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선거원 양심고백
불법운동원 "우리가 천안함에 분노? 용돈 벌려고 한 일"
"하루에 100통 정도 전화", "아직 1천원도 못 받아"
불법 전화선거운동을 하다가 적발된 강원도의 한 주민은 천안함 사태에 격분해 엄기영 한나라당 후보를 자발적으로 돕다가 적발됐다는 엄기영 후보 주장에 대해 일당을 받기 위해 일한 것이라고 정면 부인했다.
24일 밤 <경향신문> 인터넷판에 따르면, 강릉에서 엄 후보의 전화홍보원으로 일하다 적발던 A씨(여)는 24일 이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엄 후보가 TV토론에서 최 후보의 천안함 사건 발언에 반감을 가진 사람들이 나와서 자원봉사한 거라고 주장한 데 대해 “뭔 소리냐. 나는 자원봉사한 것 아니다. 그저 용돈 벌려고 나온 거다”라고 말했다.
그는 불법 선거운동을 한 시기에 대해선 “나는 지난주 월요일(18일)부터 했다. 그런데 소개해 준 사람 얘기는 한나라당 후보 경선 때도 같은 펜션에서 이 일을 했다고 하더라”고 밝혔다.
그는 함께 일을 같이 한 홍보원들에 대해선 “(40대인) 내가 딱 중간쯤 되는 나이였다. 30대 초반의 아기엄마들도 있고 50대도 있다. 다들 자기 할 것만 했고, 여기저기서 소개받고 와서 모르는 사람들이 많았다. 제일 불쌍한 건 아기엄마들이야. 어린이집에 맡겨놓고 분유값 한 푼 더 벌려고 나온 엄마들 너무 불쌍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하루에 5만원을 받기로 했었는데 처음 시작할 때 ‘나중에 끝나면 준다’고 했었다. 그것만 믿고 일한 거다. 정당하게 일했는데 오히려 범죄자가 돼버렸고, 단 돈 1000원도 못받았다. 이제는 잘못하면 벌금까지 내야 할 지경이 돼 너무 짜증난다”고 엄 후보측에 울분을 토했다.
그는 경찰 조사때 분위기에 대해 “형사들이 젊은 아기엄마들을 계속 추궁하는데, 너무 안타까웠다. 얼마나 애가 보고 싶겠나. 한 아기엄마는 형사가 갓 돌 지난 애 이름을 말하니까 눈에서 닭똥 같은 눈물을 뚝뚝 흘리더라. 나도 가족 이름 들으니까 눈물나더라. 우리가 해외에 도망갈 사람도 아니고 촌구석에 사는 사람들인데 풀어줬다가 다음날 오라고 하면 안되나. 젊은 아기엄마 남편들은 화가 많이 난 것 같다. (엄 후보 쪽을) 고소하려는 것 같더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