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벤트) 닭에 대한 추억

부이사관 작성일 14.07.15 10:3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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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 1학년 때 정말 좋아했던 같은 과 여자애가 있었는데 이 애가 치킨을 너무 좋아해서 환심을 살려고 일주일에 2~3번은 치킨을 사주었던 기억이 납니다. 이상하게도 저녁으로 치맥을 하고 집에 들어가면 누나들이 집에서 치킨을 시켜먹더군요. 저도 닭이라면 사족을 못쓰는 놈이었지만 같은 메뉴를 연짱먹을 수는 없었어요. 그래서 걍 핑계대기 귀찮아서 "나 이제 치킨 별로다" 하고 누나들한테 얘기하고 치킨금식을 들어갔는데...

그런식으로 두 달정도 지속되었는데 결국 이 여자애는 다른 남자애랑 눈맞고... 전 슬픔에 집에가서 소주 반병까고 누워있었는데 누나들이 그날도 치킨을 시켜먹더군요. 당시 비몽사몽할때인데 치킨냄새가 어찌나 고소하던지...

거실로 나가서 누나들이 먹는 치킨 닭다리를 베어물고 쳐묵하는데 누나들이 "너 이제 치킨 안먹는다고 하지 않았어?  그래서 자는 것 같아서 안깨웠는데..." 그때 약간 찡하더라고요. 실연당한 슬픔과 치킨먹을때 안불렀다는 서운함이 겹쳐서 저도 모르게 성질을 냈습니다.

"뭐래~ 이제 치킨 다시 먹을거다" 하고 우걱우걱 씹어먹는데 눈물은 흘리지 않았지만 마음으로 울었습니다.

짝사랑이었지만 첫 실연이라 치킨하면 생각이 나네요. 쓰고나니 재미는 없네요 ㅋㅋ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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