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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공유가 개편되고 닉변경이 가능하길래 어릴 때 쓰던 닉을 버리고 제 이름의 성을 제외한 영문 이니셜
앞글자 SM으로 Snow Moon으로 바꿨습니다.
지난 7월 28일에 작성했던 글에 댓글로 조언해 주신 분들을 믿고 망설임 없이 그녀에게 진심을 전해봤습니다...
문제는 제가 여유도 없었고, 어떻게든 그녀를 놓치고 싶지 않기도 했고, 그래도 그녀에게 최대한 부담은 주지 않는
선에서 톡을 보냈습니다. 만약 집안을 위해서 어쩔 수 없이 결혼하셔야 하고 또 맞선 상대도 맘에 드시는데
혹시 저때문에 마음 쓰시는거라면 저는 괜찮다고... 다리를 놔준 지인분에게 미안한 거라면 그거 또한 괜찮다고..
그쪽 사정이 사정이니깐 저보다 그 쪽을 더 우선해 주라고 얘길 했었습니다. 그리고 혹시나 그 분이 아닌 저를
만나보고 싶은 생각이 드셨다면 11시까지 어느 장소로 나와 달라는 톡을 남겼습니다. 그 뒤로는 계속 읽질 않으시더군요...
하기사 저번주 그 때 일기예보를 확인해보니 일주일내내 비가 온다고 해서 날씨는 최악일 것 같앗고,
더군다나 성수기까지 겹쳐서 사람도 많고 만약 그녀가 저에게 온다고 해도 많이 불편하지 않을까 걱정이었습니다.
더군다나 집안 문제 때문에 맞선을 본 상대 때문에 더욱 고민하는지 토요일까지 연락도 없었구요...
근데 토요일 아침에 보니까 제가 보냈던 톡을 읽으셨는지 1 표시가 사라져 있더라구요. 그저 그냥 일말의 희망을 품고
저는 그냥 거기서 무작정 기다릴 수 밖에 없었습니다. 전화를 하고 싶었지만 처음 전화했을 때 처럼 굉장히 어색해 할까봐
전화도 못걸고 그냥 바보같이 기다리기만 하고 있었네요 ㅋㅋ.. 11시까지 와달라고 부탁했던 장소에서 아침에 일어났을 때
내리지 않던 비가 조금조금씩 내리기 시작하더군요.. 일단 지나가는 장소마다 저보다 키가 비슷하거나 큰 여성들만
눈으로 쫓고 있었네요.. 사진으로 얼굴만 봤지 실제 얼굴이랑 틀릴수도 잇으니 찾으면서 마냥 기다리고 또 기다렸습니다.
그렇게 11시가 지나고.. 10분... ....20분.......30분......
점점 마음이 울적해 지더군요.. 귀에 꽂은 이어폰에서 딱 마침 울적한 노래도 흐르고....
그냥 '아... 이번에도 이렇게 끝났구나....'
하고 내리는 비만 멍하니 보고 있었는데
.
.
.
.
톡톡!
누가 뒤에서 어깨를 톡톡 두드리길래 뒤를 돌아봤더니.. 어?
그녀가 제 뒤에 서있었습니다.
네! 결국 저를 만나러 와줬어요 ㅎ
흰 마스크 쓰고 쌍꺼풀이 없는 것 치곤 큰 눈으로 어색한듯 수줍게(?) 눈웃음 지으면서..
제 생에 이렇게 그림같은 만남이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정도로 예쁘게 하고 왔더라구요 ㅎ
쳐다보는데 키도 저보다 클줄 알았는데 똑같거나 저보다 작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렇게 보다보니 어제 데이트는 어떻게 해야 할지부터 어느 장소로 가야할지 조사를 다해놨는데
갑자기 머리속이 싸악 깨끗해 지더라구요 -_-; 일단 우선은 배고플테니 차에 태워서 식사부터 하러 갈려 했는데
찾은 가게들이 죄다 문을 닫았더라구요..ㅠ 속으로 이게 머선 일이고를 외면서 최악의 수로 국밥집을
선택하는 짓은 하고 싶지 않아서 어떻게든 급하게 다시 찾아다니니 겨우 한곳 영업을 하는 가게가 나오더군요.
근데 생각보다 너무 작아서 여기로 괜찮을까 했는데 비도 적당히 운치있게 내리고 가게도 아담하고 귀여워서
그녀는 이런 곳이 더 맘에 든다고 얘기해 주더군요. 적당히 근처에 차를 세워두고 조수석으로 가서 우산을 씌어주려 했는데
우산을 산지 한달 밖에 안된 녀석이 시~~원하게 펼치자마자 캐노피만 휘잉 날라가버리더라구요 -_-;
우산 자루만 들고 캐노피 날라가는걸 멀뚱하게 보고 있는게 웃겻는지 손으로 입가리고 웃는게 또 귀엽더라구요 ㅋㅋㅋㅋ
어쩔 수 없이 우산이 3단 자동 우산 한자루 밖에 없어서 둘이서 쓰게 됐는데 저는 손 잡을 엄두도 안났는데
우산 안으로 들어오면서 팔짱 걸어올때 진짜 심장 멎는줄 알았습니다 ㅡㅡ;;
남중 남고 공대 군대 온통 고추밭 출신인 제겐 그거마저도 자극이 크더라구요..
식사하면서 제가 말주변이 없어서 자꾸 대화 흐름이 끊길려고 했었는데 그녀가 계속 말을 걸어주고 어색하지 않게
분위기를 잡아주려는 모습에서 또 매력을 느꼈습니다. 이런건 남자인 제가 해야 될것 같았는데 말이죠...
이따금씩 말이 끊기면 시선 둘데가 없어서 방황하는 저와 달리 그녀는 저를 유심히 지켜보고 있었던 듯 합니다.
그러다 시선 마주치면 눈웃음 짓던게 아직도 아련한것 같네요 ㅋㅋㅋㅋㅋ 최대한 대화를 많이 해 보고 싶었는데
제가 지금 지내고 있는 지역을 구경해 보고 싶다 해서 공원 구경도 시켜주고.. 시덥잖은 얘기더라도 주의깊게 들어주고..
날씨가 비가 내렷다가 그쳤다가를 반복해서 꿉꿉하고 덥고 불쾌했을건데 그래도 재밌다고 말해주더라구요.
진짜 즐거웠습니다 ㅎ 헤어질 때도 다음에 또 볼 수 있을까 란 기대감으로 다음엔 언제 시간 될까요? 라고 물어봤는데
가까운 시간 안에 또 볼 수 있을거라는 약속을 받았습니다.
그 날 반성하고 있는게 제가 리드를 잘 했어야 했는데 너무 서툴러서 많이 불편해 하지 않았을까 우려가 되네요..
되려 제가 배려 받은 점이 많앗던게 그렇더라구요.... 다음 번 데이트는 어디로 가보는게 좋을까요? ㅎ
조언 부탁드립니다. 글을 급하게 써서 그런지 뭔가 두서없는 느낌이 많이 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