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떠오른 생각들을 두서없이 적어보았습니다. 뭐라 생각하실지 모르겠네요..다들 느낀점을 써보아요 ㅋ
존칭은 생략하겠습니다.
꽤 오래전서부터 어떤것이든 간에, 난 늘 항상 최악의 상황을 생각하는 버릇이 생겼다. 어떠한 단서 하나가 있다면 그것으로 인해 벌어질 수 있는 최악의 상황. 밑바닥이라 생각할 수 있는 바로 그 단계까지.
적어도 지금까지는 그 밑바닥으로 생각해왔던 상황 이하로 더 악화되었거나 밑바닥 그 상황까지 사태가 악화된 적은 없었다.
내가 온실 속 화초처럼 자라왔기 때문이거나, 아님 내 사상이, 내 평소 생각이 음울하고 기괴하며 싸이코다웠기 때문이거나.
물론 그렇게 생각하는 버릇을 갖는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내가 평소 생각지 못했던 곳에서 오는 실패를, 그러니까 예상치 못했던 실패를 감당할 수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실패와 좌절, 그 크나큰 아픔에 나름대로 내 자아를 보호하기 위한 방법을 강구해야 했고, 그 결과로 나는 지금, 밝은 모습을 잃어가고 있다.
이러한 습관이 불러온 변화된 내 모습은 참담하다. 최악을 가정하는 버릇, 결코 좋은 게 아니었다. 점점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는지 알아가게 될 수록 내 자신의 암울한 면모를 발견하게 되었고, 그들과 비교하면 비교할 수록 나는 비관론자가 되어버렸다.
뭐든 좋게 생각하는 친구들과 뭐든 항상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고 그 상황에 맞추어 행동하는 나.
암울한 자식.
이제는 나이가 나이인지라 좀 더 다른 게 보이긴 한다. 뭐 어쨌든 간에 결국은 같은 사람이라는 거.
집이라는 폐쇄적이고 협소한 인간관계를 벗어나 학교와 사회라는 곳을 경험하게 되면서 좀 더 다른 걸 알아가고 있다. 공동체 삶을 배우고 남을 배려해야 되며 그들과 닮아가려고 노력하는 와중에 발견한 것은, "어? 나만 이렇게 생각할 줄 알았는데..", "이자식도 별반 다를게 없구나.", "흠..이정도 수준의 사람이네."
결국은 인간의 본질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저 아주 먼 옛날, 원숭이로부터 인간으로의 진화가 이루어지면서 가지게 된 것과 버리게 된 것들. 변화와 발전이라는 모태로 지금 현재의 모습을 이루고 있지만 결코 좋은 쪽으로만 발전되어 오지 않았다는 것. 그 누구도 알 수 없기 때문에 그 누구도 인간의 삶이 이래야 된다는 답을 제시할 수 없다는 것.
나는 불완전하고 아직 모자라기 때문에 좀 더 나아 보이는 다른 사람의 모습을 닮으려 노력하는 것? 뭐 지금까지 살아온 모습이란 게 좀 더 나아 보이는 사람을 표방하고 내 구미에 맞게 조금 변화시켜 온 것이지만.
그 본질은 변하지 않았다.
기괴한 비관주의자가 27살의 나이에 임시로 내려 본 결론은 이러하다. 아무리 최악을 가정하더라도, 결국은 모든것이 일어날 수 있는 세상이며, 누군가 해답을 제시하지만 그것은 어떠한 것이든 간에 항상 참일 수 없다.
즐거움을 위해 살아가는 것. 내가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즐거움을 위해 오늘 하루도 참고 살아간다고 생각하지만, 일시적인 생각일 뿐, 나는 늘 내가 생각하게 되는 것이 진리일 거라고 착각을 하며 살아가고 있다.
비관적인 생각에 젖어 사는 놈이 내린 결론이란 소리를 들을 수도 있겠지만, 그리고 착각이겠지만, 내가 내린 결론이 틀렸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