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검사 비판' 내부통신망 글에 발칵
일선 검찰 수사관이 검경 수사권조정안 논란에 대한 일선 검사들의 반발을 비판하는 글을 내부통신망에 올려 검찰 내부가 발칵 뒤집혔다.
5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 중앙지검의 모 수사관은 김준규 검찰총장이 사퇴를 강행한 4일 내부통신망에 검사들을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
그는 글에서 검찰 수뇌부가 수사권 조정안 문제에 대해 과도하게 대응하고 있고, 평소 검사들이 일선 수사관들에 불합리하게 대하는 행태를 비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글이 올라오자 100여명이 넘는 일선 수사관들과 검찰직원들이 공감한다는 내용의 댓글을 올리는 등 하룻만에 조회수만 5천건이 넘어섰다.
이같은 반응은 그동안 검사들에 쌓여있던 일선 수사관들의 불만이 폭발한 게 아니냐는 분석을 낳고있다.
한 수사관은 본지와 통화에서 "언론에서는 검경수사권 조정 문제에 대해 검찰총장까지 사퇴하는 등 검찰이 강력 반발하고 있다고 허구헌 날 기사를 쏟아내는데, 실제로 검사가 반발하는 것이지 우리같은 수사관들이 반발하는 건 아니다"라며 "우리같은 실무 직원들은 검사들이 왜 이런 문제로 이 난리를 쳐야하는지 이해를 못하겠다"고 냉소적 반응을 나타냈다.
또다른 수사관은 "검사들이 솔직히 평소에는 같은 검찰구성원들로 우리를 대하지도 않으면서 이번 같은 일이 터질때면 '같은 가족이니 경찰과 맞서 싸워야 한다'고 하는데 정말 염치도 없다"며 "오히려 평소 검사들이 수사관들을 대하는 태도를 보면, 경찰이 검찰에 느끼는 상명하복의 불만을 백분 이해할 수 있다"고 힐난했다.
일선 수사관들은 검사들이 좌지우지하는 인사에 대해서도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한 수사관은 "이제까지 수사관들이나 일반 검찰 직원들의 '전보 인사'의 경우, 우리같은 수사관 출신이나 일반직 출신의 국장들이 해오던게 관행이었는데, 최근 2~3년 전부터는 지.고검장은 물론 부장검사들까지 나서 자신들의 필요에 따라 하위직 여직원 인사까지 좌지우지 하고 있다"며 "우리는 검사들의 뜻에 따라 이리가라면 이리가고 저리가라면 저리가라고 하는 장기판의 졸 같은 현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평소에는 그렇게 괄시하고 하대하면서 이번 사건과 같은 일이 터지면 우리 모두의 생존이 걸린 문제라고 하니 어떤 사람들이 이를 받아들이겠느냐"고 반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