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해외투자의 코메디 [readme님 글]
불과 3개월전, 런던의 맨하탄이라고 할 수 있는 캐너리 와프 지구의 HSBC 빌딩을 우리나라 국
민연금이 매입했다고 동네방네 자랑이 대단했다. 항상 열등의식과 자격지심에 꽁~ 찬 쪼오센
진 공무원들이 과거 대영제국의 동양 식민지 수탈은행 건물을 사겠답시고 영국인들 앞에서 돈
다발을 흔들었으니, 제 딴에는 런던 소호 뒷골목에서 백마를 탔던 기분처럼 짜릿했을 것이다.
어린쥐 영어도 제대로 못씨부리는 아키히로 명박이상 한테서 모처럼 칭찬 좀 들었는지도 모르
겠다. (천문학적인 커미션은 스위스 은행으로 들어갔을까...)
런던 땅에 깃발은 꽂았는데...
http://invisible.economist.free.fr/dm/rdm/D115_812335.htm
얼씨구나! 부동산 매입한 지 불과 3개월 동안에 파운드가 폭락할 줄을 누가 알았을꼬? HSBC
를 7억7250만 파운드, 파운드당 1950원, 1조5천억원에 샀다고 좋아할 땐 언제고, 요즘 파운드
가 1780원도 될까말까하니 원화로 따졌을 때, 가만 앉아서 1300억원이 날라가 버린 꼴이다. 영
국에서 부동산 구입시, 노타리(Notary) 비용, 등록세, 중개비 등이 만만치 않은데, 모두 (불법
커미션 빼고도) 10%만 따져도 1500억원, 만일 지금 건물을 당장 판다면 그것도 최소 2%의 비용
이 발생할 것이므로, 결국 3개월 사이에 3천억원, 즉 투자액의 20% 이상의 손실을 보았다는 계
산이 나온다.
그렇다고 해서 파운드가 올라갈 기미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 전통적으로 그리스의 최대 투자자
가 영국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런던 부동산의 최대 고객인 러시아도 철수 중이다. 파운드 올라
가기 바라며 원화가 폭락해준다면 그것은 대한민국 전체에게 더 큰 재앙이 된다... 물론 런던
의 땅은 엄청나게 비싸다. 서울의 땅값은 오로지 강남 마담들의 거품 수요에 의해서 좌우되지
만 런던의 땅값은 전세계의 부자와 은행과 그들의 비지니스 수요에 의해 결정되는 까닭이다.
그러므로 세계경제의 변동은 즉각적으로 런던 부동산 시장의 변동으로 증폭되어 나타난다. 국
민연금공단의 "관계자"가 주장하는 바와 달리 런던의 부동산은 수익성도 안정성도 전혀 보장하
지 않는다. 해외의 부동산 특히 선진국의 부동산을 국민의 돈으로 매입하는 이유는 오직 사대
주의에 물들은 멍청한 정책자들의 허영심이다. 아니면 장관 아들 딸내미가 유학 가있을 때 용
돈 좀 뜯어낼 수 있는 장치가 되는지도...
석달에 3천억원이면 한달에 천억원... 이명박 정권이 들어와 깍아버린 기초생활수급비 40만원
중 일인당 10만원을 백만명에게 다시 돌려줄 수 있는 돈이다. 아니면 어린이 공부방 2만개를
더 만들어 운영할 수도 있다. 국민의 사회복지 향상을 위한 노력은 어디로 가고, 도대체 부동
산 투기나 쳐하다가 - 더구나 해외에서 - 돈 잃고 몸 뺏기는 짓이 과연 국민연금의 기본철학인
가? 소위 명망있는 박사니 도사니 교수니 고수들이 즐비한 국민연금 운영위에서는 겨우 석달
후의 뻔한 재앙도 내다보지 못하고 멋대로 판돈을 싸질러 대는가?
문제는 국민의 돈은 반드시 국민을 위하여 쓰여야 한다는 절대원칙이 지켜지지 않고 있
다는 점에 있다. 도박판이 혹시나 잘 돌아가서 돈을 딸 수 있을지언정, 우리 국민의 돈으
로 남의 나라 재산을 가지고 장난쳐서는 안된다.
우리는 영국의 히드로 공항이 헐 값에 나와 그것을 사면 마치 졸지에 떼돈을 벌 수 있을 것처
럼 보인다 하더라도 히드로 공항을 사서는 안된다. 왜냐하면 그것은 경제의 문제가 아니라 도
덕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히드로 공항은 영국의 대문이며 영국인의 재산이다. 남의 집 대문을
사놓고 그 문을 들락거려야 하는 그 집의 바로 주인들에게서 출입료를 받아쳐먹는 짓은 바로
양아치의 가증스러운 갈취행위이다. 우리 자신이 경제 양아치가 되어서 안되는 것처럼, 우리
자신도 외국 경제 양아치들에게 대한민국의 대문이며 재산인 인천공항을 비록 비싼 값이라 하
더라도 팔아 넘겨서는 안된다. 더구나 그것마저 헐 값에 팔아치워 제 뱃속을 채우려는 이명박
조폭 패밀리의 매국매판행위는 오직 극형으로서 처단되어야 한다.
국민연금, 건강보험 그리고 모든 사회복지는 기금의 운용(capitalization)이 아니라 반드시 조세
를 통한 소득의 재분배(repartition)에 의해 이루어져야 한다. 공공 기금을 운용한다는 것은 결
국 국가가 국민의 돈으로 돈놀이를 한다는 말 외에 아무 것도 아니다. 그것은 복지가 아니라 사
기이다. 정권에 의해 낙하산 임명된, 화려한 학벌과 경력의 골든 매니저들이 우쭐대며 "투자 수
익성"이 좋다느니 떠벌이는 것은 국민들과 기업들을 더 많이 갈취했다는 고백에 불과하다. "해
외의 투자실적이 좋다"는 말은 그만큼 더 악랄하게 다른 나라에서 돈놀이를 했다는 자백이다.
그렇다고 위대한 샤일록을 배출한 자랑스런 한민족이여, 아! 대~한민국! 좋아해야 하나? 그렇
지 않다. 남에게 끼친 돈놀이의 피해는 고스란히 우리에게 되돌아온다. 그것이 교환경제의 인
과법칙이다.
왜냐하면 경제(經濟)란 서로 간에 물어 뜯어먹으며 경쟁하는 어떤 것이 아니라, 분업과
협업에 의해 공동의 이익을 추구해야 하는 어떤 도덕(道德)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