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병원성 대장균 O-157 균에 감염된 쇠고기 회수조치가 잇따르면서 광우병에 이어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이 다시 한번 도마 위에 오르고 있습니다.
O-157 균이 발견된 해당 작업장에서 반출한 쇠고기는 대거 회수조치됐는데, O-157균 감염이 된 것으로 알려진 쇠고기 작업장은 한국에 수출할 수 있는 작업장 중 하나로 확인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국내로 수입되는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O-157, 소의 대장에 기생
O-157 세균은 주로 소와 돼지 등 가축의 대장에 기생하는 대장균의 일종입니다. 대장균은 보통 건강한 사람의 장에도 살고 있기에 대장균 자체가 문제될 것은 없습니다. 몇 년 전부터 문제가 되고 있는 대장균 O-157도 대장균의 일종으로 그 이름으로만 볼 때에는 특별한 균이 아닙니다.
그러나 대장균도 다 같은 균이 아니고 나름대로 다른 특성을 지니고 있는데, O-157이라는 특정 항원을 지닌 대장균은 다른 대장균과는 달리 혈변과 콩팥의 기능손상을 일으키는 독소를 분비한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그래서 이 대장균에 의한 병에 걸리면 심한 혈변과 신부전이 나타나는 것이 특징입니다.
이 세균은 1982년 미국에서 햄버거를 먹고 집단으로 심한 혈변이 발생한 사건 때문에 처음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대장균은 소의 장에 정상적으로 사는 균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백경란 서울삼성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소의 장내의 물질이 도살한 소의 고기에 오염되거나, 우유와 같은 소의 생산물에 섞이고, 사람이 이런 음식을 섭취했을 때 전염된다"고 말합니다.
O-157 균은 독성이 강해서 100마리 정도의 극소량만 섭취해도 심각한 감염증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미국에서만 매년 1만~2만명의 환자가 발생하는데 이 중 250명이 사망할 정도로 치명적인 균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65세 이상의 고령자는 특히 주의해야
▲ O-157 균은 독성이 강해서 100마리 정도의 극소량만 섭취해도 심각한 감염증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반드시 잘 익혀먹도록 해야합니다. ⓒ 오마이뉴스 자료사진열이 나지 않는 급성 혈성 설사와 경련성 복통이 O-157 균 감염의 특징적 증상입니다. 설사는 약하게는 혈액을 포함하지 않는 것에서부터 대부분 혈액만 나오는 상태까지 다양하게 발생할 수 있지만, 발열은 대개 없으며 출혈을 동반한 수양성 설사, 복통, 구토 등의 증상을 보입니다.
O-157 균의 독소가 장점막이나 신장의 세포를 파괴하기 때문에 혈변이나 신장기능에 장애를 초래하게 됩니다.
일반 성인의 경우 대개 1주일이면 치유되나 베로(Vero)독소나 시가(Shiga)독소 등의 장독소를 생산하는 균주에 감염이 되면 용혈성요독증이나 혈전성혈소판감소증 같은 합병증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65세 이상의 고령자의 경우에는 용혈성 요독증후군 등의 합병증으로 인해 사망률이 50%에 달할 정도이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특히 용혈성 요독증후군의 경우에는 치유가 되더라도 약 30% 정도에서 신장기능 이상이 생기는 등 후유증이 남게 됩니다.
백경란 교수는 "햄버거는 고기를 갈아서 만들기 때문에 햄버거 고기 속에까지 균이 오염될 수 있는데, 이런 햄버거 고기를 잘 굽지 않으면, 고기 속에 있는 세균이 다 죽지 않아 전염될 수 있다"면서 반드시 잘 익혀먹을 것을 권합니다.
여름철은 식중독 주의보가 내려질 정도로 식중독이 걸리기 쉬운 환경입니다. 특히 올해는 미국산 쇠고기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O-157 균에 대한 대비도 필요한 실정입니다. O-157 균을 포함한 식중독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여름철 음식물은 가급적 잘 익혀드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