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 전공을 살려서 게임 개발 일을 하였었습니다.
4년동안 그래도 성실히 학업에 임해서 추천을 받아 취업도 문안히 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 돌이켜보면 적성에도 잘 맞았던 것 같습니다. 잘 못했었던 적도 있지만, 일도 힘들 줄도 모르고 정신없이 했었습니다.
근데 적성에는 맞았던 것 같지만, 일 자체는 능숙도는 조금 더디게 올라간 것 같습니다.
처음에는 많이 혼났거든요. 긴장을 해서 그런지 혼자 할 때에 비해 버벅였던 것 같습니다.
일이 많아서 한달에 어쩔때는 교통비 식비 포함 15만원도 안 썼던 적도 있었네요.
누굴 만날 시간도 무엇인가 소비할 생각이 없었거든요.
암튼 그만두고서야 들었지만, 참 무지막지한 스케쥴이었다고 들었습니다.
첫 회사라 원래 게임회사는 이런건 줄 알았거든요.
회사에서 다니던 중 열심히 야근과 특근도 하였고, 나름대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었습니다.
의욕은 앞섰지만,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떄는 평생 피우지 않는 담배가 피고 싶어졌거든요.
그리고 문득 일과 회사와 집 이외에 다른 삶이 없어진 것 같아서 이게 뭐지 라는 의문이 생겼습니다.
그리고 유혹과 갈등이 찾아왔습니다.
저는 사실 학생 때부터 유혹을 받았던 것 같습니다.
저의 부친은 30년 넘게 중소 제조업 사업체를 운영하셨습니다. 어렸을 때는 관심도 없었지만
나이를 먹고 머리가 굵어지면서 오랜 사랑을 받는 사업체로 알려져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부친은 어렸을 떄 부터 '이 다음에 회사로 들어 오라고 했습니다.'
사실 컴퓨터 개발 일과 전혀 관련없는 일에 관심이 없어서 흘려 들었습니다.
근데 그렇게 십 몇년간을 꾸준히 듣다보니 조금은 관심도 생겼습니다.
마치 내가 가는 길이 아니다 싶을 떄면 보험과 같은 가치로 느껴져서 마음이 안정되었던 적도 분명 있었습니다.
아버지는 오랫도안 친구분과 함께 동업 중이신데 동업하는 친구분의 아들도 다니던 대기업 회사를 관두고 들어왔습니다. 그래서 저도 빨리 같이 들어와서 배우라고 하셨습니다. 이게 조금 압박이 되었습니다.
나이가 있으시고 주변 거래처 사장님들도 병환으로 돌아가시는 분들이 계시면서 좀 급해지셨습니다.
빨리 들어오라고 재촉하는 빈도가 늘어났습니다.
그런 시기에 일에 치이고 문득 그만두고 앞으로 계속 하게 될 내 일을 해보자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20대 후반에 고민 끝에 수년간 공부하고 일을 했던 개발 일을 관두고 가업승계를 위해 회사로 들어갔습니다.
처음에는 홀가분 했습니다.
근데 몇 개월 일을하니 확실히 적성에 맞지 않아서 깊은 고민에 빠졌습니다.
제조업 계통이라 다들 나이들고 많으시고 사람 대 사람과의 사회성을 통한 보람과 재미가 예전에 비해 전혀 없었습니다.
크게 문제가 되지는 않았습니다.
제조업 계통이라 제품 개발 관련 지식을 쌓기위해 주말에는 학원을 다니고 공부도 했습니다.
원래 개발 일을 해서 그런지 몰라도 다른 분야라고 해도 무언가에 개발에 대한 욕심이 많았습니다.
중소업체라 대기업처럼 항상 개발 할 일이 있는 것도 아니고 관련 인력도 없었습니다.
들어가서 제가 그와 비슷한 역할을 만들어서 할려고 노력했습니다.
제품 개발할 일이 있으면 직접 디자인과 시장 조사를 해서 의견을 제시했습니다.
근데 아버지와 동업하시는 친구분이 나이가 많으셔서 그런지 제품 개발과
디자인에 대한 안목이 저랑 너무 맞지가 않습니다. 이게 참 일을 하면서 너무 답답했습니다.
차라리 동업이 아니셨으면, 제 의견이 더 피력되었을 것 같은데 아버지의 오랜 친구분이자 동업자이시다 보니
의견 차이가 나면 그냥 제가 굽힙니다. 무엇보다 어렷을 때 부터 친척보다 더 친하게 가족처럼 지내서 더 그렇습니다.
일이 끝나면 좋은 아저씨이자 친구 아들이지만, 회사에서의 제품에 대한 의견 차이가 많습니다.
디자인을 능숙히 그려내는 스킬을 많이 부족하지만, 보는 안목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적성에는 맞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이 쪽 일에 흥미를 가질려고 노력하고 평상시에 관심도 없었지만, 지나가다 괜찮은
제품 디자인이 있으면 사진도 찍고 관심을 가지려고 애썼습니다. 이게 나중에는 습관이 되더군요. 좋은 색상, 좋은 외형
좋은 포장
관련 업무를 위해 공부도 하고 학원도 다니고 관련 프로그램도 새롭게 배웠습니다.
저는 젊은 혈기에 의욕적으로 회사를 위해 제품 개발에 의견을 제시하지만, 너무 고지식하시고 안정만을 추구하셔서
저의 의견이 다 묵살되네요. 현재 트랜드에 맞는 제품에 대한 감이 저와 너무 다르면서 의견 차이가 나서
요즘 답답함이 심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몰라도 회사는 성장도 하락도 없는 딱 그 수준만 꾸준히 유지하고 있습니다.
2년동안을 다니면서 관두고 다시 돌아갈까 고민을 수도 없이 했습니다. 부모님과의 갈등도 심했습니다.
한편으로 현실과 타협하여 스스로를 설득하기도 했습니다. 계속 이런 상황이 반복되다 보니 너무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이제는 의욕도 사라지고 알아서 될대로 되라는 식으로 관여를 안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점차 회사에 대한 열의와 애정도 식고 정말 올해는 관두고 다른 일을 해야겠 다는 고민을 심각하게 하고 있습니다.
차라리 사업체가 개발 관련 업무가 필요한 일이 아니었다면 이런 고민을 안했을지도 모릅니다.
근데 눈 앞에 저건 아닌데 그 방향으로 흘러가는 모습을 가만히 보고 있자니 너무 답답할 때가 많습니다.
관련일을 떠난지 이제 거의 3년이 넘어서 사실 자신감이 많이 떨어져 있는게 사실입니다. 주위에는 비슷한 업계에서 일하다 관두고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친구들도 있고요.
지금 적지 않은 31살 나이에 다시 무언가에 도전을 하여 일을 통한 보람 또는 재미를 느끼는 삶은 택할지 아니면
정년 그 이상까지도 어느정도 안정이 보장되는 되지만, 현재 딜레마와 답답함에 행복하지 않은 나날을 보내는 가업을 이어 나갈지가 너무 고민이네요. 사실 사업체가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니 정년 이상도 보장은 못할 것 같습니다.
공무원이 행여라도 된다면 개발과 같은 무언가를 창조하는 업무 형태는 없을 것 같지만, 또 그 나름데로 순응하며 맞춰나갈 것 같습니다. 그래서 솔직히 공무원 쪽도 요즘은 생각을 해보고 있습니다.
저와 같은 가업승계로 인한 고민을 겪으시거나 혹은 좋은 조언과 의견 있으셔서
말씀해 주시면 정말 고맙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