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말기엔 문화·예술인 ‘변절’ 많아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가 27일 마지막 친일인사 700여명의 명단을 발표하고 활동을 끝냈다. 이번 발표는 일제강점기 막바지인 3기(1937∼45)를 대상으로 한 것이라 인원이 다른 시기의 서너 배에 달한다. 명단에는 유명 원로 예술가와 사업가 등이 대거 포함돼 적잖은 논란을 불러일으킬 전망이다.
◆최남선 등 문화예술 인사 대거 포함=위원회는 일제강점기 1기(1904∼19년) 106명, 2기(1919∼37년) 195명을 각각 2006년과 2007년 발표한 데 이어 이날 704명의 명단을 발표했다. 위원회가 발표한 친일인사는 결국 총 1005명으로 확정됐다.
정치 부문에서는 1884년 갑신정변을 주도한 박영효가 이번 3기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박영효는 중추원 고문과 부의장을 역임하고 일왕한테서 한국병합기념장을 받아 친일 행위자로 분류됐다.
군인·헌병 중에는 ‘한국전쟁 영웅’으로 평가받는 백선엽 장군 등이 포함됐다. 위원회는 백 장군이 42년 만주군 소위 임관 이래 일본의 침략전쟁 적극 협력했고, 43년부터 간도특설대에서 항일세력을 탄압한 사실을 들었다. 백 장군 가족이 이의를 제기했으나 기각됐다.
교육 분야에서는 김성수 전 동아일보 사장이 눈에 띈다. 김 전 사장은 조선임전보국단 발기인과 감사, 국민정신총동원조선연맹 발기인 등의 친일 행적이 문제가 됐다. 이화여대 설립자인 김활란도 명단에 올랐다. 언론인 중에는 국민총력조선연맹 참사와 선전부 위원을 지낸 방응모 조선일보 전 사장이 선정됐다. 종교 부문에서는 3·1운동 당시 민족대표 33인 중 한명이었던 최린이 포함됐다.
문예·예술 쪽에서는 시인 최남선·노천명·모윤숙·서정주·주요한, 소설가 김기진·이광수·정비석, 화가 김기창, 작곡가 현제명 등 교과서에 자주 등장하는 인물이 올랐다.
◆위원회 4년여 활동 종료=2005년 5월 대통령 직속으로 출범한 위원회는 이날 해단식을 갖고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학계 출신의 연구진 40여명이 정식 보고서만도 25권(사진)에 달하는 방대한 자료를 출간하는 성과를 이뤘다. 하지만 박정희 전 대통령과 장지연 황성신문 주필 등을 명단에서 제외해 일부에서는 ‘절반의 성공’으로 평가하고 있다.
성대경 위원장은 “민족 정통성을 확립하고 사회정의를 구현할 뿐 아니라 동아시아 국제질서에 아직도 뿌리 깊게 남아 있는 제국주의 침략의 잔재를 청산하는 성과가 있었다”며 “식민지배의 아물지 않은 상처를 치유하는 데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국역사연구회 회장인 덕성여대 한상권 교수(사학)는 “국권을 빼앗긴 뒤 60년 만에 국가가 친일명단을 발표한 것은 뒤늦게 사회적 책무를 한 것”라 평가하면서도 “법률에 따라 위원회 활동이 제약을 받은 점은 아쉬운 점”이라고 말했다.
장원주 기자 stru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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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동아일보야 이래저래 할것도 없지만
왠지 박정희 전대통령이 빠졌다는 사실은
반대에 부딪쳐 어쩔수없이 빠졌단 느낌이 강하게 드네요.
아쉽지만 말 그대로 절반의 성공인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