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TK 6개보에서 '심각한 녹조' 발생
4대강사업으로 조성된 대구 달성보에 담수를 시작한 직후 심각한 녹조현상이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대구경북권 낙동강에 조성된 6개보 모두에서 곧 담수를 하면 녹조 발생이 현실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고 <영남일보>가 2일 보도했다.
<영남일보>에 따르면, 지난달초 달성보에 담수를 시작한 직후 녹조가 발생했다. 국립환경과학원은 이에 지난달 21일 오후 5시를 기해 달성보내 수질에서 클로로필-a 농도가 117㎍/ℓ를 기록했다며 수질예보상 '주의단계'를 발령했다.
'주의 단계'는 총 5단계(미발령-관심-주의-경계-심각) 중 3단계에 해당하는 것으로, 녹조가 심각한 수준이라는 점을 의미한다.
문제는 주의단계 발령 9일이 지난 1일 현재까지 달성보의 수질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또 달성보를 시작으로 강정고령보, 칠곡보, 구미보, 낙단보, 상주보에 대한 담수가 순차적으로 진행될 예정이어서 이들 보도 머지 않아 심각한 녹조현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이미 강정고령보와 칠곡보, 구미보 주변에서도 녹조현상이 눈에 띄게 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환경전문가들은 “2~3월엔 경남지역의 낙동강 하구를 제외하고는 녹조발생이 일어난 적이 거의 없다. 이번 녹조는 보 담수로 인해 강물이 흐르지 못하면서 발생한 것”이라면서 “예년 여름철에 한정됐던 낙동강 녹조현상은 이제 연중 발생할 우려가 크다”고 우려했다.
수자원공사 경북지역본부는 달성보의 녹조현상이 경계단계까지 올라갈 경우 황토투입, 방류 등의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정호 대구대 교수(과학교육학부)는 “달성보에 발생한 녹조는 규조류일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규조류가 활성화하면 수돗물을 생산하는 정수장 여과처리장비에 심각한 피해를 줄 수 있다”며 “앞으론 낙동강의 녹조가 연중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대응 매뉴얼을 개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고 <영남일보>는 전했다.
"함안보 상류도 강바닥 세굴"
창녕함안보의 하류에 이어 상류에서도 강바닥 세굴이 발견돼 홍수철 보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
특히 상류지역은 지난 20일 국토해양부가 대대적인 현장조사 후 발표한 실태조사 결과에서 빠져있어 정부의 은폐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생명의 강 연구단은 2일 "창녕함안보에서 선박을 이용해 에코사운딩을 이용한 수심측정을 실시한 결과 창녕함안보의 수심을 측정하던 연구단은 3월 1일 오후 2시경 가동보 직상류에 수심 13미터 깊이의 세굴지점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연구단은 "함안보는 양측에 콘크리트 고정보가 위치하고 중앙부에 수문이 달린 가동보가 위치하고 있는데, 가동보 직상류 약 20여 미터 떨어진 지점에서 수심 13미터가 측정됐다"며 "주변의 다른 지점들은 평균 수심 4~5미터로 나타났다. 수심을 감안한다면 약 8~9미터의 세굴이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연구단은 "이것은 건물 2~3층 높이의 세굴이 강바닥에서 발생했음을 의미한다"며 "창녕함안보 하류에 발생했던 20여미터 깊이의 강바닥 세굴 뿐만이 아니라, 보 상류에도 상당한 깊이로 세굴이 발생한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단은 "강물을 가로막은 보에서 떨어지는 거센 물살은 모래가 많은 낙동강의 하상을 침식시키게 되는데 이에 대한 적절한 바닥보호 조치가 있어야 하지만, 낙동강의 보는 설계 단계에서부터 이러한 점이 충분히 반영되지 못했다"며 "그 규모상 댐에 해당하는 4대강 보는 마땅히 댐 설계 기준으로 건설되어야 함에도, 정부는 일반 소형 보에 적용하는 설계 기준을 따랐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연구단은 "그로 인해 강바닥 보호공사가 충분히 이루어지지 못했고, 이로 인해 세굴현상은 보 상하류에서 동시에 발생하고 있다"며 "보 자체의 안전성을 크게 위협하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연구단은 이처럼 함안보 상류 세굴현상이 국토해양부가 발표한 4대강 현황자료에 포함되지 않은 것에 대해 "정부가 4대강사업의 현황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거나, 아니면 세굴 등의 문제점을 축소 은폐하려는 것으로 보인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연구단은 "현재 벌어지는 각종 문제점은 거짓 해명과 땜질식 처방으로 무마할 수 없다. 국민들의 생명과 재산을 위협하는 중대한 사안이기 때문"이라며 "결국 4대강사업이 근본적으로 잘못된 사업이라는 근거가 계속해서 발견되고 있다. 4대강 보는 각종 재해 유발 시설이 되어가고 있다"고 질타했다.
연구단은 "정부는 완공시기를 계속 늦춰가며, 자신들의 잘못을 감추기 위한 시간벌기를 하기보다, 문제의 근원인 4대강 16개 보에 대한 근본적인 재검토를 실시해야한다"며 "4대강의 재자연화와 원상회복만이 문제해결의 해답"이라고 강조했다.
"강정고령보도 심각한 세굴, 정부 은폐"
낙동강 강정고령보 수문 앞 강바닥이 일부 침식된 사실이 확인됐다.
환경단체는 국토해양부가 이 같은 사실을 알았으면서도 공개하지 않아 은폐하려 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환경운동연합, 녹색연합 등 환경단체로 구성된 '생명의 강 연구단'은 2일 강정고령보 하류지역을 조사한 결과 최대 7m가 침식된 것을 확인했다.
연구단은 배를 타고 들어가 음파를 쏘아 깊이를 재는 방식으로 조사했다.
이 단체는 잠수부가 물 속에 들어가 직접 조사하려 했으나 강정고령보 발주처와 시공사 측이 반대해 실제 관측은 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침식된 구간이 강정고령보 바닥보호공 앞에서 200m에 걸쳐 있고 일부 바닥보호공도 유실됐다고 연구단은 전했다.
앞서 강정고령보 수문 앞 강바닥이 일부 유실된 사실이 지난해 12월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진 바 있다.
연구단을 이끄는 관동대 박창근 교수는 "콘크리트블록으로 된 바닥보호공 끝 부분도 일부 유실된 것으로 추정된다"며 "강정고령보 시공사 측은 바닥이 7m까지 세굴된 사실을 예전에 알았고 국토해양부에 보고도 했다고 하는데 국토해양부는 지난달에 강정고령보에서 세굴이 발생한 사실을 제대로 발표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국토해양부는 지난해 바닥이 침식된 사실을 이미 확인했고 바닥보호공을 보강했다고 밝혔다.
국토해양부 4대강살리기추진본부 이재형 사업1팀장은 "바닥이 세굴된 것을 숨기지 않았다"며 "지난달에 점검 결과를 발표할 때 세굴 현상을 확인했고 보강공사 후에 추가 세굴이 발생하지 않았다고 밝혔다"고 설명했다.
낙동강 구미보에서도 녹조 발생
4대강 살리기사업으로 생긴 경북 구미보의 주변 낙동강 물에서 조류가 발생했다.
1일 연합뉴스 취재 결과 구미보 상류의 고인 물이 녹색으로 변해 부영양화가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보 바로 아래의 물은 짙은 녹색이고 상류지역의 물도 녹색을 띠고 있어 녹조현상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또 상류에서 떠내려 온 나뭇잎 등의 쓰레기가 보 주변에 떠 있는 모습도 볼 수 있다.
최근 기온이 올라가면서 녹조현상이 더 심각해지고 있다고 낙동강 일대를 조사해 온 환경단체 관계자는 전했다.
함께 현장을 조사한 환경운동연합 박창근 공동대표는 "강정고령보 주변 등 낙동강 중ㆍ하류에서 관찰된 조류가 구미보 일대까지 올라온 것을 확인했다"며 "보 건설로 유속이 느려져 조류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구미보 시공사 한 관계자는 "쓰레기가 떠 있어서 조금 더러워 보일 뿐 수질이 심각할 정도로 나쁜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