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의 변화, 조중동 프레임의 붕괴인가?

가자서 작성일 12.05.03 19: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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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의 변화, 조중동 프레임의 붕괴인가?  [늙은도령님 글] 

 

이명박 측근의 비리와 광우병 문제를 다루는 시선에서 중앙일보가 전통의 조중동 프레임에서 한 발 물러선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런 중앙일보의 변화가 조중동 연합의 붕괴로 이어질지, 아니면 작전상 후퇴인지 오늘 자 신문을 놓고 분석해 보자.

 

1. 변화의 징후 : '박영준 의혹' 그 끝은 무엇인가

 

오늘자 중앙일보 첫 번째 사설의 제목이다.

그 내용은 마지막 문단에서 나온다.

 

"이번 수사는 검찰의 명예를 회복할 수 있는 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이미 'MB(이 대통령)의 멘토'로 불리던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8억원 수수 혐의로 구속 수감했다...박 전 차관 수사에도 초지일관 엄정한 자세를 유지해주길 바란다. 조사 과정에서 어떤 의혹이 나오더라도 뒷걸음질치거나 미적거리는 모습을 보여선 안 될 것이다. 수사 초기 "나오는 대로 수사하겠다"고 다짐했던 대로 의혹의 끝에 무엇이 있는지 파헤쳐주기를 많은 국민은 기대하고 있다."

 

이는 결국 필요하다면 대선자금까지 수사하라는 뜻이다.

죽은 권력인 MB와의 선긋기를 분명히 한 것이다.

또한 검찰 수사에서 새누리당 관계자들이 나올 수 있는 상황을 감안한다면 변화의 징후임에는 틀림없다.

 

2. 변화의 이유 : 최경환과 유승민

 

노트북을 열며 라는 코너에 신용호 정치부분 차장의 칼럼이다.

최경환은 친박계의 당권장악 문건의 당사자로 지목되는 박근혜의 핵심 측근이다.

유승민은 박근혜 대표의 비서실장까지 지낸 친박의 대명사다.

이 칼럼에서도 핵심 내용은 마지막 문단에서 나온다.

 

"문제는 지금부터다. 박 위원장은 대선 레이스를 시작하려는 참이다. 그에겐 직선형, 곡선형 참모가 다 필요하다. 당내엔 둘의 갈등이 혹여 더 깊어지면 박 위원장이 엄청난 부담을 안게 될 거란 얘기가 나온다...직선형 참모나 곡선형 참모, 어느 편에서도 '소통이 어렵다'는 얘기가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박 위원장에게 측근들을 뭉치게 만드는 또 다른 카리스마가 요구되고 있는 것이다. 측근에게 문제가 생길 때 보스가 겪는 고통이 얼마나 큰지 현 정권이 너무나 잘 보여주지 않는가."

 

이 칼럼의 내용으로 볼 때 중앙일보의 변화는 결국 박근혜 대통령 만들기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나중에 어떤 변화가 뒤따를지 모르겠지만, 지금까지는 현재의 살아 있는 권력 박근혜에게 줄대기다.

 

3 . 변신의 숨은 이유 : 방송 관계 종사자에게서 들은 이야기

 

이 내용은 신문에는 나오지 않는다.

하지만 요즘 방송가에선 조선일보 방송과 동아일보 방송의 부도 이야기가 솔솔 나온다.

낮은 시청률을 극복해 정상궤도에 오를 때까지 버텨줄 자금력에서 한계를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애당초 이명박 정권이 4개사에게 종편을 내줄 때 방송계에서는 이런 얘기가 주를 이루었다.

우리나라 방송시장이 4개의 종편을 추가로 먹여살릴 만큼 크지 않기 때문이다.

최근에 들려오는 소식들을 종합하면 조선일보와 동아일보 방송은 자본의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다시 말해 자금력에서 우위에 있는 중앙일보가 조중동 프레임에 갇혀 있을 이유가 없어진 것이다.

물론 이런 내용이 유비통신일 수도 있다.

하지만 두 종편의 협력사들이 대금결제를 안 하고 있는 종편을 대상으로 고발에 들어간 것이 간접증거가 되고 있다.

 

4. 변화를 좀 더 지켜봐야 하는 이유 : 미국을 다시 생각한다

 

이 내용은 오병상 수석논설위원의 오늘자 칼럼이다.

그 핵심 내용은 다음과 같다. 

 

"미국을 보는 한국인들의 시각이 점점 갈라지고 있고, 그 결과 한국 사회에서 '미국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편이 갈라지고 골이 깊어져 가고 있다...광우병 파동에는 이런 미국관의 양극화가 숨어 있다. 광우병 파동은 미국관의 양극화를 심화시키고 있다. 이는 광우병이라는 역학이나 과학의 영역을 넘어 정치와 심리의 문제다...

 

기본적으로 미국을 보는 노 대통령과 외교통상 관료들의 시각이 너무 달랐다. 노 대통령은 '반미 좀 하면 어때'라던 사람이다. FTA의 필요성은 인정했지만 미국 쇠고기에서 뼛조각이 발견되자 멀쩡한 고기까지 한꺼번에 반품해 미국을 경악하게 만들었던 사람이다. 반면 외교통상 분야에서 성공한 관료들은 미국의 절대적 영향력을 평생 보고 겪은 사람들이다. 그들의 경험상 미국의 힘은 거스르기 힘들며, 국제관련상 대통령의 약속 위반은 있을 수 없다.

 

그런데 이명박 정권 출범으로 쇠고기 개방에 브레이크가 없어졌다. 친형(이상득)의 표현처럼 "뼛속까지 친미답게" 이명박 대통령은 취임 직후인 4월 19일 한미 정상회담 하루 전 쇠고기 문제를 타결 지었다. 그 결과가 촛불이다. 물론 PD수첩의 오보 등 많은 악재들이 겹쳤다. 그러나 그 바닥에는 미국을 보는 일반 국민들의 눈높이와 다른 이명박 정권의 친미적 성향이 작용했다. 위키리스크 등에서 뒤늦게 확인된 확인된 것처럼 많은 고위 관료는 앞다퉈 우리의 협상전략이나 외교방침을 미국에 알려줬다. 외교통상 관료들이 애국이라 판단한 것들이 많은 국민들 눈에는 친미로 보였다...

 

미국이 버시바우는 국무부에 보낸 전문에서..."이명박 정부의 보수주의자들은 이런 시대의 흐름을 뒤집으려 하겠지만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미국은 우리를 더 객관적으로 보고 있다. 우리는 미국을 모른다는 사실부터 인정해야 한다."

 

중앙일보의 변화를 좀 더 지켜봐야 하는 이유가 이 칼럼에 정확히 나와 있다.

중앙일보는 광우병 사태를 친미와 반미의 관계로 치환해 국민의 먹거리 근심을 정치와 심리의 문제로 호도한다.

 

또한 문제의 발단이 노무현에게 있음을 드러낸다.

통상관료들의 매국행위를 미국의 위력을 뼛속까지 알고 있는 통상관료들(김현종, 김종훈, 민동석 등)의 국익을 위한 행위처럼 변명해준다.

 

게다가 광우병 문제의 본질을 이명박 정권의 친미적 성향에서 찾는다.

이 또한 광우병에 대한 국민의 걱정을 반미와 친미의 이분법적 시각으로 호도해 버린다.

그들은 제2의 촛불이 두려운 것이다.

 

이상의 것들로 볼 때 중앙일보의 변화는 분명히 감지된다.

그에 따라 조중동 프레임이라는 악령은 균열의 조짐을 보인다.

 

물론 그들의 변화가 박근혜 대통령 만들기에 있으며 전략상의 후퇴라는 점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하지만 대한민국의 여론을 호도하고 기득권의 이익을 대변했던 조중동의 프레임이 균열의 조짐이 보인다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즐거운 소식인지 모르겠다.

 

이명박 정권은 이미 끝났다.  

촛불과 상관없이 검찰의 수사는 대선자금으로 흘러들 가능성이 높아졌다.

문제는 광우병 사태를 최대한 축소시켜 박근혜의 대선가도에 걸림돌이 되지 않게 하는 것이다.

중앙일보의 변화가 이를 달성할지는 국민의 선택에 달렸다.

 

우리가 분명 촛불을 처음 들어올린 소녀들에게 빚지고 있다.

부디 이번 대선에선 국민들의 현명한 선택을 바란다.

특히 부동층들의 투표 참여가 보다 활발해지기를 기원한다.

내가 좋지 않은 건강상태에서도 이렇게 많은 글을 올리고 있는 것도 다 이 때문이다.

 

미국산 쇠고기에서 뼛조각이 나왔을 때 수입 중단을 전면적으로 실시한 노무현 대통령이 너무나 그립다.

그는 최소한 국민의 소리에 정치적 계산을 하지 않고 초강대국 미국에 맞섰기 때문이다.

 

KBS와 MBC, YTN에서 광우병 보도가 조금씩 사라지고..

촛불집회는 스치듯 보도하고..

스스로의 치부를 있는 그대로 내놓은 통합진보당을 아예 재기불능의 상태로 내몰고 있는 상황에서..

중앙일보의 변화가 그 지긋지긋한 조중동 프레임의 붕괴로 이어지길 간절하게 바라본다.

 

P.S. 방송3사가 메인뉴스를 통해 일제히 기아자동차의 'K9'을 광고 마케팅하면서 외국차의 국산시장 잠식과 연동하는 모습의 그 역겨움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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