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소속 이대엽 성남시장이 초호화 신청사를 짓기 위해 판교신도시 사업비 수천억원을 전용한 데 따른 재정 위기로 시민 생활과 밀접한 복지·공공 신규사업을 모두 중단키로 해, 파문이 일고 있다.
17일 성남시의회 민주당협의회에 따르면, 성남시는 최근 6년간 판교신도시 개발사업을 위해 예산이 편성된 ‘판교특별회계’에서 5천725억원을 빼내 일반회계로 전용했다. 특히 이 예산은 시청사 신축공사가 시작된 2007~2009년 사이에 집중적으로 빠져 나가, 2007년에 1천183억원, 그리고 올해 2천900억원이 호화 시청사 비용으로 쓰였다.
현재 판교신도시는 성남시와 한국토지주택공사·경기도가 공동 개발사업자로, 따라서 성남시가 전용한 예산은 개발 완료 후 정산할 때 성남시민 세금(일반회계)으로 모두 갚아야 한다.
이처럼 무리하게 호화판 신청사를 지으면서 예산이 바닥나 내년도 복지·공공분야 신규사업이 거의 중단될 위기를 맞게 됐다.
성남시가 이날 시의회에 제출한 내년도 예산안은 1조7천577억여원으로 올해 2조3895억여원보다 무려 6천318억원 감소했고, 특히 내년도 신규사업의 경우 올해보다 3천984억원이 삭감됐다. 예산이 삭감된 사업은 시민들에 필요한 시립보육시설 및 공영주차장 건립·어린이공원 재정비·동 청사 신축·학교 숲 조성 등이다.
야당 시의원들은 지난 16일 내년도 예산 심의를 위해 이대엽 시장을 출석시킨 자리에서 “올해 시청사 건립에만 토지비용, 건축비, 감리비용으로 무려 1천641억원을 지출하는 등 3천억원의 예산을 낭비한 결과 성남시 살림이 부도 위기에 놓였다”고 질타했고, 이에 이 시장은 “시의회가 지적한 내용을 확인한 후 TF팀을 구성해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이 시장은 내년 지방선거에서 낙마해 물러나면 그만일 수도 있으나, 성남시민들은 호화청사 비용을 갚느라 계속 골병이 들어야 할 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