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살 백수입니다.

뭐하는거지난 작성일 14.08.23 18: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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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계 고졸에 대학교를 가지 않았습니다.

어릴적에 가졌던 꿈이니 뭐 그런 얘기는 지금와선 해봤자 소용이 없으니 넘어가고.

여튼간에 특별한 뜻이 있어서 대학을 안간게 아니라 그냥 가기 싫었습니다.

사실 가고 싶은 학과를 가봤자 그걸 나와서 먹고살 자신이 없었죠.

그래서 20살 무렵에 사회생활을 했는데 처음엔 아르바이트이것저것 하면서 지내다가.

어느날 기술직을 해야겠단 생각을 하곤 21살에 군대를 갔는데 군대 가기 전까지 일년여 정도.

일본식 라면을 파는 가게 주방에서 요리를 했었습니다.

군대 전역후에 거기에서 다시또 2년6개월여를 일을하다가..

도저히 비전이 안보여서 그만 두고 나오게 되었죠.

그후에는 양식을 배워야겠다 싶어서 이런저런 레스토랑을 옮겨다니며 대학로니 이태원이니 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지금 티비에 나오는 레오강이라는 쉐프 밑에서도 일을 하다가 그만 두게 되었죠.

그 레스토랑에선 도저히 그 일을 좋아하고 잘하는 친구들 사이에서 일을 못하겠더라고요.

저에겐 너무 고되고 힘들기만 했었습니다.

그렇게 방황하고 나니 어느세 이십대 중반이 넘어가더군요.

돈벌이는 여전히 시원찮았엇고, 요리에 대한 열정도 없었으니..

버틸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그냥 차라리 돈벌이가 괜찮은 일을 하자 라고 생각을 하곤 아는분 소개를 받아서

금형이란 일을 배우게 되었더랬죠.

자동화기기 흔히 말하는 CNC 또는 머시닝센터를 배우면 돈벌이가 괜찮다더군요.

그래서 금형을 만드는걸 배우기 시작했는데 한 3년여 정도를 했습니다.

일하는것도 힘들고 그러긴 했지만 제일 큰 문제는..

완전 지방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지방이라고 할수밖에 없는 곳에서 일을 했었습니다.

금형일하는 사람들이 술을 엄청 좋아하다보니 맨날 일끝나면 선배들 술타령에..

솔직히 말하자면 저도 무식한 인간이지만..

그렇게 무식한 저희 아버지뻘 사람들 사이에 술시중이나 들고

술먹고 하는 헛소리나 들으면서 장가도 못가고 사는 형님들을 보면서.

제 인생이 여기서 끝나는것만 같아서 그만두고 서울을 올라왔습니다.

그런것도 힘든것은 힘든것이었지만.

제일 힘들었던건 일은 많고 고된데 그만큼 돈도 주지 않으면서 거기에..

자동화기기를 알려준다 가르켜 준다면서 배우기는 커녕..

지금은 다들 배우지 않으려하는 밀링이니 선반이니 하는 범용일만 시키는것이었죠..

기술을 알려준다는 그걸 노예계약삼아? 그런 느낌이었습니다.

월급도 짜게 줄뿐더러요..

지방이다 보니 근처에 자취를 했었으니..

집에가봤자 할일도 없는데 쉬지말고 일하는식의 대우와..그런게 당연하다는

그 일을 하는 선배들의 모습은 저를 완전 질리게 만들더군요.

라디오에서 나오던데. 그 광고 들어보신분 있을겁니다.

나 어렸을때는 나 젊을때는 어쩌고 하는 그 광고.

제가 금형일할때 하루에도 수십번씩 그 소리를 들었는데..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어서 결국엔 그만두고 서울집에 올라왔습니다.

 

근데 어느세 저도 나이가 서른이 되었네요.

지금 백수로 지내고 있는데..

이런 저런 일도 해보고 뭔가 어릴땐 꿈도 있었던것 같은데,

지금은 잘 모르겠네요.

20살 초반 무렵에 주말에 친구들 놀떄 명동에있는 라면집에서 밤늦게까지 일하고.

쥐꼬리만한 월급 받고 젊은날을 버리고.

한창 젊고 활기찰 이십대 중후반때는 지방에서 나이많은 사람들 사이에 낑겨서.

맨날 시다바리나 하면서 기름떼 손에 발라가면서 일하고도 돈도 제대로 못벌었던것 같고요..

 

요즘들어서 진짜 자살 생각이 많이 나는것 같습니다.

 

이렇게 살려고 그렇게 살았던게 아닌데..

나름 열심히 살았던것 같은데.

뭔가 잘 안됫네요.

 

하아..이젠 어째야 될지를 모르겠습니다.

집안 형편이 좋지 않은게 아니라..

제가 어릴 적에도 아버지가 주사가 좀 심한 편이었는데,

-아 저희 아버지가 좀 많이 젊으신 편입니다. 지금 쉰둘이시니..-

지금에 와선 집에서 눈치 보이는데 술먹고 들어오시면 잔소리에 잔소리가 너무 듣기 싫고..

 

하아..그래서 요즘에 안산이나 그쪽에 기숙사있는 생산직을 알아보고 있는중인데..

어쨰야 될지를 모르겠네요.

아버지는 또 사인쪽에 아는 분 있으니 가서 해보라하는데..

월급이 130인데..도저히 지금 배워서 언제 월급 올려서 먹고 사나 싶어서..

할생각이 싹 사라지는데..

마음이 너무 답답하네요.

 

요즘 마음 같아선 그냥 기술 필요없고 돈벌이나 괜찮은 생산직이 계속 끌립니다.

그냥 중간기업쯤 되는곳에 들어가서 짱박혀서 열심히 일만하면 돈 적당히 나오는 그런 생각을 해보는데..

실질적인 생산직 일을 해본적이 없어서..

뭔가를 하기전에 겁내보고 그런적이 없엇는데.

이제는 좀 겁이 나네요..허허..

경험 있으신분 있으면 누가 좋은 답변좀 달아주세요.

제 넋두리 여기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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