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그래서, 지금부터라도 잘해보겠다고 말하고 외치는게 그렇게나 잘못된 일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전에 잘하지 못했으니 지금도, 앞으로도 잘하지 못하도록 놔두는게 옳은 일은 아니라는게 제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아리랑TV가 넘어갔고 한국방송광고공사가 넘어갔습니다. 이제 YTN이 다음 목표가 됐습니다. 그 다음은 어디일까요? 저항이 상대적으로 약한 주변부를 먼저 장악한 뒤 중원을 고립무원 상태로 만든 다음 진검승부를 하겠다는게 현 정부의 생각입니다. 그래서 저는 YTN을 지켜내는 일이 YTN 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현덕수 YTN 비대위 위원장 "우리도 역할 다 하겠다"
▲ 지난 13일 밤 서울광장 촛불문화제에 참여했던 고등학생들이 '공영방송 KBS 지키기' 촛불집회에 합류하기 위해 마포대교를 건너 여의도로 향하고 있다. ⓒ 남소연
정국록씨는 아리랑TV 사장으로 임명됐고, 이몽룡씨는 위성방송 스카이라이프 사장으로 임명됐다. 한국방송광고 공사 역시 이명박 대선 후보 방송특보단장을 지낸 양휘부씨가 사장으로 확정 발표됐다.
시민들도 '늘보'의 글에 뚜렷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당장 그의 글이 올라온 16일 저녁 YTN 건물 앞에서 비록 적은 수였지만 정부의 언론장악 시도를 막으려는 시민 20여명이 모여 촛불을 들었다. 17일에도 미디어다음 아고라에서는 YTN 앞에서 촛불을 들자는 의견을 제시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지난 16일 현덕수 YTN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은 "시민들이 YTN의 논조가 마음에 들어서 온 것이 아니라 YTN마저 정권에 장악당하면 우리나라 언론 지형이 더욱 보수화되기 때문에 온 것"이라며 "현장을 살리지 못했던 것에 대한 비판을 많이 들었다"며 가슴 아파했다.
"시민 분들과 긴 이야기를 나눴다. 촛불 정국이 정부의 방송통제 등 현안으로 확대되면서 시민들이 YTN의 사정에 대해 알아가고 계신다. 촛불의 힘을 믿지만 우리도 역할을 다하기 위해 청와대 1인 시위도 하고 있고, 오늘부터 YTN 앞에서 집회를 매일 갖기로 했다. 시민들이 YTN 내부에서도 자성하고 고민하는 이들이 많다는 사실을 많은 분들이 알아주셨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