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제2롯데월드 반대파 김은기 공참총장 경질 후 사실상 허용 발표 성남시, “롯데 재벌 이익만을 위해 우리 재산권 손해 볼 수 없다” 성토
롯데가 이겼다? 제2롯데월드 초고층 빌딩 건설 허용 여부를 둘러싸고 벌여 온 국방부, 송파구, 시민단체, 성남시, 롯데그룹간 한판 승부가 롯데의 승리로 사실상 일단락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18일 대통령 주재로 열린 ‘제2차 투자 활성화 및 일자리 확대를 위한 민ㆍ관 합동회의’를 통해 제2롯데월드의 초고층 빌딩을 인허가하는 방향으로 올 해 말까지 결론내기로 했다.
이 같은 소식은 정부의 발표가 있기 며칠 전부터 이미 재계와 주식시장에 파다하게 퍼졌던 사항. 특히 주식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지난 15일부터 “신동빈 부회장이 청와대에서 제2롯데월드 신축 발표를 한다”는 소식이 돌았었다.
이를 위해 청와대는 제2롯데월드 신축을 끝끝내 반대해 온 김은기 공군참모총장을 교체하는 강수를 뒀다. 이에 가장 크게 동요하는 곳은 성남시민들. 성남시에 살고 있다고 자신을 소개한 한 전업 투자자는 “제2 롯데월드 추진의 청와대 발표설을 주식시장에서 듣고 루머라고 일축했었다”며 “그런데 이를 위해 공군참모총장까지 교체하는 강수를 둔 것에는 할 말이 없다. 이제 우리는 집값 걱정부터 해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공군은 잠실에 초고층 빌딩 입주를 반대하는 한편, 제2롯데월드의 마천루 건설이 현실화 될 때를 대비해 다양한 검토작업에 착수한 바 있다. 그리고 이 중 가장 유력한 대안으로 거론된 것이 바로 전투기의 활주로 변경.
당시 공군의 한 관계자는 “서울공항은 북한과의 전쟁 시 미국인들을 소개하고 미 육군을 추가 배치하는 창구로 활용되는데다 이미 대북 정찰을 위한 최첨단 기기들이 지하 벙커 내에 자리 잡고 있어 기지 이전이 사실상 쉽지 않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최악의 경우 잠실 마천루를 피하는 코스로 활주로를 새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
성남시민들의 반대의견
그런데 활주로가 변경되면 서울 송파의 위례 신도시와 성남 구시가지 재개발 지역이 모두 고도제한 구역 안으로 묶이게 된다. 이 경우 현재 줄줄이 늘어선 이 지역의 재개발 및 신도시 계획은 모두 물거품이 될 수밖에 없다.
성남시의 한 시민은 “본래 성남 전투기 비행장의 활주로 방향은 북한의 위험에 맞춰 정확하게 설치된 것이다”며 “그것을 군사상 필요성과 성남 주민들의 재산권에 대한 고려 없이 특정 재벌그룹만을 위해 추진하는 것은 분명히 잘못된 것”이라고 성토했다. 이와 관련, 경기도의회 장윤영 의원은 “결국 특정기업을 위해 38년 간 재산권 피해를 입어온 주민들의 오랜 민원을 무시하는 횡포”라고 목소리를 높인 바 있다.
무엇보다 이번 발표에 대해 공군참모총장을 교체하면서까지 강행한 것과 관련해 재벌 특혜 시비가 한층 격렬해 지고 있다. 그동안 공군과 국방부는 잠실에 초고층 건물이 들어설 경우 서울공항을 이용하는 항공기의 계기비행 접근보호 구역(고도 203m)에 들어가 항공기가 건물에 충돌할 가능성이 높다며 반대했었다. 그리고 공군과 국방부의 완고한 반대입장의 최 일선에는 김은기 전 공군참모총장이 있었다.
또 이번 결정으로 강남의 집값이 폭증할 기미를 보이고 있다.
이미 서울 잠실은 롯데그룹의 제2롯데월드 추진 발표 이후 집값이 상승했다가 공군의 강한 반대와 송파구의 마천루 불허 방침이 나오자 집값 하락을 경험한 바 있다. 이와 관련, 잠실지역 한 부동산 관계자는 “앞으로 집값이 더 뛰지 않겠냐”며 “벌써부터 집값 상승을 노리고 매물들이 잇따라 취소될 기미가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