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집은 완전 서민중의 서민층으로 하루하루 겨우 살아가는 상황입니다.
저는 항상 인터넷을 통해 정보를 얻고 뉴스를 보고 부모님들께서는 컴퓨터를 잘 못 다루시니 TV를 통해서만 정보를 얻고 계
십니다. 대부분 K방송, M방송 등의 뉴스를 통해서 말이죠. 제가 철이 없던 20대 초반만 해도 선거할 때만 되면 아버지를 통해
후보자들의 정보를 얻곤했는데 저의 이런 방식들이 얼마나 잘못된 방식이었는지 지금의 나라꼴을 보고 정말 깊이 반성하고
있습니다. 인터넷이 널리 보급되고 네티즌들의 눈이 날카로워 지고 있지만 컴퓨터를 다루지 못하는 세대들께서는 여전히 한
나라당을 그냥 찍고 계십니다. 부끄러운 얘기지만, 특히 제가 살고 있는 이 경상도란 땅은 한나라당 골수파라 해도 과언이 아
닐만큼 그 정도가 심합니다. 한나라당 자체의 문제보다는 한당만 그냥 이유도 없이 찍고 계시다는 상황이 문제인 겁니다.
6월2일 선거날. 또 여기 어르신들은 한당을 이유도 없이 그냥 찍으실 겁니다. 그 후보가 뭘하던 사람이던, 무엇을 했건 그런것
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냥 찍으실 겁니다. 그 당에 속해 있다는 이유만으로. 이런 폐쇄적인 동네는 한번만 여론몰이 하면
한 사람 몰아찍기는 일도 아닙니다. 인터넷을 통해 그 후보가 어떠한 길을 걸어왔는지 정보를 얻을 능력이 없기 때문에 여론
몰이 한방이면 선거는 끝난거나 다름없죠.
오늘 부모님들과 식사를 하면서 제가 정말 진지하게 이민을 얘기했습니다. 지금은 포석단계지만 만약 의료보험민영화가 가속
도가 붙게되면 제 능력으로는 잔병치레를 많이 하시는 부모님들의 의료비를 감당할 자신이 없기 때문이었습니다. 돈을 많이
벌지 못하는 내 자신이 부끄럽기도 하고..하지만 이렇게 얘기를해도 부모님들께서는 농으로 받아들이십니다. 정확히 표현하
자면 의료보험민영화가 어떤 것인지도 잘 모르십니다. TV를 통해 정보를 얻으시는 부모님들에겐 지금 천안함 사건이외에는
나라안에 아무일도 없는 것처럼 보일겁니다. 공중파 뉴스, 신문...어딜봐도 천안함 얘기뿐 의료보험민영화의 '의'자도 찾아 볼
수가 없습니다. 저희동네 주민들의 대부분이 이렇습니다. 그렇다고 천안함 사건이 작은 사건이라는건 아닙니다.
일전에 '식코'라는 영화를 보면서 의료보험민영화가 되면 어떤일이 일어나는지 똑똑히 봤기 때문에 저는 이 법안에 대한 체감
지수가 부모님들과 다릅니다. 그래서 오늘 진지하게 식사를 하면서 의료보험민영화가 앞으로 어떤 영향을 미칠지 부모님께
얘기해 드렸습니다. 하지만 반응은? '설마'입니다. 설마 그렇게 하겠느냐..서민들 다 죽으라고 하겠느냐..그런 사안이라면 TV
에 당연히 나와야지..라고 하십니다. 그래서 마지막에 그냥 진담반 농담반으로 중국에 있는 이모집에 몇 년 놀러갔다오세요..
라고 얘기하고 끝냈습니다. 사실은 진담이죠...보내놓고 여기 정리하고 저도 나갈 생각입니다.
야비해 보이지만 서민으로서 할 수 있는 선택이 이것밖에는 없다는 사실이 안타까울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