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로 위험 '황장엽 친척 위장' 너무 어설퍼

윤태흠 작성일 10.04.22 10: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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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자로 위장해 남파됐다가 검거된 간첩 김명호와 동명관에 대해선 향후 수사가 더 남아있음에도, 석연찮은 부분들이 적지 않다. 매우 치밀하고 정교한 스파이 활동과는 다소 거리가 먼 구석이 여러 곳에서 눈에 띄는 것이다.

무엇보다 이들의 탈북 경로가 미심쩍다. 김과 동은 '북한 평양→함흥→청진→회령→두만강 도강(渡江)→중국 옌지(延吉)→태국 방콕'이라는 복잡한 과정을 거쳤다. 중국이나 몽골루트를 통하지 않고 굳이 동남아 루트라는 먼 길을 돌아 국내로 잠입해야 할 이유가 명쾌하게 설명되지 않는다. 특히 태국의 경우, 탈북자들의 상당수가 한국행을 원하는 사람들이어서 실제로 국내로 들어오기까지는 통상 1년 이상이 걸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두 사람은 지난해 12월 태국으로 건너갔고, 올해 1월 말~2월 초에 입국했다. '초고속 남행열차'를 타게 된 아주 이례적인 경우라 할 수 있다.

동명관의 신분세탁도 어설프게 여겨지는 구석이 적지 않다. '황명혁'이라는 이름을 사용한 동은 국정원의 초기 심문과정에서 "황장엽의 친척이어서 북한에 남아 있으면 더 진급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고 한다. 사실 황장엽씨의 친인척에 대해 남한 정보당국도 당연히 파악하고 있을 걸로 판단하는 게 상식적인데도 황씨의 친척으로 위장한 것이다. 황씨의 친척으로 위장할 경우 오히려 정보당국의 주목을 받아 위험에 노출될 수 있을 게 뻔한 데도 이 같은 위험을 감수했다는 점에서 얼른 납득되지 않는다.

가명 '황명혁'의 탄생 경위도 마찬가지다. 검찰과 국정원에 따르면, 동은 애초 실제로 황씨의 친척인 '황○○'이라는 이름을 쓰려 했다고 한다. 하지만, 여러 가지 문제점이 발견됐고, 결국은 그가 이전에 한 차례 썼던 가명 '김명혁'과 조합해 '황명혁'을 만들어냈다고 한다. 북한이 남한의 정보력을 과소평가했다는 해석이 가능하지만, 역시 어설퍼 보이는 게 사실이다.

또 "목적 달성에 실패할 경우 제3국의 북한대사관으로 탈출해 추가 임무를 기다리라"는 지령을 받았다는 진술도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다. 항공기나 선박 등을 통해 제3국을 향하는 과정에서 오히려 검거될 위험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이밖에 "우선 황씨의 주거지와 동선 등을 파악해 보고한 뒤, 구체적 살해계획을 지시 받기로 했다"는 진술과 관련해서도, 탈북자 신분이어서 감시의 눈초리를 받게 될 이들에게 굳이 위험 부담이 있는 대북 보고를 여러 차례 하게 했다는 게 의문으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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