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막고 귀 닫고 산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muga 작성일 16.04.01 01:5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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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저는 스물여섯 남자로 아직 짱공유에 썰을 풀기엔 많이 이르지만 

 

너무 깊이 고민이 되고,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아, 이렇게 짱공유 사회 선배님들께 상담 부탁드립니다.

 

글이 길어지겠지만 제 성격에 대한 상담을 구하는지라, 먼저 제 나름대로 성장환경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가족관계는 두 부모님 모두 건강하시고, 세살 터울의 형이 한명 있습니다.

 

별다른 특이사항없이 (두어번의 이성교제, 열명 남짓한 친구무리 등등) 초, 중, 고등학교를 마쳤고

 

맞벌이로 부모님께서 열심히 저희 형제를 키우셨으나, 학창시절 다소 방황하던 형과 삼촌들의 돈문제로 인해

 

고등학교 무렵부터 집이 조금 어려웠습니다. 고교 수능을 마친 다음날부터 재작년 즈음까지 학기시즌에는 한두개씩

 

방학때는 두세개씩 온갖 아르바이트를 경험한 점이 제 친구들과의 차이점이라면 차이점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공부를 못하지는 않았던지라 수도권에 위치한 대학교로 진학하면서 부모님의 신세를 아예 지지 않은것은 아니나

 

야간 및 주말아르바이트를 전전하며 빚 없이 대학교를 졸업하게 되었습니다.

 

  선배님들께서 제 글에서 이미 느끼셨을지도 모르겠지만, 이와같이 여러곳에서의 경험을 겪으며

 

저는 제 가치관이나, 능력 등의 부분에서 나름대로 자부심을 갖고 있습니다. 성격이 보통 격의없이 사람들에게

 

먼저 다가서는 편이고, 사람들 사이에서 의견을 잘 표현하는 성격인지라 고등학교 시절 3년을 반장으로 지냈고, 

 

대학교 최악의 관문이라는 조별과제 등은 할때마다 꼭 조장 및 발표자를 지원하는.. 흔히말해 나서는 성격입니다.

 

  저는 늘 제 스스로에게 최면 비슷한 말을 겁니다. 

 

나는 능력이 있다. 

할 수 없는 일은 단호히 거절하고, 할 수 있는 일은 숨기지 않으며 해야한다면 기꺼이 한다. 

 

나는 후회하지 않는다. 

모든 결과는 내 선택에서 기인한다. 

 

나의 관념과 사고는 쉽게 흔들리지 않는다.

나는 물론 틀릴 수 있다. 하지만 모두가 틀릴 수 있다. 모든 일의 출발점은 나의 가치관이다. 

 

  이런식으로 세상을 살아오다보니 저는 자부심이 아닌 자만심에 살게 된 것 같습니다.

 

다양한 일로 제 주변인들은 저에게 기대는 빈도가 잦았으며, 저는 대부분 성공적인 결과를 가져다 주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저는 어느덧 남들에게 '충고'를 너무 쉽게 하게 되었습니다. 

 

'저번에도 그런 친구 있었는데, 이렇게 해서 잘 해결됐어' 로 시작해서 

 

'내가 아는데, 이게 맞아'로 점점 변했다고 해야 할까요?

 

살아오면서 크고작은 제 선택들에 단 한번도 후회해본 바 없었고, 부모님 및 주변인들로부터 '너라면 믿을 수 있다'라는

 

달콤한 칭찬속에 빠져, 자칭 한번도 틀려본적 없는 독불장군이 되어버렸습니다.

 

  문제는 제가 남들의 말에 더 귀기울이고, 타인에게 말을 조심해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게 잘 안된다는 겁니다.

 

주변 친구들이 저에게 저런 이야기를 했을 때 조차 제가 한 생각은 

 

'얘가 맞는 말을 해줘도 자기 말마다 조목조목 반박하니까 삐졌네' 따위의 생각이 먼저 떠오릅니다....

 

  말을 아끼고, 오늘은 들어주기만 하자 다짐을 해도, 술을 먹거나 친구의 이야기에 집중하면 할수록 

 

금새 또 참견하고 있는 저를 발견하게 되네요... 

 

조언을 구하지 않은 자에게 멋대로 조언을 하고.. 

 

내가 너의 의견에 반박할 땐 '의견이 다른건데', 니가 나의 의견에 반박할 땐 '니가 틀린거야'.. 아주 완전체죠

 

주변 사람들을 내리깔아보고, 자기애를 넘어서 자아도취에 빠진 저.. 문제를 인식했음에도 잘 고쳐지지가 않습니다.

 

이런 우물에서 빠져나가려면 어떻게 해야할까요?... 인생선배님들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욕도 달게 받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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