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전에 거래처에 볼 일이 있어서 방문했었습니다.
생각보다 대기시간이 길어져 담배 하나 펴야겠다 싶어 건물 옥상으로 올라갔습니다.
(참고로 이 회사는 흡연하는 분들이 거의 없어서 옥상에 흡연 구역이 있어도 잘 사용하지 않더라고요.)
흡연하러 올라갔는데 교복입은 여학생 세명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더군요.
(회사건물 2층에 있는 독서실에서 올라온 학생들이었겠죠)
평소 저는 남 일에는 큰 관심도 없고, 남한테 피해만 안 준다면 참견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는지라
신경 안쓰고 있었습니다.
여학생들도 처음에는 제 눈치를 보는듯 보였으나, 제가 관심없어하니 신경 안쓰더라고요.
이윽고 제 담당자에게 전화가 왔고, 제가 담배 하나 같이 하자고 권유해서 그 직원도 옥상으로 올라왔습니다.
그 친구는 옥상으로 올라오자마자 여학생들을 발견했고, 불같이 화를 내더니 아이들을 옥상에서 내쫒았습니다.
전 그 장면이 재밌어서 그냥 피식 웃고 일 얘기를 하려하니,
직원 : 아니 그걸 그냥 보고만 있으면 어떡해요?
나 : 왜요?
직원 : 대가리 피도 안 마른 것들이, 대낮에 교복입고 담배피는게. 말이 된다고 생각해요?
xx씨는 기분 안나뻐? 저거 쟤네들 xx씨 대 놓고 무시하는거라고.
나 : 그게 왜 무시인지 난 모르겠는데.
직원 : 뭐 나도 쟤들 나이때부터 담배를 피긴 했지만, 어른들 있는데선 안 저랬어.
나 : 난 나이 먹어도 웃 어른들 앞에서는 잘 안펴요. 근데 쟤넨 나나 OO씨가 아니잖아.
직원 : 그러니까 모르니까 가르쳐줘야지. 속도 좋다. 그걸 그냥 보고 있니 xx씨는?
나 : 내가 왜? 내가 쟤네 부모도, 선생도 아니잖아. 남인데 왜 가르쳐요? 기분만 나쁘게.
직원 : 정말 xx씨 생각이 이해가 안되네. 잘못한 건 잘못했다고 가르쳐줘야돼. 방관하는 것도 잘못된거야!
이런 대화가 오갔고, 대화가 무의미하다고 생각한 저는 자연스레 일 얘기로 화두를 돌렸습니다.
그리고 어제 다시 그 회사를 방문했고, 그 회사 대표를 우연히 만났는데
대표가 하는 말이
XX씨는 미국 살다왔나? 아니 애들이 담배를 피면 뭐라 해야지! 그걸 같이 담배를 펴? 하 하
xx씨 그럼 안돼 요즘 애들 어른 무서운줄 몰라 어쩌구 저쩌구~~~~
일하러 갔다가 남의 회사 대표한테 붙잡혀 이런 저런 훈계를 10분 넘게 듣고 있자니
슬슬, 제가 이상한건가 싶은 생각이 드네요.
내일 친구들 만나면 다시 물어볼 생각이에요. 제가 정말 잘못 생각하고 잇는건지.
그 전에 여러분들의 견해는 어떠신지..
저런 상황에서 참견하는게 맞는건지, 아니면 신경 안쓰는게 정상인지 여러분들의 의견을 듣고 싶어 이 글을 남깁니다.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3줄 요약
1. 교복입은 애들이 담배핌
2. 난 관심없음
3. 내 생각이 잘못됐다.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