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을 바라보는 30대 후반입니다.
전자쪽 중소기업 14년차 이며 올 초에 새로운 회사로 스카웃 되어 왔습니다.
뭐 말이 좋아 스카웃이지 월급은 거의 차이 없고 다만 전에 회사에서 팀장 뒷치닥 거리 하는게
싫었는데 팀장으로 올수 있게 되어 간것이지요..
아 그런데.. 참 내가 팀원으로 있을때는 팀장이 부러웠고 팀장이 되면 눈치 안보고 편히 다닐줄 알았는데...
일이 버거워지고 어렵네요..
팀원일때는 아 저 팀장xx는 왜 맨날 늦게 가서 나까지 야근하게 만드나
왜 맨날 다른부서일까지 들고 와서 부려먹나
왜 방패막이 안되고 밑에 팀원탓만 하나..
내 월급 지가 주는거도 아닌데 연봉협상할때 왜 많이 올려달라고 안하나 이랬는데..
막상 팀장이 되어 몇달 일을 해보니.. 정말 딱 위로 올라가니 더 위가 보이네요
다른팀 팀장들 눈치 엄청보이고..(제가 팀장급중에 가장 나이도 어리고 직급도 낮은탓도 있음.. 다른 팀장은 다 부장급이상)
임원들 눈치밥 먹는게 예전 팀장 눈치밥 먹는거보다 더 힘들고..
진짜 예전엔 팀장한테 욕먹을때는 아 저 xx넘 또 지x랄이네 이러고 넘겼는데..
임원회의나 임원실가서 깨질때는.. 제 모.가.지.가 위태로워지는게 보이고 사장한테 깨질때는..
팀장에게 깨지는건 아무것도 아닌게 보이네요
그렇다고 밑에 팀원들한테 한소리 하고 싶어도 그것도 눈치엄청 보입니다.
지금도 당장 내일 실사인데 자료 마무리 지어놓으라고 지시하고 영업팀장이랑 회의 하고 오니
다 퇴근하고 아무도 없고.. 내참.. 문자로 퇴근할게요 ..
만들라고 한 서류는 누가봐도 시간에 쫓겨서 대충 정리하다 만 티가 팍팍나고...
이 자료들을 가지고 낼 회의 자료 만들 저로서는.. 참 미칠지경입니다.
제가 뭐라고 업무적으로 뭐라하면 막내 직원은 대놓고 지자리 가서 그만두고 싶다고 들으란듯이 말하며 한숨 푹푹 쉬고..
대리놈은 업무시간에 대놓고 핸드폰 게임질하다가 내가 지나갈때만 책상밑으로 핸펀 숨기며 몰래 게임이나 하고
과장놈은 누가 봐도 왕복 1시간짜리 외근 보내놓으면 3시간 뒤에나 오고...
제 위에 본부장은 애들 단속 안하냐 니네팀 개판이라고 하고...
사장님은 저 오기전 전 팀장있을때 사람들 반년동안 3명이나 바뀌고 결국 팀장도 나가버린 예를 들면서
저보고 니네 부서 애들 잘 이끌어서 정예부대로 만들라고 하는데... 그 압박이 너무 힘드네요
결국 저만 계속 밤 10시 11시 까지 남아가며 밑에 애들 서류 다 보완해서 위에 올리고
밑에 애들 가르친다고 이것저것 교육하는곳 있는면 교육 보내고 하는데.. (그거도 교육보낸다고 뒤에서 욕하네요)
진짜 밑에 애들 욕하는거 다 보이고 위에서는 압박 겁나하고.. 스트레스 어마어마 하네요
시키는일만 했던 팀원일때가 그립습니다.
자고 일어나면 머리카락 엄청 빠집니다 정말... ㅠㅠ
내년 연봉협상부터는 제가 부서원 연봉까지 측정할수 있어서 그런부분 강조하며 내년엔 제대로 챙겨줄테니
좀 화이팅 하자고 해도... 다들 따라오기는 커녕 5시반부터 시간만 힐끔힐끔 보며 6시를 기다리는걸 보면.. 참...
저도 칼퇴근 좋아 합니다. 그래서 6시이후에 가는걸로 뭐라 한적 없는데..
오늘 아침 회의부터 너네 부서는 성과도 없고 자료도 제대로 안되있는데 6시 이후에 어떻게 팀장 혼자 남아있냐고
겁나 깨지고 나니 답답해서 글써 봅니다.
ps. 밑에 애들 연봉이 낮아서 그런것도 아닙니다. 업계에서 그냥 딱 평균정도이긴해요
막내가 2년차 사원인데 2700정도 받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