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위에 참가한 시위대가 물대포를 맞고 있는 모습. 출처=뉴시스]

지난 23일 서울광장에는 1만여명의 시민들이 모여들었다.

바로 22일 국회에서 한나라당이 단독으로 통과시킨 ‘한미FTA 비준안 무효’를 위한 집회에 참여하기 위한 것.

지난 22일 집회에서도 사용됐던 물대포가 23일 집회에도 등장했다.

그러나 지난 22일과는 조금 다른 상황이 벌어졌다. 바로 날씨의 변수.

영하권으로 급격히 떨어진 날씨에 물에 젖지 않은 사람들도 몇겹의 옷을 입어도 움크리게 되는 추위였고, 현장에 장시간 노출된 시위대는 말할 것도 없었다.

[물대포를 맞고 있는 시위대의 모습. 출처=미디어몽구(@mediamongu)]

이 상황에서 경찰은 해산을 명령하며 물대포를 사용했다.

그리고 그 모습은 미디어몽구(@mediamongu)가 촬영한 카메라에 그대로 담겼다.

[미디어몽구가 촬영한 23일 집회 현장. 출처=미디어몽구]

영상은 생각보다 훨씬 충격적이었다.

70대로 추정되는 노인의 얼굴을 직격하기도 하고, 시위대가 서 있는 곳에 물대포를 좌우로 움직이며 마치 겨냥해 살포하는 듯한 인상을 남기기도 했다.

[물대포를 맞고 얼어버린 카메라 레인커버의 모습. 출처=@poossinique]

영하의 날씨에 추위에 물대포를 사용하는 것은 과연 문제가 없을까?

이와 관련해 산업의학과에서 근무중인 전문의에게 자문을 구했다.

이 의사는 “이러한 날씨에 물대포를 사용하지 않는 것은 상식이다”고 답했다.

영하의 날씨에 물대포 사용이 의학적인 문제점을 찾지 않더라도 상식적인 선에서도 해서는 안되는 행위라는 것이었다.

[물대포를 맞은 옷에 얼음이 언 모습. 출처=미디어몽구(@mediamongu)]

이날 물대포의 살포로 발생할 수 있는 의학적인 문제에 대해 묻자 “다양한 문제점이 발생할 수 있다”며 “먼저 순간적으로 물대포를 맞은 옷에 얼음이 어는 정도였다면 동상의 위험도 있다. 또한 저체온증 역시 당연히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답했다.

미디어몽구가 공개한 영상 속 노인에게 물대포를 살포하는 장면에 대해 묻자 “노인은 젊은 층에 비해 저체온이건 고체온이건 모든 부분에서 취약함을 보인다”며 “당연히 대피를 시키고 물대포를 살포해야한다”고 전했다.

또한 23일 같은 영하의 날씨에서 사용하는 물대포가 보통 영상의 날씨에서 사용하는 물대포와 어떤 차이가 있느냐는 질문에 “사고확률이 훨씬 높아진다”며 “여러가지면에서 영하의 날씨에 물대포를 사용하는 것은 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고 답했다.

[70대 노인이 물대포를 맞고 있는 모습. 출처=미디어몽구(@mediamongu)]

이 의사는 인터뷰를 마치며 “노인에게 물대포를 쐈다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영하의 날씨에 물대포를 사용하면 안된다는 것이 상식이라는 것이다. 물대포를 사용하는 방법 대신 다른 방안으로 시위를 진압했어야한다. 물대포를 이런 식으로 남발하는 것은 결코 상식적인 일이 아니다”고 답했다.

[물대포를 맞은 뒤 얼음이 얼어버린 우비. 출처=@poossinique]

이와 관련해 경찰측의 입장을 듣기 위해 취재를 시도했으나 10m 이내의 근거리 물포사용이나 영하권의 날씨에 물대포 사용 규정을 가지고 있냐는 질문에 “확인을 해봐야 알 것 같다. 지금은 바쁘다. 답변을 해주기 어렵다”고 답했다.

김미화씨가 공개서한을 보내 공식적인 대응을 요구하기도 한 국가인권위원회의 경우 현재 담당자는 출장 중이었으며 대신 업무를 수행하는 담당자는 1시간가량 자리를 비워 결국 입장을 듣지 못했다(이후 연결이 된다면 추가 보도하겠습니다. ). 

한편 24일인 오늘도 시청광장 앞에서 3시와 7시 ‘한미FTA 비준 무효 범국민대회’가 예정돼 있다.

전국의 날씨가 영하권으로 떨어지는 등 올 가을 들어 가장 추운 날씨를 보이고 있는 24일에도 과연 경찰이 물대포를 사용할 것인지 지켜볼 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