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당한 靑, "김대업 병풍사건의 재판"
KBS 새노조가 30일 2천619건의 불법사찰 내부문건을 폭로한 데 대해 청와대 고위관계자가 "총선을 앞두고 이런 일들이 벌어지는데 과거 '김대업 병풍사건'과 비슷한 일이 아닌가 싶다"고 주장, 파문이 일고 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언론노조가 공개한 문건은 재판 진행 중인 서류를 빼내서 공개한 것인 만큼 불법과 관련이 있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더 나아가 "민간인 사찰 의혹 폭로를 주동하는 장진수 씨의 변호사 이재화 씨는 민주통합당 비례대표 후보 30번을 받은 인물"이라며 민주당이 배후가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했다.
그러나 그의 주장은 사실과 다른 것이어서, 청와대가 음모론을 통해 야당이 이명박 대통령 탄핵 또는 하야까지 거론할 정도로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는 민간인 불법사찰을 희석시키려는 게 아니냐는 비난을 자초하고 있다.
KBS 새노조는 정부여당 일각에서 음모론을 제기하자, 이날 노조 공식 트위터를 통해 "대법원에 증거열람 신청해서 입수한 것"이라고 입수 경위를 밝혔다. KBS 새노조는 검찰이 재판부에 제출한 자료 중에 관련 CD가 첨부되어 있다는 것을 알고 증거열람을 신청해 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검찰도 앞서 문제의 내부문건들을 법원에 증거로 제출했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장진수 전 주무관을 변론하는 이재화 변호사가 민주당 비례대표 30번을 받은 것을 문제삼고 나선 것도 황당하다는 게 민주당 반응이다. 비례대표 30번은 민주당이 이번 총선에서 55% 이상의 정당득표를 했을 때에만 비례대표 의원이 될 수 있는 번호로, 사실상 당선 가능성이 없는 번호이기 때문이다.
민간인에 대한 전방위 불법사찰이 드러나면서 대국민 사과를 하고 책임을 지겠다고 해야 할 청와대가 황당한 '야당 배후 음모론'을 제기하면서 빠져 나가려 하고 있어 국민적 공분은 더욱 증폭되는 양상이다.
KBS새노조 "<조선일보>가 문건 달라 해. 안줘"
KBS 새노조가 30일 불법사찰 내부문건 2천619건 가운데 일부 내용만 공개하자, 불법사찰을 당한 것으로 알려진 재계와 언론계 등 각계가 문건을 입수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총수들이 사찰을 당한 것으로 알려진 재벌사들은 말할 것도 없고, 언론계 등도 자사에 관련된 예민한 내용이 포함돼 있는지를 파악하기 위해 초비상이 내려진 것.
메가톤급 폭로를 한 KBS 새노조는 30일 공식 트위터를 통해 폭로후 문건 입수를 위해 벌어지고 있는 각계 움직임중 일부를 소개했다.
새노조는 특히 이날 아침 신문에서 "KBS새노조는 이 자료들을 '사찰 문건'이라고 했지만 일부 내용을 제외하고는 동향을 파악한 수준인 것도 적지 않다"고 의미를 폄하했던 <조선일보>가 실제로는 새노조측에 문건을 달라고 했음을 밝히며 <조선일보>를 힐난했다.
새 노조는 "조선일보 기자도 전화 와서 문건 달라고 하고 있음. 안줘 이것들아~”라고 일축한 뒤, "꼼꼼하신 멘붕(MB)가카가 방씨네라고 사찰 안했을까요?"라고 힐난, 문건 중에 <조선일보> 관련 내용이 포함돼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았다.
새노조는 더 나아가 "오늘 기자회견은 언론사찰을 위주로 발표했습니다"라며 "다른 민간인, 정치인 사찰 등에 대해서는 다음주 리셋 KBS 뉴스9에서 다시 공개합니다"라며 내주에 언론계 이외 분야의 사찰 내용에 대해 추가 폭로를 예고하기도 했다.
새노조는 사측의 갈팡질팡 대응을 힐난히기도 했다.
KBS 사측은 새노조 폭로후 처음에는 비보도로 일관했으나 파문이 전방위로 확산되자 정오부터 이 소식을 전하기 시작했다.
새노조는 이와 관련, "<민간인 사찰 문건>기사 삭제를 지시했던 KBS는 '문건을 KBS가 입수한 것으로 하고서' 기사를 재출고했습니다. KBS 기사 어디에도 새노조 인용문구는 없습니다. 죽어도 새노조를 언급하기는 싫었나 봅니다. 헛웃음만"이라고 힐난한 뒤, "사측 12시 뉴스에 사찰문건 KBS가 입수했다고 개구라치고 있음. 이것들아 그럼 우리 불법파업 아닌 거지? 그런 거지?"라고 비꼬았다.
새노조는 또한 "사측이 민간인 사찰 보고서를 민주통합당에서 입수했다는 악성 루머를 퍼뜨리는 것 같습니다. 기자들이 발로 뛰어 입수한 겁니다. 비열한 행동 그만두시길"라고 질타한 뒤, "발로 뛰어 입수에 전재산과 손모가지를 겁니다(취재하는거 옆에서 봤어요^^)"라고 단언했다.
새노조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각에서 입수경위에 대해 계속 의혹을 제기하자 "대법원에 증거열람 신청해서 입수한 것"이라고 밝혔다.
새노조는 또한 이모 보도본부장에 대해 "막내 38기 부모 전화번호 입수해서 간부 동원해 부모에게 파업 불참 종용했다고 하네요"라고 사측의 노조 파업 와해 시도를 질타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