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슨가족'좌빨애니 ??

쏜가 작성일 09.12.11 20: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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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더그라운드 넷]심슨가족은 좌빨 애니메이션?

2009 12/15   위클리경향 854호

20091208000945_r.jpg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온 TV 애니메이션 <심슨가족>의 캡처. pgr21“전 지금 관심이 집중되는 햄버거를 발표한 크러스티 버거에 나와 있습니다.”

한 햄버거 가게 앞. 스프링필드 채널6의 앵커인 켄트가 현장취재를 나와 있다. 이날 취재 대상은 ‘곱빼기 햄버거’ 출시 행사. 햄버거 가게 주인인 광대 크러스티는 ‘곱빼기 햄버거’의 생산 과정을 설명한다. “1등급 쇠고기를 다른 소에 먹입니다. 그 소를 도살해 다른 소에게 먹여 그 소의 고기를 빵 사이에 끼워 팔면 말 그대로 곱빼기 햄버거죠!” 햄버거를 시식하는 켄트. 곧 사람 살을 뜯어먹는 괴물(Muncher)로 변한다.

TV 애니메이션 시리즈의 한 에피소드가 한국 누리꾼 사이에서 화제를 모았다. 애니메이션의 이름은 <심슨가족>. 국내에서도 공중파와 애니메이션 전문채널을 통해 방영된 바 있다. 이 에피소드는 지난 10월 말 핼로윈 시즌 때 방영한 것이다.

원래의 이야기를 계속 들어보자. 켄트는 크러스티의 팔을 뜯어먹고, ‘감염’된 사람들은 다시 다른 사람들을 뜯어먹는다. 그리고 메시지가 뜬다. “소를 먹지 말지어다, 인류여.” 28일 후. 이미 이 병은 전 세계로 퍼졌다. 고립된 심슨 가족은 안전한 마을을 찾아 나선다. 대부분 눈치를 챘겠지만 영화 <28일 후>나 <랜드 오브 더 데드> 등 최근 좀비영화의 패러디다.

한국 누리꾼이 이 에피소드에 비상한 관심을 보인 이유는 재앙의 근원으로 제시한 과정이 바로 광우병 소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캡처한 이미지를 올린 누리꾼은 이런 제목을 달았다. “이럴 수가… 심슨 가족은 좌빨(좌익빨갱이)이 확실합니다.”

게시물을 본 누리꾼들이 맞장구를 쳤다. “좌빨에 불 지르고 폭력까지 휘두르는 좀비네요.”(forangel), “아니죠, 이건 우리나라 좌파들의 사주를 받은 거죠. 얼마나 좌파가 돈이 많으면 미국 폭스사(<심슨시리즈>를 방영하는 미국방송사)의 심슨까지 저러겠습니까. 좌파들을 처단해서 다 구속시켜야지요. 모든 수단과 방법을 통해 그들을 세무조사해야죠… 라고 하시지 않을까.”(Schizo) 뒤의 누리꾼 반응은 이 에피소드를 본 ‘누군가’의 반응이 그럴 것이라는 예상이다. 그러나 옹호도 있다. “크러스티가 말하는 햄버거에 쇠고기의 원산지가 어디라는 주어가 없으므로 저 소는 미국산 소가 아닙니다.”

누리꾼의 ‘좌빨 풍자놀이’는 어떤 기억을 소환시키는 힘이 있는 것처럼 보인다. 다소 엉뚱해 보이지만 한 누리꾼은 다음과 같이 답글을 남겼다. “돌아오는 기회에는 투표를 꼭 해요.”

어쨌든 궁금하다. <심슨가족>이 정말 좌파 성향일까. 청강문화산업대학 만화일러스트레이션학과 박인하 교수는 “<심슨가족>시리즈는 비단 사회문제뿐만 아니라 가족간 관계나 개인과 관련한 풍자적 내용을 많이 담고 있는 애니메이션”이라고 설명했다. 이를테면 ‘소를 먹지 말지어다, 인류여’와 같은 메시지는 사회적 메시지라기보다 채식주의자로 설정돼 있는 심슨 캐릭터 리사의 성향을 반영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박 교수는 “(해당 에피소드는) 우리가 보기에 노골적인 풍자로 보일지 몰라도 미국에서는 일반적으로 용인되는 미국식 농담”이라면서 “우리나라에서 그렇게 했다간 난리가 날지도…”라고 여운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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