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천안함 특위에서는 무슨일이 벌어지고 있나
★이글은 민주당에서 발표한 글 입니다.
지난 24일 월요일, 천안함 진상조사 특위가 처음 열렸다. 4월 28일 구성됐으나, 공식활동기간인 두달 중 한달이 지나서야 뒤늦게 열린 것이다.(여야합의에 따라 활동기간이 한달 연장될 수 있다)
김태영 국방장관, 윤덕용 박정이 민군합동조사단장 등이 출석했다. 예상대로 여야간 입장차이때문에 첫날부터 제대로 된 진상조사를 하기 쉽지 않았다. 한나라당은 진상조사가 아닌 대책논의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대북결의안 채택을 촉구했고, 야당은 민군합동조사단 발표부터 재점검해 모든 의혹을 해소해야한다고 맞섰다.
그럼에도, 주목할 만한 성과가 있었다. 여태껏 알려지지 않았던 새로운 사실 네가지가 밝혀진 것이다.
1.KNTDS 좌표와 민군합동조사단 공식발표 좌표위치가 다르다
2.민군합동조사단 발표는 최종발표가 아니었다
3.두달 만에 찾은 가스터빈은 천안함 사고지점 바로 밑에 있었다
4.국방부와 합동조사단은 물기둥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1.KNTDS 좌표와 민군합동조사단 공식발표 좌표위치가 다르다!
국방위원회 소속으로 이미 KNTDS 자료를 열람한 박영선 의원에 따르면 KNTDS 좌표와 민군합동 조사단 공식발표 좌표가 600미터 가량 차이가 난다.
해군좌표가 124-36-02, 37-55-45인 것과 달리
KNTDS에서 천안함이 사라진 좌표는 124-35-47, 37-56-01이다.
박영선 의원은 이날 "왜 다르냐"고 물었지만, 국방장관과 민군합동조사단장으로부터 별다른 대답을 듣지 못했다.
(백령도와 대청도 지도 상에 찍어본 좌표들. 합동조사단 좌표와 KNTDS 좌표 차이가 확연하다)
2.민군합동조사단 발표는 최종발표가 아니었다!
윤덕용 민군합동조사단장에 따르면 5월 20일 발표는 중간발표 성격이었다.
김태영 국방장관은 "최종결과를 도출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국민들의 궁금점을 빨리 해소해주기 위해" 중간발표를 했다고 밝혔다. 이정희 의원이 "최종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지방선거를 위해 서둘러 발표한 거아니냐"는 의혹제기에 대해선 "충분한 증거가 있었고, 발표를 더이상 미룰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답했다. "힐러리 클린턴 장관이 방문하는 것까지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선 "그런 것과 무관하게 원래부터 19일, 아니면 20일로 날짜가 잡혀 있었다"고 했다.
윤단장은 중요한 근거였던 시뮬레이션도 "시간에 쫒겨 다양한 조건 하에서 하지 못하고 한가지 상황에서만 시뮬레이션 한 결과"라며 "배가 버블제트(워터제트)로 변형되는 과정까지만 결과가 나왔고 절단되는 것까지는 안 나온 상태"라고 말했다.
이정희 의원이 그럼 대체 언제 최종 시뮬레이션 결과가 나오냐고 묻자, 윤덕용 단장은 "7월 정도에 나오는 걸로 안다"고 얼버무렸다.
그렇다면, 민군합동조사단은 7월에 최종발표를 할까? 김태영 장관은 5월 20일 발표로 충분하지 않냐는 식으로 확실하게 말하지 않았다. 천안함 특위는 활동기간이 연장되지 않는 한 6월 27일에 끝난다.
3.두달 만에 찾은 가스터빈은 천안함 사고지점 바로 밑에 있었다!
국방부는 버블제트에 의해 직접타격을 받은 가스터빈이 있다는 사실을 알리지 않았었다. 이는 최문순 의원실 주최로 5월 18일 열린 토론회에서 이종인 알파잠수기술공사 대표가 "동료 중 한명이 가스터빈을 건져 인양 중"이라고 밝히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가스터빈은 절단면부분에 위치했기 때문에 천안함 사고의 중요자료다. 뒤늦게 인양하고 제대로 분석하지 않은 상태임에도 5월 20일 공식발표가 강행된 셈이다.
더군다나 이 날 특위에서 가스터빈 인양 지점이 천안함 사고지점과 동일하단 점이 추가로 밝혀졌다. 박영선 의원이 가스터빈 인양 좌표를 정확히 알려달라고하자 박정이 민군합동조사단장이 숫자 하나하나를 불렀는데, 합조단이 발표한 사고지점과 일치했다. 이를 들은 박영선 의원은 "어떻게 바로 밑에 떨어진 가스터빈을 찾는데 두달이 걸리느냐"며 "우리가 첨단장비를 가지고도 사고지점 바로 밑에 떨어진 그 큰 덩어리를 찾는데 두달 걸리는 군을 믿고 살아야 하냐"고 목청을 높였다.
4.국방부와 합동조사단은 물기둥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국민 중 28%가 합조단 발표를 믿지 않는다. 트위터와 블로그, 아고라 등 소셜네트워크에서도 합조단 결과를 의심하는 목소리가 크다. 국민 1/3 가까이가 전문가로 이뤄진 합동조사단 결과를 불신하는 주요이유 중 하나가 '물기둥'이다.
버블제트가 배를 두동강 낼 정도의 큰 파괴력이 있다면 당연히 물기둥이 배 위로 치솟어야 하는데 100m 정도 된다는 물기둥을 본 천안함 승선 장병이 없기 때문이다.
물기둥 본 사람이 없다는 처음 군 발표와 달리 민군합동조사단은 20일 발표에서 "사고 당시 100m 정도의 섬광을 3초 가량 본 경계병이 있다"고 밝혔다. 때문에 물기둥 의혹은 일정부분 설명이 됐었다.
그러나 그 많은 병사 중 물기둥을 봤다는 단 한명, 그것도 TOD나 영상으로 기록되지 않아 증언에만 의존해 물기둥 의혹을 해소하는 건 충분치 않다. 그런 이유로 이정희 의원은 이 부분을 집중해서 물었는데 천안함 특위에 나온 윤덕용 민군합동조사단장은 명확히 답을 못 했다. 전문용어를 비전문가도 알아듣기 쉽게 풀어서 설명해야하는데, 자꾸 어려운 말을 써가서 말을 빙빙 돌리는 바람에 여당의원이 "의사표현능력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고 지적할 정도였다.
결국 윤덕용 단장은 "물기둥은 별로 중요한 게 아니다. 다른 결정적 증거가 있지 않느냐"는 말을 여러번 반복했다. 김태영 국방장관도 이정희 의원에게 "무슨 의도를 가지고 자꾸 물기둥에 대해서 물어보는지 모르겠다"며 "물기둥은 그리 중요한 게 아니다"고 말했다.
대답하기 어렵거나 확실히 설명 안되는 부분에 대해서 "안 중요하다"는 답이 이어지자 박영선 의원이 "중요하고 안 중요하고는 장관의 주관일 뿐"이라고 정리하기도 했다.
평소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던 김태영 국방장관은 이날 특위 위원들의 질문에 유독 예민한 반응을 보였다. 박영선 의원에겐 "그렇게 꼬치꼬치 따지는게 집안 내력이냐"고 말했다가 항의를 받고 사과했다. 문순c가 스크류(프로펠러) 휜 이유에 대해서 물어볼 땐, 쓰고 있던 안경을 신경질적으로 탁자에 벗어 던지기도 했다
오후 2시에 시작된 천안함 특위 회의는 밤 9시 30분이 되어서야 끝났다. 하루종일 회의장에서 언성이 오고가는걸 듣다 나와보니, 대한민국은 한일전의 승리에 도취되어 있었다. 다음날, 조간신문에서 천안함 특위 관련 기사를 찾아보기도 힘들었다.
천안함 사건의 여파로 북한에 대한 주적 개념 부활이 검토되고 있고, 주가는 폭락, 환율은 폭등했으며 전쟁가능성까지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정작 국민 중 상당수는 아직 민군합동조사단의 발표를 신뢰하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이날 천안함 특위에서도 새로운 사실이 여러가지 밝혀져 의혹이 씻기긴보단 오히려 새로운 궁금점이 생겨났다.
이번주 금요일 28일, 두번째 천안함 진상조사 특위가 열릴 예정이다.
★이글은 민주당에서 발표한 글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