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사업에 대한 '거짓 홍보'로 수차례 물의를 빚은 국토해양부가 이번에는 팔당 유기농 단지를 놓고 거짓 자료를 내놓아 지역 주민이 반발하고 있다.
국토해양부는 지난달 28일 배포한 '팔당 유기농 경작지 보상을 위한 수용 재결 신청'이라는 제목의 보도 자료에서, "유기농이라 하더라도 수질에 악영향을 미.친다"며 팔당 유기농 단지 강제 수용에 들어간다고 발표했다. 국토해양부는 이 보도 자료에 '하천 부지 경작지의 퇴비 보관 장면'이라며 사진 2장을 첨부했다. (☞관련 기사 : 정부, 수십 년 팔당 유기농 단지 '강제 수용' 발표)
▲ 국토해양부가 지난달 28일 공개한 '하천 부지 경작지의 퇴비 보관 장면' 사진. 그러나 이 사진은 팔당 지역의 사진이 아닌 것으로 밝혀 졌다. ⓒ국토해양부
그러나 '유기농의 수질 오염'을 문제 삼고자 첨부한 이 사진이 팔당 유기농 단지가 아닌 엉뚱한 곳을 찍은 사진이었다. 팔당 농민들은 "유기 농지에서는 퇴비를 노지에 보관하지 않는다"며 "명백히 팔당 유기농 단지의 사진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농지 보존·친환경 농업 사수를 위한 팔당공동대책위원회(팔당 공대위)' 유영훈 위원장은 6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확인 결과, 사진은 부산시와 김해시의 낙동강 인근 지역으로 드러났다"며 "국토해양부는 유기농이 수질 오염의 원인이라고 공격하기 위해 이 사진을 마치 팔당 유기농 단지의 모습인 것처럼 사실을 오도했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김상희 의원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정부의 4대강 사업에 대한 거짓·왜곡 홍보가 도를 넘고 있다"며 "팔당 유기 농지를 빼앗기 위한 명백한 거짓말에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팔당 공대위는 이날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의 사과와 담당자 문책을 요구했다. 반면, 국토해양부는 보도 자료에 직접적으로 '팔당 지역'이라고 적시하지 않아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1986년 시애틀 사진 놓고 "4대강서 물고기 떼죽음" 오도하기도
국토해양부의 4대강 사업에 대한 허위 홍보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국토해양부는 지난해 2월 '4대강 살리기' 홍보 동영상에서 "낙동강·영산강 하류의 수질 등급은 5급수"이고, "4대강 유역에는 자연 습지가 전무", "철새가 찾지 않는 강"이라며 4대강 사업의 정당성을 홍보했다. 그러나 실제로 낙동강과 영산강의 수질은 각각 2, 4급수(2008년 기준)이며, 한강과 낙동강 하구는 주요 습지 보호 구역으로 지정돼 매년 철새들이 찾아오는 지역이다.
▲ 국토해양부가 4대강 사업 홍보 영상에서 소개한 물고기 떼죽음 사진. 그러나 이 사진은 1986년 미국 시애틀의 독극물 유출 사태 당시의 사진인 것으로 밝혀졌다. ⓒ국토해양부
▲ 4대강 살리기 추진본부의 홍보 동영상엔 4대강 사업과 아무런 관련성이 없는 경상남도 고성군의 삼덕저수지와 남해군 유구마을의 모습이 실렸다. ⓒ4대강살리기추진본부
특히, 국토해양부가 이 동영상에 넣은 물고기 집단 폐사 사진은 4대강의 모습이 아닌, 1986년 미국 시애틀 소재 한 하천의 독극물 유출 사태 당시의 사진인 것으로 밝혀져 논란을 빚었다. 정작 국내에서 물고기 집단 폐사가 발생한 것은 4대강 사업 공사가 진행 중인 경기도 여주군 남한강 일대이다. (☞관련 기사 : 4대강 공사 현장서 물고기 떼죽음…건설 업체 흙으로 덮어 은폐 시도)
그밖에도 국토해양부 산하 '4대강 살리기 추진 본부'는 지난해 10월 방송 광고에서 '4대강 유역 자연 습지 전무'라며 메말라 갈라진 땅 사진을 공개했으나, 이 사진은 4대강 사업과는 아무런 관련성이 없는 경상남도 고성군 삼덕저수지와 남해군 유구마을의 모습이었다.
출처: 프레시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