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아이의 여탕 입장, 몇 살까지 가능할까

최근 대중 목욕탕을 찾았던 직장인 김은영씨(가명·27)는 얼마 전 황당한 경험을 했다. 엄마와 함께 여탕에 들어온 한 남자아이가 자신을 자꾸 쳐다보는듯 한 느낌이 들었기 때문. 이씨는 "아직 유치원생인 것 같아 보였지만 아무래도 남자아이다 보니 신경이 쓰였다"면서 "결국 대충 씻고 나와야 했다"고 말했다.

양세은씨(가명·23)는 최근 대중 목욕탕 출입을 끊었다. 거의 매번 갈 때마다 엄마와 같이 온 남자아이들 때문에 편하게 목욕을 하기 힘들다는 이유에서다. 양씨는 "엄마들이 데려온 남자아이들이 신경쓰이고 또 정신없이 뛰어다녀서 편하게 목욕을 하기 힘들다"며 "아주 어린 아이가 아니면 아버지들과 함께 목욕하도록 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남자라면 누구나 어렸을 때 엄마와 함께 여탕에 한번쯤은 가본 경험이 있을 정도로 한국사회에서 여탕을 찾는 남자아이들의 풍경은 자연스러운 것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젊은 여성들은 여탕의 불청객인 남자아이들 때문에 맘 편히 목욕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목욕탕 주인이나 아이 엄마에게 한 마디 하고 싶지만 그저 슬그머니 자리를 피하거나 그냥 불편을 감수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렇다면 여탕에 출입할 수 있는 남자아이의 나이는 몇살까지 일까. 공중위생관리법 제4조 7항에 따른 시행규칙에는 '목욕실 및 탈의실은 만 5세 이상의 남녀를 함께 입장시켜서는 아니 된다'고 명시돼 있다. 한국나이로 6살이면 법적으로 남자아이를 여탕에 입장시킬 수 없도록 하고 있는 것이다. 이를 어길 시에는 목욕탕 업주는 무려 300만원의 과태료를 물도록 돼 있다.

하지만 이 같은 법이 있는지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이용객들은 물론이고 심지어 목욕탕을 운영하는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기자가 영등포구 일대 목욕탕을 취재해 본 결과 이 같은 법적 기준에 따라 남자아이의 여탕출입을 제한하는 곳은 거의 없었다. 대부분의 경우 목욕탕 주인의 어림짐작으로 출입여부를 판단하고 있었다.

대중탕을 운영하는 한 주인은 "나이랑 상관없이 키가 너무 크면 못들어가게 한다"고 전했다. 또 다른 대중탕의 주인 역시 "딱 봤을때 손님들이 불편할거 같으면 못들어가게 한다"고 말했다. 만5세 이상의 남녀를 함께 입장시키지 못하게 하는 법은 사실상 현장에서 무시되고 있는 것이다. 목욕탕에서 막 목욕을 마치고 나온 주부 김미영(가명)씨 역시 "처음 듣는 애기"라는 반응을 보였다.

서울시 공중위생과 생활위생팀의 정희선 주무관은 "대중 목욕탕의 경우 음주자 입욕수칙 등에 관한 사항은 법적으로 게시하게 되어 있다"며 "앞으로 만5세 이하 아이 입장에 관한 사항도 게시할 것을 권유하고 대중탕 사업자 및 이용자들에게 해당 법을 알리기 위해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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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항상 아버지랑 다녀서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