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산하가 누구의 것인가. 애지중지 반 만 년 우리 민족의 터전이었다. 힘찬 산맥들이 울퉁불퉁 달리고, 푸른 강들이 고을마다 흘러드는 아름다운 강토다. 누구 맘대로 마구잡이로 파헤치겠다는 건가. 우리 민족의 정기를 빼기 위해 안간힘을 쓰던 일본 제국주의 세력들조차도 고작 영산마다 쇠말뚝을 박는 짓 뿐 이었거늘.
마침내 이명박 정부가 금수강산을 파헤칠 모양이다. 최종 확정된 4대강 살리기 마스터플랜에 따르면 2012년까지 한강, 낙동강, 금강, 영산강에 최소 22조2000억 원을 투입한다. 이는 18조 원으로 예상됐던 대운하 사업비보다 훨씬 큰 비용이다. 이번 발표에는 포함하지 않은 정부 부처별 연계사업비를 합하면 총 사업비는 크게 늘어날 전망이라고 한다.
▲ 이명박 대통령 ⓒ사진출처-청와대 “국민들을 편안하게 모시지 못한 제 자신을 자책했습니다.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가 급격히 떨어지고 온갖 비난의 소리가 들리는데 제가 무엇을 위해 고집을 부리겠습니까. 국민과 소통하면서,국민과 함께 가겠습니다.국민의 뜻을 받들겠습니다.반대 의견에 귀를 기울이겠습니다. 이제 새로 시작해야 할 시간입니다.두려운 마음으로 겸손하게 다시 국민 여러분께 다가 가겠습니다.”
아무래도 이명박 대통령의 귀에 문제가 생겼나보다. 자신을 향해 쏟아지는 온갖 비난의 소리를 듣지 못하는 듯하기 때문이다. 여야를 막론하고 한목소리로 국정쇄신을 요구하는 데도 요지부동이다. 보수진영의 언론인과 학자들까지 대통령의 궤도수정 필요성을 외치고 있건만 묵묵부답이다. 국민의 뜻을 받들고, 반대 의견에 귀를 기울이겠다는 분께서 전혀 남의 소리를 듣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대통령에게 청각장애가 발생한 건 아닐까?
아무래도 이명박 대통령의 눈에 이상이 생겼나보다. 교수들과 종교단체, 시인, 평론가, 소설가 등 지식인들이 연일 이명박 대통령의 독선을 질타하는 시국선언문을 발표하는 데도 이를 못 본 채하고 있다. 서울대(124명)와 중앙대(68명) 교수들로부터 시작된 시국선언은 대구·경북(309명)과 부산·경남(161명), 충북대(80명), 서강대(45명), 성균관대(35명) 등으로 해일처럼 번지고 있다. 대통령의 모교인 고려대 교수들까지 131명이나 가세했다.
시인·소설가·평론가 등 문인 188명은 “6·9 작가선언”을 발표했다. 작가선언에는 진보 성향의 한국작가회의는 물론 정치적 색깔을 잘 드러내지 않았던 자유주의 성향의 문인들까지 대거 참여했다. 이들 지식인들은 하나같이 한국의 민주주의가 심각한 위기에 직면해 있으며, 언론자유가 위축되고 있으며, 특정계층에 편중된 정책과 일방적 국정운영으로 사회통합이 저해되고 있다는 우려를 전하고 있다.
국민들의 저항에 귀를 막고 눈을 감은 이명박 정부의 모습은 4·19혁명 직전의 이승만 정권과 6·10항쟁 직전 전두환 군사정권을 떠올리게 한다. 국민에 맞선 정권의 말로는 비참했다. 지금이라도 눈을 뜨고 귀를 열어야 한다. 그 첫걸음은 삼천리금수강산을 절단 내는 4대강 사업의 중단이어야 할 것이다.
에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