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바오 중국 총리가 천안함 사태와 관련해
“한국 국민들이 중국에 대해 오해하고 있는 것 같지만 사건을 일으킨 측에 대한 규탄도
여러차례 입장을 밝혔다”고 밝힌 것은 여러 가지 의미가 있다고 본다.
우선 천안함 침몰원인이 암초에 의한 좌초나 기뢰폭발에 의한 침몰이 아니라는 것을
중국 측이 인정했다는 사실이다.
이는 지난 5월 28일 원자바오 총리의 방한시 국회의장과의 면담에서
“중국은 한국이 다른 나라들과 공동으로 진행한 조사를 매우 중시한다”고 밝힌데서도
알 수 있는 일이지만, 이번에 또 ‘사건을 일으킨 측에 대한 규탄도 여러차례 했다’고 강조한
것을 보면 어뢰에 의한 공격임을 인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원 총리가 ‘사건을 일으킨 측’이 누구인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았지만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기 위함임을 강조한 것으로 보아 그것이 북한이라는 것을
모를 이는 없을 것이다.
그런데도 아직까지 천안함 침몰사건이 북한의 소행임을 믿지 않고 여전히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사람들을 보면 안타깝기 짝이 없다.
그것은 우리 사회의 뿌리깊은 불신풍조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
최근 가수 타블로의 학력위조 의혹을 둘러싼 고소고발 사건도 그 한 예일 것이다.
타블로가 스탠포드대학을 졸업했다며 각종 해명자료를 제시했는데도 네티즌들은 다른 흠집을
잡아내 이를 믿지 않았다.
스탠포드대 한국 동문회도 타블로가 동문임을 공식 인정했고, MBC보도국도 ‘MBC스페셜’을
통해 사실임을 밝혔지만 ‘MBC가 타블로에게 매수당했다’는 음모론까지 나돌았다.
결국 이 사건은 경찰이 미국 스텐포드대 졸업사실을 확인함으로써
종지부를 찍었지만 여전히 여운은 남는다.
천안함 사건 역시 확실한 물증을 제시했음에도 그 물증마저 의심의 눈초리로 보고 있어
타블로 사건과 다를 바 없다.
북한의 가장 든든한 동맹인 중국마저 인정한 이 사건에 대해
누가 확인해 주어야 믿을 것인지 답답하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