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조 보수가 빨갱이로 몰린 까닭

가자서 작성일 09.12.11 20:0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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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조 보수가 빨갱이로 몰린 까닭

 

 

 

[116호] 2009년 12월 03일 (목) 11:33:11

시사인    사진 조남진·글 이종태 기자

 

 

백주대낮, 수도 서울 한복판에서 난데없는 ‘빨갱이 사냥 대회’가 열렸다. 그 자리에서는 ‘이분도 빨갱이, 저분도 빨갱이,

 

빨갱이가 판쳤다.’

보수 성향 민간단체인 국가정상화추진위원회(위원장 고영주)는 11월26일 오전, 서울시 광화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가 정통성을 부정하거나 반국가 활동을 한 증거가 명백한 친북?반국가 인사 중 1차로 100명을 다음 달 발표하겠다”라

 

고 밝혔다.

   

친북좌파사전에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이 빠졌다며 강하게 항의하며 단상

을 점거한 보수단체 회원들

 

단상에는 공안통 검사 출신인 고영주 위원장. 단하에는, 국민의례를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시민단체 행사장을 뒤엎은 바 있

 

는 백발성성한 ‘애국’ 시민들. 이른바 ‘친북좌파’뿐 아니라 산천초목도 전율케 할 만큼 장엄하고 삼엄하게 애국가가 제창되고

 

국민의례가 진행되었다.



그러나 “친북인명사전에 전직 대통령이 포함되느냐”라는 질문에 “1차 대상자에는 돌아가신 분은 포함하지 않았다”라는 고영

 

주 위원장의 답변이 화근이었다. 순간 뒤쪽에서 일어선 노인이 “김대중도 빠진 친북 명단은 필요 없다. 저 놈들도 빨갱이다”라

 

고 외치자 장내는 온통 술렁였다.

   

국가정상화추진위원회(위원장 고영주, 위 오른쪽 네번째)가 친북반국가 인사

100명을 발표했다.

 

 

여기저기서 “너 간첩이지” “북한에서 공작금 얼마 받았냐” 따위 ‘의혹’이 제기되더니, 기자석 앞은 이내 단상의 ‘간첩’들을 잡

 

으려는 ‘애국’ 인사로 가득 찼다. 고영주 위원장은 “좌파 쪽에서 방해하려 온 것 아니냐”라며 노인들에게 도리어 ‘친북 의혹’을

 

제기했다. ‘친북좌파’ 잡으려고 모인 분들이 서로에게 ‘좌파’ ‘간첩’ 딱지를 붙이는 광경은 마치 ‘친북인명사전’ 제작의 예행연

 

습처럼 보였다.



서로를 빨갱이라고 부르면서 장내가 진정시키기 어려울 만큼 소란스러워지자, 고 위원장은 기자회견장을 빠져나갔다. 이런

 

그에게 누군가 외쳤다. “빠져나간다. 빨갱이들 다 잡아라!”

   

"빠져나간다. 빨갱이들 다 잡아라"는 보수인사들의 항의를 받으며 기자회견장

을 빠져나가는 고영주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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