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월드컵에서 포르투갈과 맞붙는 북한팀을 응원하는 행사가 21일 밤 8시30분 서울 삼성동 봉은사에서 열린다.
‘이념을 떠나 순수한 스포츠정신으로 응원하는 행사’라는 의견과 ‘이런 시기에 북한을 대대적으로 응원해야 하느냐’는 지적이 역시 맞붙고 있다.
시민단체 ‘진실을 알리는 시민’은 봉은사 응원을 위해 TV 30대와 50인치 PDP 2대, 빔 프로젝트 등을 준비했다. ‘오 필승 코리아’ 대신 ‘오 피스(peace) 코리아’를 외치며 평화를 전파하겠다는 것이다. “남한의 젊은이들이 서울 한복판에서 북한팀의 선전을 기원하는 의미 있는 행사다. 단지 축구 응원만 하는 것이 아니라 평화의 메시지를 세상에 전하고자 한다.”
그러나 천안함 사태 등으로 첨예하게 대립 중인 상황에서 북을 응원한다는 것, 또 응원장소가 봉은사라는 점 등이 복합작용해 격론을 부르고 있다. 봉은사는 조계종 직영사찰 전환 문제로 한나라당 안상수 의원, 청와대 등의 외압 시비를 일으킨 절이다. 현재진행형 논란이기도 하다.
봉은사 측은 정치적 해석을 경계했다. 장소를 제공했지만 자신들이 나서서 치르는 행사는 아니라는 것이다. 강민수 포교팀장은 “인터넷방송 라디오21에서 제안이 들어와 협조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 뿐”이라며 “뭔가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니다. 과거에도 길거리 응원 선례는 있었고, 북한이 잘 돼서 함께 결승까지 갔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밝혔다. “봉은사 행사가 아니라 모든 신도와 스님들이 참석하진 않겠지만 자발적으로, 개별적으로 참여할 사람은 참여할 것”이라며 “명진스님은 아마 나올 것으로 생각한다”고 전했다.
봉은사 신자 대부분은 “스포츠는 이념을 초월한다”며 “스포츠는 그저 스포츠일 뿐인데 너무 확대 해석해 요란스러움을 떠는 것은 유치한 행동”이라는 반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