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경찰청에서 MBC 김미화 라디오 프로그램 사전 검열시도
(이하 MBC 노조 보도자료)
발생일시 : 2010년 6월 28일(월) 오후 6시
장소 : 서울 MBC 본사 라디오 본부 5 스튜디오
경찰 신분 : 서울 경찰청 정보 2분실 박 모 경위 (MBC 담당이라고 함)
<사건개요>
라디오 생방송 프로그램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 팀은 최근 서울 양천 경찰서에서 벌어진 고문 사건과 관련해 현 경찰 수뇌부의 실적주의를 비판한 채수창 강북 경찰서장을 이날 전화 인터뷰하기로 예정.
생방송 시작 10분전, 오후 5시 55분쯤 박 경위로부터 프로그램 담당 김 모 PD의 자리로 전화가 걸려옴.
박 경위는 자신의 신분을 밝히며 이날 방송에 “채수창 서장이 출연하느냐”고 물었고, “그렇다”는 대답에 “언제 나오느냐?”며 재차 질문. 이에 김 PD는 “도대체 왜 그러시느냐, 지금 생방송 준비로 정신이 없다”며 “핸드폰 번호를 주면 방송 후 연락하겠다”고 말한 뒤 전화를 끊음.
그 뒤 담당 부장에게 상황을 보고하고 생방송 진행을 위해 5스튜디오로 향함. 이후 김 PD가 5스튜디오 부조에 도착하니 박 경위가 이미 도착해 서 있었음.
박 경위는 “채수창 전 서장 인터뷰 대본을 보러왔다”며 질문지 제출을 요구.
김 PD는 “인터뷰 질문지는 우리 심의실에서도 미리 보는 경우가 없다”며 분명히 거절 의사를 표한 뒤 담당부장에게 전화로 상황을 알리고 이후 부장이 스튜디오에 도착함.
담당부장은 박 경위에게 생방송 스튜디오는 외부인 출입 금지 구역임을 밝히고 나갈 것을 요구 밖으로 내보냄.
<이후 상황>
이 사건이 알려지면서 7월 9일(금요일) 라디오 PD들이 긴급 간담회를 열고 대응책을 논의하자 서울 경찰청 정보 관리부장과 박 경위 등이 경찰 입장을 설명하기 위해 MBC를 방문, 라디오 본부장과 면담.
이 자리에서 서경주 라디오 본부장은 “언론기관에 들어와 생방송 질문지를 보자고 한 것은 중대하고 엄중한 사건이다.
총리실 민간인 사찰 사건에 비견될 만한 일이다. 회피하거나 무마하려고 하면 사안이 악화될 것이다.
서울 경찰청장이 공개적, 공식적으로 사과해야 한다”고 말함.
경찰은 “스튜디오까지 간 것은 잘못된 일이다. 사과한다. 하지만 사찰이나 사전 검열은 아니다. 그저 알고 싶은 내용이 있어 찾아갔으나 무리한 점이 있다.”고 경찰입장을 설명한 뒤 돌아감.
<MBC 라디오 PD들의 요구>
- 이번 사건의 총 책임자인 서울 경찰청장은 국민 앞에 그 진상을 낱낱이 밝히고 공개 사과하라.
- 이번 일은 일개 경찰 기관원의 독자적인 판단에 따라 이뤄질 수 없다. 누가 이번 사건을 지시했는지 철저히 조사해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책임자를 문책하라.
- 경찰은 물론 권력기관의 방송사 ‘사찰’ 관행을 뿌리 뽑을 수 있는 근본적인 재발 방지 대책을 조속히 마련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