 만남의 광장에서 만나서 가라라는 말 들었을때도, 정말 큰 배신감이 느껴지더군요. 과연 본인 의 아버지였다면 그렇게 얘기 했을까..라는 생각과 함께요. 중요한건 약혼 겸 상견례 날이었다는 겁니다. 남의 집 가정사라는 거지요. 본인이 아무리 회사 대표라도 몇개월 전부터 정해져있던 스케쥴에 감놔라 배놔라 할 순 없는 것이잖아요.. 이런 얘기를 하더군요. 워크샵 첫째날 조를 나눠서 도미노 게임을 하는 행사가 있었는데, 1등 상금이 30 만원이었습니다. 도미노 얘기가 나오자 "먼저 가는 사람 있는 조는 도미노 무조건 꼴찌다." 황당하더군요. 농담조로 얘기는 했지만, 먼저가는 저로서는 부담이 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다행히 도미노때 조원들끼리 단합이 잘 되서 두번째로 끝난 팀 보다 30여분을 먼저 세웠고, 주변 청소까지 하는 등 결국 우리조가 1등이 되긴 했지만..
이 회사 법인입니다. 법인된지 이제 햇수로 3년 만 2년이 조금 안되겠군요. 직원들 중 근로계약서 쓴 직원은 한명도 없습니다. 월차..1년에 여름휴가 포함해서 8일 주네요. 야근 하지 않고 일찍 가는 직원들에게는 다음날 가차없이 1:1 개인 면담이 들어오는 회사입니다. 물론 대표와.. 어제도 7시 40분쯤 퇴근하고 지하철 기다리고 있는데 저에게 전화가 오더군요. 불길한 예감에 전화를 받았습니다. 어디냐고 물어봐서 지하철 역이라고 대답하니, 너가 시간이 많이 널럴하구나? 부터 시작해서 갖은 이유를 다 붙이며 듣기 싫은 소리를 하더군요..야근한다고 야근수당이 나오는 것도 아닙니다. 직원 개개인이 본인의 발전을 위해서는 야근을 당연히 해야 한다는 주의거든요.
여기에 쓴 일화 말고도 황당한 사건들이 참 많지만, 이정도로 줄이겠습니다. 여러분..과연 제가 잘못한 것이 뭘까요? 재미없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그저 답답한 마음에 넋두리 남겼다 생각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