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는 민영화되어야 한다. 다만...

레이시온 작성일 09.07.26 23: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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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는 민영화되어야 합니다. 다만…

 

요즘 언론계 안팎이 MBC 민영화 문제를 두고 시끄럽습니다. 조심스럽게 제 견해를 밝히자면, 저는 MBC가 민영화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다만, 한나라당과 조중동(조선·중앙·동아)이 외치는 방송의 '사유화'는 반대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민영화란 엄밀히 말해서 '독립화'입니다. 좋은 예가 경향신문과 서울신문입니다.
여러 차례 통폐합을 거친 경향신문은 지난 90년 한화그룹에 인수되었다가, 8년 뒤인 98년 한화그룹에서 분리되어 사원주주회사로 출범하여 완전한 독립언론으로 탈바꿈하였고, 서울신문(옛 대한매일)은 정부 소유에서 사원주주회사로 전환되어 지금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10대 일간지 가운데 한겨레와 경향신문, 서울신문은 독자와 사원이 '주인'이며, 공모를 통해 사장이 선임되고 있습니다. MBC 역시 사주는 존재하지 않지만, 방송문화진흥회가 최대주주로서 무늬는 민영, 속은 공영인 이중적 색채를 띠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MBC는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일까요? 필자가 생각하기에 정권이 바뀔 때마다 반복되는 공영방송의 관영화를 막을 유일한 대안은 사원주주화를 통한 '독립적' 민영화라고 봅니다.

 

공익적 기능을 담당하는 언론사의 특성을 고려할 때 전·현직 사원과 소액주주들을 중심으로 최대주주를 이루게 되면, 편향성 논란에서 자유로워지는 것은 물론 기자들의 편집권이 보장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보도에서 특정 세력의 입김이 작용할 소지가 자연히 줄어들게 됩니다. 현 정부와 대기업에 비판적인 한겨레와 경향신문을 '기득권'의 힘을 빌리고도 어떻게 해볼 수 없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다만, 유감스럽게도 한나라당이 말하는 민영화란 방송문화진흥회 소유 지분을 우리사주나 국민주 형태로 매각하는 것이 아닌 완전한 사유화입니다. 즉, 법률 개정을 통해 공영방송(KBS2, MBC)을 재벌과 거대 신문사에 내주려 하는 것으로 언론노조가 외치는 구호 그대로 공영방송을 '조중동방송', '재벌방송'화 하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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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중동방송', '재벌방송'을 막아야 하는 이유

 

조중동(조선·중앙·동아)이 거대 권력에 칼날을 들이댈 수 없는 이유는 이들 언론의 소유구조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이들 언론은 공통적으로 사주가 아버지에서 아들로, 다시 손자, 증손자로 이어지는 전형적인 족벌체제의 형태를 띠고 있습니다. 또한, 이들 언론 사주의 가계도를 살펴보면 정계는 물론 재계 안팎으로 인맥(혼맥)이 형성되어 있습니다. 이는 곧 경언유착, 정언유착으로 이어집니다.

 

MBC가 사유화되면 안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조중동의 사례가 보여주듯 언론이 사유화되면, 권력 비판이 사라질 소지가 높습니다. 또한, 사주가 편집권을 행사하게 되어 보도가 사주의 입맛대로 좌지우지되는, 언론의 본분을 상실하는 참혹한 결과를 맞게 됩니다.

 

현재 한나라당이 추진하는 방송법 및 신문법 개정의 요지가 바로 이것입니다. 이 법안이 통과되면 자산규모 10조 이상의 재벌그룹이 지상파 방송의 지분을 20%까지 소유할 수 있고, 거대 신문사가 방송사를 겸영할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민주주의의 근간이 제대로 자리잡지 못한 우리나라의 특성을 고려할 때 비판보도가 실종되는 것은 물론이고 여론 독과점을 심화시킬 우려가 있습니다.

 

한나라당과 조중동의 주장처럼 선진국에도 '언론재벌'과 '족벌언론'은 존재하며, 또한, 신문·방송 겸영은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흐름입니다. 다만, 민주주의의 개념조차도 올바르게 정착되지 못한 우리 사회에서는 아직 시기상조이고, 선진국과 비교하는 것 또한 무리가 있습니다.

 

우리나라 신문 시장의 70% 정도를 조중동이 점유하고 있으며, 그나마도 불공정한 방법으로 독자 수를 끌어모았고, 지금도 이러한 방법을 동원하고 있는 현실입니다. 재벌들은 어떻습니까. 쥐꼬리만한 지분으로 회사가 자신의 소유인양 이른바 '황제경영'을 하고 있는 기업인이 부지기수이며, 민주화 20년을 맞은 지금까지도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말이 나돌 정도로 각종 부패가 만연한 부끄러운 사회입니다. (우리나라의 일부 재벌들이 하는 작태는 한국에서는 고작 집행유예 수준에 머물지만, 미국에서는 가차없이 실형에 처한다고 합니다. 이것이 한국과 선진국의 차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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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노조의 파업은 '자기 밥그릇 지키기'가 아닙니다.

 

부끄럽게도 '거대'라는 수식어를 달고 있는 이들 언론은 재벌과 유착관계를 맺고 있으며, 이러한 유착관계의 폐단은 이들 언론의 보도 행태에서도 드러나듯이 독자의 눈치를 보는 것이 아닌 광고주와 사주의 눈치를 보고 있으며, 그들의 입맛에 따라 논조가 달라집니다. 즉, 강자 친화적(친재벌, 친기득권) 보도를 일삼고 있습니다. 조중동의 지면과 앞서 언급한 한겨레, 경향신문, 서울신문, 한국일보 등의 지면을 비교하시면 차이가 분명하게 드러날 것입니다.

 

조중동을 기득권 언론이라 칭하는 이유가 바로 이것입니다. 조중동의 지면에는 '약자'가 없습니다. 노동자도 없습니다. 서민도 없습니다. 오직 가진 자, 힘 있는 자만이 존재합니다. 사주와 광고주, 기업의 입맛대로 보도가 좌지우지되는 '그들만의' 언론을 원하는 분들은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MBC가 재벌과 조중동의 손에 넘어가게 되면, 소비자 고발 프로그램으로서 사회적 순기능을 다하고 있는 '불만제로'는 광고주가 기피한다는 이유로, 오랜 역사를 지닌 시사 고발 프로그램 '피디수첩'과 토론 프로그램 '100분 토론' 역시 브라운관에서 사라지거나 자신들의 이해관계에 충돌하지 않는 선으로 비판 기능이 축소될 가능성이 큽니다.

 

물론 한나라당이 추진하는 '사회적 악법들'이 통과된다 할지라도 언론 노동자에게 직접적인 피해가 돌아가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활동영역은 넓어질지 모릅니다. 다만, 파업에 임한 언론인들(기자, 아나운서, 피디, 작가, 방송기술인 등)은 이 법안으로 하여금 우리 사회와 시청자(독자)에게 돌아가는 피해가 무수히 많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에 매서운 추위를 무릅쓰고 거리로 나오게 된 것입니다. 즉, '자기 밥그릇'을 지키기 위해서가 아니라 '시청자의 숟가락'을 지키기 위해 거리로 나왔습니다.

 

여러분의 작은 관심이 더 나은 언론, 더 나은 사회를 만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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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http://blog.naver.com/pureundeul?Redirect=Log&logNo=10039644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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