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들 "상부 간섭 너무하네"

가자서 작성일 08.05.12 05: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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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들 "상부 간섭 너무하네"

 

 

점심시간 준수여부 감시전화에


시시콜콜한 지시까지 문자전송


"유신때도 아니고" 볼멘소리



최인철 기자 michel@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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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세요, 아직 자리에 계시는군요.’

 

요즘 공무원 사회에서 평일 점심시간인 정오께 울리는 전화가 화제다. 정부가 점심시간 준수 여부 등 아주 세세한 부분까지 각 부처별로 확인하고 있기 때문이다.

 

각종 지시사항을 수시로 휴대폰 문자메시지로 전송하는 등 청와대 등의 간섭이 심해지면서 일부 공무원들 사이에서는 ‘쌍팔년’ㆍ‘유신시대’식 감시법이라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최근 국무조정실 등 각 정부 부처 사무실에는 오전 11시45분부터 정오까지 점심시간 준수 여부를 확인하는 전화가 자주 걸려오고 있다. 점심시간을 정확히 지키고 있는지를 점검하자는 차원에서다. 일부 부처에서는 때마침 자리에 있어 위기를 모면(?)한 곳도 있지만 일찍 뜬 부처나 부서는 좌불안석이다.

 

휴일인 10일 노동부 산하기관 직원들에게는 ‘총리실 지시사항’이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가 발송됐다. 문자메시지에는 ‘총리실 지시사항 알림, <노동부 경유> 미국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집회 참여 자제’라고 적혀 있었다.

 

노동부의 한 관계자는 “공직자들이 촛불집회에 참석하면 괜한 오해를 받거나 문제가 생길 수 있어 지방노동청과 산하기관에 참석 자제를 요청한 것”이라며 “다른 부처에서도 집회 참석을 자제하도록 지도한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촛불문화제에 학생들의 참가를 차단시키라’고 지시하고 ‘미국산 쇠고기는 안전하다’는 내용의 자료를 만들어 일선 학교에서 계기수업을 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한 교사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대한 판단은 교사나 학생ㆍ학부모 모두 제각각 다를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면서 “일일이 정부가 가치판단을 강요하는 것 자체가 유신시대식 행정”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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